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서울시 경제민주화, 중앙정부도 채택할 것”
<서울&> 창간기념 인터뷰 _ 경제불평등 해소는 시대적 요청 민생은 벼랑끝인데 정부, 비전도 실천 의지도 없어
등록 : 2016-03-31 11:09 수정 : 2016-03-31 11:10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터뷰 도중 새로운 서울 슬로건 I.SEOUL.YOU를 설명하고 있다.
정치적인 질시나 견제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법도 합니다. “이 청년정책 가지고 대전, 전주, 부산, 대구 다 다녀왔습니다. 다들 서울을 부러워해요. 전주시장은 서울시 청년정책을 많이 가져가서 쓰고 있습니다. 대구시장도 벤치마킹하겠다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왜 중앙정부는 이걸 불편해할까요? 보건복지부 장관과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일자리 정책 안 겹칩니까? 저한테 아침 한번 먹자고 하면 해결될 문제 아닌가요? 다 소통의 문제입니다.” 이야기를 큰 어젠다로 돌려보겠습니다. 올해 시정목표가 ‘경제민주화 서울’입니다. 핵심은 뭔가요? “우리 시대의 핵심과제가 뭡니까? 경제적 불평등 해소입니다. 이 시대적 요청에 서울시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여러 기관과 손잡고 한 정책들을 모아 종합적으로 16개 실천약속으로 시민들에게 제시한 것입니다. 경제전문가이신 장하성 고려대 교수 같은 분도 제가 하는 걸 보고선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격려해 주시더군요.” 경제민주화는 과거 정치권에서도 구호처럼 외쳤습니다. 어떤 차별성이 있나요? “민생은 정말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데 중앙정부는 별다른 비전도 실천도 없고, 시민들은 그런 정부에 또 절망합니다. 이럴 때 지방정부라도 나서서 할 일이 있으면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계부채가 1200조를 넘고 전월세 대란도 심각합니다. 사교육비, 의료비에다 최근엔 통신비까지 가중됩니다. 빈부격차는 점저 더 벌어지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장이란 자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입니다. 중앙정부 주도의 경제민주화는 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만 보고 있습니다. 저는 시민의 관점에서 경제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는 여러 상황, 인프라, 제도 또는 정책들을 살핍니다. 꼼꼼히 들여다보면 서울시가 가진 권한과 직능이 생각보다는 많습니다. 저희가 발견한 것들이 바로 ‘경제민주화 서울’의 정책들입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말씀해주신다면. “대표적으로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예를 들어볼까요? 사실 이게 아무런 법적 조정 권한이 없는건데, 서울시가 나서서 하니까 시민들이 믿고서 협력을 해줍니다. 잘된다는 소문이 나니까 다른 도시에서까지 (분쟁조정을) 요청을 해올 정도입니다. 서울시가 나섰다는 게 왜 중요한 의미를 띠느냐 하면, 그동안 반값등록금이라든지 환자안심병원,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마을세무사 등 실험해서 좋으니까 중앙정부가 정책으로 채택했어요. 그걸 시민들이 아는 거죠. 저는 나비효과처럼 서울시의 경제민주화 정책도 전국으로 퍼져나갈 것이고 마침내는 중앙정부도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서울&>도 첫 특집을 임대차 분쟁과 관련된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로 잡았습니다만, 서울시의 대책을 설명해주십시오. “젠트리피케이션은 건물주가 장사가 되는 세입자를 상대로 임대료를 올려 결국 쫓겨나게 하는 현상을 주로 말하는데 이는 결국 건물주들에게도 큰 손해가 되는 일입니다. 마치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한번에 잡아먹는 것과 같습니다. 상생만이 유일한 해법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에 여러 정책을 담았는데, 저 역시 이것을 경제민주화의 핵심적인 사안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아이서울유(IㆍSeoulㆍU)라는 글로벌브랜드도 소통을 강조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저는 사실 다른 것을 좋아했어요. ‘서울메이트’. 그런데 서울 시민을 포함해 전 세계 십수만명이 투표로 아이서울유를 뽑았습니다. 여러분의 <서울&>처럼 확장 가능성이 높은 3세대 슬로건 브랜드라고 합니다. 아이서울유에 하트를 그려넣으면 아이러브유가 되는 식으로 서울이 동사가 되어 나와 너를 연결한다, 그런 거죠. 그런데 처음 일부에서 이를 굉장히 희화화했는데, 오히려 그것이 무한한 변형가능성을 증명해 보인 셈이 되었습니다.(웃음)” ’박원순표 서울’이라면 철거에서 재생으로 완전히 방향을 전환한 ‘도시재생’ 정책이 될 것 같습니다. “수백, 수천 년의 삶이 켜켜이 쌓여 있는 게 도시인데, 그걸 하루아침에 전면철거 해버리면 모든 역사성과 정체성과 정주성과 도시의 활력성이 다 사라지고 맙니다. 저는 취임할 때부터 이런 제 뜻을 밝혔고, 실제로도 전면철거 방식에서 도시재생이란 방식으로 정책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다양성이 생명입니다. 강남이나 새 역세권에는 화려한 건물이 들어서고, 다른 축에서는 600년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도시. 그런 서울을 시민들은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역고가 공원화’나 ‘세운상가 재생사업’ 등 보행친화도시로서의 서울의 여러 변화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은 저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습니다. 만리동 고개에 있는 한겨레신문사도 영향권에 있으니까요. “영어에서 브리지는 연결한다는 동사로도 쓰이듯이 고가공원이 그동안 (서울역) 철로 때문에 끊어진 서울 도로축을 연결해 줄 것입니다.그게 우리가 바라는 도시재생, 경제 활성화의 모습입니다. 이미 땅값이 오르고 있잖아요? 만리동에 예술인들이 모여들고 있잖아요? 이 흐름이 공덕동 오거리까지 연결될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부근의 중림동, 청파동, 서계동 등으로 변화가 확산됩니다. 저희들이 그걸 체계적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사실 서울역 뒤의 서부역 일대는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어떤 사람들은 영화 속 동남아 풍경 같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지금 그 길들이 남산으로 이어지고, 세운상가로 통하고, 또 광화문의 세종로 프로젝트로 모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걷는 도시가 탄생합니다. 이게 지금 전 세계 도시가 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세상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입니다.” 듣기만 해도 멋지군요. 화제를 바꿔 보육정책에 대해서도 질문하겠습니다. <서울&>의 타깃 독자층이 3040 여성층입니다. “제가 임기말까지 공약을 실천하면 서울시 전체 어린이집의 약 30%가 국공립 시설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대기수요가 거의 사라지고 보육의 공공성이 대폭 강화됩니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서울시보육지원센터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만들어졌습니다. 보육교사들의 공적 관리와 지원 시스템이 갖추어진 거죠. 또 ‘우리동네 보육반장’이라고 해서 한 500명 정도의 상담인력이 생깁니다. 애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낼 시기가 되면 엄마들이 정보가 없어 답답해하지요. 그런 분들을 위해 상담해주는 제도인데, 이건 제가 일본 요코하마 가서 배워 온 것입니다. 저는 배울 것 있으면 바로 합니다.” 끝으로 정치 관련 질문 한가지만. 여러 보도에서 시장님은 일관되게 남은 임기를 다 채우신다고 하셨는데, 역시 변함없으신지요? “물론 다 채워야죠.(웃음)” 새로 출범하는 <서울&>을 위한 격려 말씀도 부탁드립니다. “저는 시민들이 무슨 거창한 프로젝트를 원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자신의 삶을 잘 보살펴주는 언덕 같은 그런 서울시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할 거라고 봅니다. 언론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저는 서울&이 그런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시민들에게 삶의 언덕이 돼 주는 매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밖의 질문과 대답
‘뉴딜일자리사업’ 활용 정보: 창조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직업군에 집중. 총 46개 사업 1700개 일자리 중 35개 사업 약 1300개 일자리를 청년중심(18~39세)으로 개편.
청년활동 지원사업: 지난해 일자리대장정에서 만난 다양한 청년들을 보며 청년이 들어가면 황무지도 옥토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 구로시장 재생(청년장사꾼 김윤규), 창의적 아이디어로 사회적 경제 기반을 개척한 성수동 사례(루트임팩트 정경선 대표)가 대표적.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대책: ‘여성유망직종 전문센터’ 설치, 특화된 경력 개발 교육 실시.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 서울여성공예페어 등 개최, ‘직장맘 지원센터’ 확대해 경력 단절 없이 일자리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나갈 계획.
동네 의료 환경: 어르신들의 만성질병 진료 대비, 보건소ㆍ민간의료기관과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등 9개 시립병원이 연계해 의료사각지대 발굴과 연계진료 확대.
장애인 및 휠체어 등 보조수단 사용자 대책: ‘장애 없는 무장애 도시’를 목표로 서울 전역에 ‘배리어프리’(barrier-free) 디자인 시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