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정보통신기술>와 연계한 서울시 재난대응체계 고도화

기고 ㅣ 최태영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등록 : 2021-07-08 15:12 수정 : 2021-07-09 14:09
대형 모니터가 설치된 서울시 종합방재센터에서 상황요원들이 화재 사고에 대해 통합상황관리를 하고 있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빼어난 자연환경과 더불어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또한 글로벌 경쟁력 초일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변화가 곳곳에 도입되고 있는 역동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신월여의지하도로와 같은 대심도 교통시설이 확충됐고 민간에서는 초대형 복합쇼핑몰 등이 새로 들어서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광역급행철도 등 대형 사업이 완성되면 더욱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이러한 도시 공간의 변화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돼 고밀화, 대형화, 지하화 등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더 신속하게 이동하거나 한곳에서 편리하게 여러 목적의 활동을 하길 원하는 시대적인 추세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세상만사에는 대체로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이중성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편리성의 뒷면에는 그만큼의 위험성도 있는데 이 위험성은 자칫 간과될 우려가 있다.

2018년 11월 서대문구 충정로에서 발생한 한국통신(KT) 지하 통신구 화재는 우리 사회의 기술 의존도가 재난 상황에서 어떻게 취약해질 수 있는지 잘 알려주는 사례였다. 당시 화재는 접근이 어려운 지하 통신구에 10만 개 넘는 회선이 모여 있던 탓에 10시간가량 지속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서대문구를 비롯해 6개 지역에서 많은 시민이 통신 장애로 불편을 겪었고 소상공인들이 한동안 신용카드 결제를 받을 수 없어 영업에 지장이 생겼다.

안전관리 기술이나 기준이 환경 변화에 비해 뒤처질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재난 사례도 있다. 2001년 길이 17㎞의 스위스 고트하르트터널에서는 운행 중이던 두 대의 화물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누출된 화물차 연료에서 시작된 화재는 화염과 함께 유독성 연기를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진화까지 37시간이 소요됐다. 당시 터널에 설치된 수직갱 등을 통한 횡류식 환기 시스템은 정상 작동했다. 그럼에도 장시간 화재가 진행돼 많은 사상자가 나온 것은 당시의 안전기준이 증가한 교통량, 대형화재의 위험성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형재난 이후에는 사회적 이목이 집중돼 안전기준 보완, 시설 보강 등이 이루어지는데 미래 대도시의 재난은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응을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도시 전체에서 벌어지는 변화의 양상과 영향은 일일이 살펴보기도 어려울 만큼 빠르고 또 여러 분야에서 복잡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그만큼 리스크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서울시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 등을 활용한 다양한 대책과 선제 행정을 펼치고 있다. 블록체인·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적용한 노후 건축물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차량 센서를 통한 도로 함몰 자동검출, 스마트 하천 예·경보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소방도 현장 중심의 대도시형 첨단 재난대응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재난대응 정보통신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건축물·지리·기상 등 빅데이터와 드론·폐회로티브이(CCTV)·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연계해 통합재난대응 플랫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재난현장지휘관은 개인의 경험지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통합 플랫폼이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더 신속하고 복합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며 현장의 다양한 자원도 더 효과적으로 재난을 수습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시설물 지하화 등 환경 변화를 고려해 재난 안전 가이드라인도 정립하고 있다. 고성능 설비를 활용한 비상상황 감지부터 재난대응, 대피 단계까지 연계해 앞으로 지어질 대형 지하터널 등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 변화는 대도시 재난의 양상을 바꿀 것이다. 변화를 예측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실마리는 4차 산업의 주축인 정보통신기술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 발전의 목적과 안전의 목적은 다르지 않다. 그것은 국민의 행복이며 그 바탕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

최태영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