투자에도 질문이 중요하다

이광수의 진보를 위한 투자 결과 아닌 과정에 대해 물어야 좋은 결과 내

등록 : 2026-04-0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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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좋은 질문으로
지방선거 참여는
삶을 위한 투자

모든 일의 시작은 질문이다. 아이들이 질문을 많이 하는 이유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질문을 격려하고 응원해야 도전할 수 있다.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었다면 행동해야 한다. 행동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행동이 필요하다. 행동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질문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투자도 잘할 수 있다.

필자는 대학에서 경제와 투자를 공부했고 오랫동안 주식과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식시장을 보고, 기업 실적을 예측하고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면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요즘 많은 사람과 주식·부동산 이야기를 하다보면 필자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진 것에 놀라곤 한다.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경제와 투자는 대중화됐고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초등학교 학생들도 주식 이야기를 하는 시대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다시 묻는다. “공부도 오래했고 이제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 지식의 양은 중요하지 않다. 투자는 지식의 양과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이 아는 것보다 무엇이 중요한지 구별하는 힘이 더 중요하다. 핵심을 구별하면 투자의 방향이 보이고 구체적인 방법이 나온다. 방법이 생기면 성과는 따라온다. 성과보다도 방법이 모든 일의 기초인 이유다.


미국인들은 우리나라 수학능력시험에 나오는 영어 문제를 잘 풀 수 있을까? 영어가 모국어이니 고등학교 수준의 영어 문제쯤은 쉽게 풀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영어 문제를 푸는 영상을 보면 흥미롭다. 참가자들은 문제를 풀면서 매우 당황한다. “문제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태어나서 이런 단어는 처음 본다”라며 고개를 흔든다. 영어가 모국어인 외국인도 힘들어하는 문제를 우리나라 학생들은 척척 푼다. 문제를 푸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영어를 미국인보다 잘하지 못해도 수능 문제를 더 잘 풀 수 있는 이유는 문제 푸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투자도 같다. 투자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수능 문제를 풀기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집중하고 방법을 배웠듯이 투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질문이 중요한 이유다. 생각 없이 무작정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질문을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는 답을 찾아야 한다. 질문을 통해 중요한 것을 찾고, 그다음 질문을 통해 더 중요한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좋은 질문은 어때야 할까?

첫째, 결과가 아닌 과정을 묻는 ‘왜’(Why)에 집중하는 질문이어야 한다. 단순히 “어떤 종목이 많이 올랐는가”라는 결과에 매몰되면 일회성 수익에 그치기 쉽다. 하지만 “주가는 왜 올랐는가”를 묻기 시작하면 그 상승을 이끈 본질적인 동력을 이해하게 된다. 원인을 파악하는 힘은 일시적 요행이 아니라 투자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소중한 ‘과정’을 체득하게 해준다.

둘째, 파편화된 정보를 잇는 ‘연결’을 지향하는 질문이어야 한다. 경제와 투자에서 고립된 현상은 없다. 유가와 물가, 그리고 금리는 톱니바퀴처럼 서로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간다. 질문을 통해 이 현상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집요하게 묻고 답을 찾아낼 때, 비로소 안갯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자신만의 투자 방법론이 정립된다.

지금 이 시점에서 투자의 본질에 대해 긴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지금 그 어떤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더 중요한 투자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지방선거다.

투표는 단순히 한 표를 던지는 행위를 넘어 우리 사회의 내일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공동 투자'다.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우리가 매일 걷는 거리의 풍경이 바뀌고 주거 환경과 교육의 질, 나아가 도시의 경쟁력이 결정된다. 즉, 투표는 미래 가치를 보고 던지는 가장 확실한 투자 행위인 셈이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는 투자자 관점에서 던지는 ‘질문'이 필요하다. 누굴 뽑아야 할지 ‘대상'에 매몰되기보다 그를 ‘왜' 뽑아야 하는지 본질을 물어야 한다. 후보자가 내세운 화려한 공약이 단순한 표심 잡기용 요행인지, 아니면 우리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진정성 있는 ‘과정'인지 질문을 통해 가려내야 한다.

또한, 정치가 우리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물어야 한다. 기업의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듯 시장의 정책 하나는 우리의 자산 가치와 삶의 질에 직결된다. “이 후보의 공약이 내 일상과 도시의 미래에 어떤 연쇄 작용을 일으킬 것인가?”를 집요하게 묻고 답을 찾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안갯속에서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결국 좋은 질문이 좋은 투자를 만들 듯 시민들의 깨어 있는 질문이 우리 사회의 미래수익률을 결정한다.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비전을 분석하듯 후보자의 철학과 정책의 본질을 향해 질문을 던져보자. 모든 훌륭한 투자의 성취가 질문에서 시작되듯 우리 사회의 발전 또한 “우리는 왜 이 길을 선택하는가?”라는 당신의 깊은 질문에서 시작될 것이다. 지방선거라는 소중한 투자 기회 앞에서, 당신은 지금 무엇을 묻고 있는가?

이광수 ‘진보를 위한 주식투자’ 저자·투자분석가

이광수 ‘진보를 위한 주식투자’

저자·투자분석가

korea.analyst@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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