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서울의 ‘경제 1번지’에서 ‘교육 1번지’로 새로고침 중입니다”

‘중구민을 위한 도시’ 만드는 서양호 중구청장

등록 : 2021-08-19 15:45
민선 7기 3년 정책백서·성과집 펴내

생활구정·새로운 중구 모습 등 담아


중구의 가장 큰 고민은 인구 감소

보육·교육정책으로 인구 증가 꾀해

“이제 초등돌봄교실 다니려 이사 와”

기존 관행에서 발상 전환한 동정부

“우리 동네 달라졌다는 얘기 나와”



취임 이후 아파트서 다세대로 이사

주택가 주민 불편함 뼈저리게 느껴

‘우리동네관리사무소’ 만들어 해결

걷는 출근길이 아이디어 ‘보물 상자’

휴대폰 메모장에는 주민 민원 빼곡


‘전례 없다’ ‘파격이다’ 우려도 했지만

시간 지나며 대부분 주민 만족 높아

앞으로도 주민 위한 발상 전환 계속

향후 주민 위한 도심 공간 혁신 주력

“남은 임기 동안 초심 잃지 않을 것”

서양호 중구청장이 5일 중구 예관동 중구청장실에서 민선 7기 3년을 되짚어보는 정책백서 와 성과집 를 발간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는 9대 전략과제, 23개 정책, 40개 사업의 추진 배경과 내용, 에는 주민 생활과 밀착한 생활구정 다섯 가지 정책의 추진 과정과 내용이 담겼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민선 7기 3년을 되짚어보는 정책백서 <새로고침 중구>와 성과집 <중구에선 동(洞)정부로 통(通)한다>를 7월 발간했다.

<새로고침 중구>에는 9대 전략 과제, 23개 정책, 40개 사업의 추진 배경과 내용을 담아 앞으로 구정을 이끌어나갈 때 지침이 되도록 했다. <중구에선 동정부로 통한다>는 주민 생활과 밀착한 생활구정 다섯 가지, 즉 동정부, 교육·보육, 노인 공로수당, 도심 공간 혁신, 주민자치 정책의 추진 과정과 내용을 담았다.

<새로고침 중구>에는 말뜻 그대로 ‘새로운 모습의 중구’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한겨레 <서울&>은 5일 중구청장실에서 정책백서를 낸 서 구청장을 만났다.

“정책백서와 성과집에는 ‘중구민을 위한 도시’로 변해온 과정과 앞으로 나아갈 변화의 방향이 함께 담겨 있어요. 공급자 중심 행정이 수요자 중심으로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 구청장이 걸어온 3년은 한마디로 ‘중구민을 위한 도시 만들기’라 할 수 있다. 서울의 심장부에 있는 중구는 그동안 서울의 교통, 상업,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하루에도 200만~300만 명의 유동인구가 오가지만 정작 구민 12만5천 명을 위한 행정은 부족했다. 서 구청장은 “취임 당시 구민들에게 ‘서울을 위한 도시’나 ‘대한민국을 위한 도시’에 앞서 가장 먼저 ‘중구민을 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전시성·행사성 예산을 과감히 줄여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복지, 교육, 청소, 환경, 일자리 등 주민 삶과 직결되는 분야에 투자해왔다”고 했다.

“떠나가는 젊은 인구를 붙잡고 새 정주 인구를 끌어오려면 교육 분야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야 했습니다.”

중구의 교육과 보육 분야는 서 구청장 취임 이후 가장 크게 바뀌었다. 상업 중심지인 중구는 도시의 구조와 생리가 상업적 흐름에 맞춰 흘러가다보니 교육과 주거 등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필요한 인프라는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그 결과 1990년대 이후 젊은 인구가 지속해서 유출돼 현재 중구 인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18%가 중학교 진학과 동시에 중구를 빠져나갈 정도로 심각하다.

그래서 고안해낸 정책이 중구형 보육, 중구형 초등돌봄이다. 여기에 더해 원스톱 진로체험 버스, 중구 진학상담센터도 운영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중구형 초등 방과후 학교를 시작해 ‘구 직영 교육 4+1’ 정책을 완성했다. ‘구 직영 교육 4+1’ 정책에 대해 서 구청장은 “한 아이가 중구에서 태어나 성인으로 자라는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보육·교육 서비스를 구청이 직접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학부모 부담은 줄고 아이들이 받는 보육·교육의 질은 한층 높아졌다”고 했다.

중구형 보육은 부모가 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보육료 ‘완전 제로’, 어린이집 공공직영, 친환경 급식 등의 특징이 있다. 특히 중구형 초등돌봄은 기존 학교 돌봄이 오후 4~5시에 끝나는 데 견줘 맞벌이 부부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시간을 늘렸다. 중구는 아침 7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온종일 돌봄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성과는 돌봄교실 때문에 이사 오는 학부모가 생긴 것이죠. 제1호 중구형 돌봄교실이 있는 흥인초는 지난해 신입생이 18명 늘었고, 남산초는 올해 신입생이 13명 늘어 각각 1개 반이 증설됐습니다.”

서 구청장은 “학부모를 만날 기회가 있어 가면 종종 ‘주변에 중구로 이사 오라는 제안을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중구가 이전까지는 서울의 ‘경제 1번지’였다면 지금은 ‘교육 1번지’로 새로고침이 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가까운 동주민센터에 갈 일이 많지, 구청에 갈 일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업 권한과 인력은 구청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이에 쓰레기 배출, 골목 청소, 경로당·공원 관리처럼 동주민센터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의 처리가 느렸습니다.”

‘동정부’의 시작은 기존 관행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었다. 서 구청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와 행정의 중심을 동으로 옮겼다. 동주민센터가 마치 하나의 정부처럼 일하면서 주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서비스와 행정, 공공시설 운영까지 맡도록 했다. 동별로 2~3명의 인력을 보충하고 77개 사무를 동으로 이관했다. 서 구청장은 “도입 3년 차에 접어든 요즘, 주민들 입에서 ‘동네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체감되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지난 3년간 구정을 운영하면서 ‘전례가 없다’ ‘파격적이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주민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새로운 시도도 두려워하지 않고 기존 관행을 뒤엎는 발상의 전환을 이어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 구청장은 지난 3년 동안 힘든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초등돌봄 도입 당시만 해도 ‘교육부에서 할 일을 왜 구청이 맡는가’ 하는 불만 섞인 목소리를 들어야 했고, 관련 조례를 만들고 학교와 교육청을 설득하는 일 등 숱한 장애물을 넘어야 했다. 서 구청장은 “당장 아이 맡길 곳 없는 맞벌이 부부와 아이를 중심에 놓고 고민하면 금방 해답이 나올 문제였다”고 했다.

서 구청장의 이런 정책 아이디어는 대부분 새벽 출근길에 주민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했다. 서 구청장은 취임 뒤 지금까지 별다른 일이 없으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구청까지 걸어서 출근한다. 매일 다른 길을 걸으며 2~3시간 동안 주민들과 소통한다.

서 구청장은 “주민들이 전하는 민원은 모두 휴대폰 메모장에 기록해 둔다”며 “아침 출근길이야말로 아이디어가 가득한 ‘보물창고’”라고 했다. 서 구청장은 주민 가까이 살며 구민의 눈높이에 맞춘 정책을 만들고 싶어서 이사까지 했다. 그는 “취임 후 남산 자락 아파트에서 황학동 중앙시장 옆 곱창골목에 자리한 다세대주택으로 이사했다”며 “주거, 시장, 청소 등 지역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황학동에 살며 듣는 주민들 이야기가 정책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아파트가 아닌 주택가에 살다보니 청소환경, 주차, 생활안전에 대한 불편함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아파트는 관리사무소가 있어 이런 문제를 책임지고 관리하지만 주택가는 방치된 쓰레기, 불법 주차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우리동네관리사무소’는 현장과 실용을 중요하게 여기는 서 구청장의 철학을 체감할 수 있는 대표 정책이다. 중구는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다가구 등 일반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60%로 주민 절반 이상이 이런 불편함에 노출돼 있다. 그래서 서 구청장은 올해 2월 주택 밀집 지역에 우리동네관리사무소 12곳을 열어 문제 해결에 나섰다.

“구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구청 등 행정복합청사를 두고, 도심제조산업이 밀집한 지역에는 산업지원 공간을 마련하겠습니다. 구청은 현 충무아트센터 부지로 옮기고, 지금 구청 자리에는 서울메이커스파크(SMP)를 짓겠습니다.”

서 구청장은 앞으로 도심 공간 혁신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중구의 도심 공간 혁신은 재배치, 효율화, 복합화가 핵심이다. 서 구청장은 “중구 주민의 70%는 동쪽 지역에 살지만 구청이 있는 중구의 중심부와 서쪽 지역은 공구·조명·타일·인쇄 등 제조업체 1만여 개가 모여 있다”며 “필요한 곳에 필요한 기능을 배치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임기 1년을 남겨둔 서 구청장은 “앞으로도 계속 초심을 잃지 않고 주민 속에서 호흡하며 주민과 동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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