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 방송을 마친 은행나루 마을방송국

등록 : 2016-08-11 14:25
지난달 20일 방학3동 주민센터 2층의 마을활력소에서 열린, 은행나루 마을방송국 개국 기념 ‘보이는 라디오 공개방송’ 현장이다. 이날 방송은 마을미디어 교육에 참여한 주민 22명이 일을 나눠 맡고 제작 전 과정에 참여했다. 사진 김미현 미디어활동가 제공

“은행나루 마을방송국이라고 하니 번듯한 미디어센터처럼 생각들 하시더라고요. 실상은 방학3동 마을활력소 내 주민모임이에요. 지난 3월 ‘서울시 마을 미디어 활성화 사업’ 공모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어요.” 마을미디어활동가 5년 차로 은행나루 마을방송국 운영을 담당하는 김미현(45) 씨의 설명이다.

‘은행나루 마을방송국'은 마을 미디어 방송국을 만들고 싶은 방학3동 주민모임이라는 설명이 더 어울릴 듯싶다. 시작은 방학동이 2015년 서울시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찾동)' 사업 가운데 하나인 ‘희망동'으로 선정되면서부터다. 동 주민센터 2층에 주민을 위한 공간인 ‘마을활력소'가 생기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주민자치 활동이 활발해진 것이다.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 홍보를 위해서라도 마을미디어방송국을 만들어 보자는 데로 의견이 모였다.

마을 미디어에 관심 있는 주민들이 모였고, 서울시 ‘마을 미디어 활성화 사업’과 도봉구 ‘혁신교육지구 공모사업’에 뽑히면서 방송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마을 주민이 마을방송국을 만들자 제안하자 주민자치위원회가 당장 필요한 팟캐스트 장비를 지원했고, 동 주민센터에서는 2층 마을활력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서울시 지원으로 22명의 주민이 모여 방송 진행에 필요한 교육도 받았다. 지난 5~7월까지 총 10회로 이뤄진 교육은 방송기획서 작성, 큐시트(방송 예정표) 만들기,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녹음 과정 등 방송 전반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마지막 10회차 교육 시간에는 주민 22명 모두가 참여해 은행나루 마을방송국 개국 기념, ‘보이는 라디오 공개방송’을 제작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공개방송에서는 ‘자랑거리 많은 방학3동’과 ‘문학이 꽃피는 나루’ 등의 주제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동진 도봉구청장도 특별 초대 손님으로 참석해 “마을방송국이 주민을 더욱 가깝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며, 구 차원에서도 안정적으로 방송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겠다”며 은행나루마을방송국의 개국을 축하했다. 이날 개국 방송은 서울시 마을 미디어 활성화 사업으로 선정된 ‘희망! 마을미디어로 알려라’ 프로젝트의 결과물이자 22명의 참여 주민에게는 자신감을 주는 계기이기도 했다.

은행나루 마을방송국은 아직 녹음에 필요한 스튜디오를 갖춰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형업 방학3동장은 “지난해 찾동 마을활력소를 만들면서 지하에 방송 스튜디오 조성 계획까지 생각해 공간은 확보했어요. 방송국 설치 예산을 마련해 보려고 주민참여예산을 신청했는데 잘 안 됐지요. 그렇다고 포기한 건 아닙니다”라며 계속해서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마을 주민과 머리를 맞댈 계획이라고 했다.


은행나루 마을방송국은 지난 3일 논의 끝에 개국 뒤 첫 방송 프로그램을 ‘은행나루 뉴스수다’(가칭)로 결정했다. 매주 한 차례 도봉구와 방학3동 소식에 주민 수다를 곁들여 도봉구민을 찾아갈 예정이다. 8월17일 첫 녹음을 할 계획이니, 20일에는 팟캐스트 방송으로 들을 수 있다. 연말까지는 시와 문학, 책 등 다양한 주제로 프로그램을 더 만들 계획이다.

김미현 미디어활동가는 “은행나루 마을방송국은 제안을 한 주민이 주도하고, 관에서는 지원하는 등 주민과 활동가, 동 주민센터 삼박자가 잘 맞은 사례인 것 같아요. 마을활력소를 비롯해 주민자치 공간이 늘고 있는데, 콘텐츠도 필요하잖아요. 마을방송국이 그 몫을 할 수 있을 거예요”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용태 기자 gangt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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