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오는 9월 착한 배달앱 내놓는 이유

기고 ㅣ 서성만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

등록 : 2020-08-27 15:58 수정 : 2020-08-28 14:13

배달 주문이 일상이 되어 가는 시대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와 더운 날씨로 배달통을 실은 오토바이가 줄지어 달리는 모습을 더 자주 보게 된다. 요즘은 오토바이는 물론 자전거와 킥보드까지 배달 전선에 뛰어드는 추세다.

배달 시장 지난해 24조원…독과점 심화

이렇듯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배달문화’가 최근 몇 년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메뉴를 정하고 전단을 찾아 전화 주문을 했다면 지금은 스마트폰 배달앱을 켜고 음식점과 리뷰까지 둘러본 뒤 터치 한 번에 음식 선택부터 결제까지 완료한다. 백화점·마트의 푸드코트를 고스란히 온라인으로 옮겨온 모양새다. 실제로 한 조사 결과 배달주문자 96%가 배달앱을 사용하며, 편리한 결제와 리뷰를 참고할 수 있어 선호한다고 답했다. 특히 요즘 같은 언택트 시대에는 직접 얼굴 보고 결제할 일 없는 배달앱 주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편리한 생활 이면에 우리가 간과한 것이 있다. 배달앱으로 주문할 때마다 음식점 자영업자들은 배달앱 회사에 적게는 6%에서 많게는 13%의 중개수수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위 3개 배달앱의 시장 점유율이 90%가 넘고, 이곳들이 실은 같은 기업 소유라 출혈경쟁이 필요 없어 자영업자의 부담으로 직결되는 수수료만 높아졌다. 업주들은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다고 호소하지만 배달앱 주문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장사하고 있다. 문제는 이 부담을 소비자에게 배달료라는 명목으로 고스란히 전가하거나, 음식량을 줄이고 질을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짜장면 한 그릇을 시켜도 없던 배달비가 이제는 최소 주문금액이 생기고 금액에 따라 배달비가 차등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바로 이 이유에서다.

업주들, “6~13% 배달수수료 과도” 호소


올해 초 이런 배달앱 독과점 부작용을 막기 위해 몇몇 지자체가 공공 배달앱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앱을 신규로 출시하다보니 가맹점 모집부터 마케팅까지 예산 투입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나아가 공공이 창의·혁신·경쟁이 장점인 민간시장에 개입해 생태계 균형을 흔든다는 비판적 반응도 나온다.

이런 다양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9월 중 새로운 배달앱 서비스를 내놓는다. 신규 앱 개발이 아닌 현재 영업 중인 16개 민간 배달앱이 참여하는 ‘제로배달유니온’을 결성하고, 입점비 0원, 배달중개수수료 0~2%의 착한 배달앱을 운영하는 것이다. 참여 배달앱 회사는 결제 시스템 일부만 보완하고, 신생·후발업체의 시장 진입 장벽이던 가맹점 확보는 서울시가 돕는다.

이를 위해 시는 26만여 개 제로페이 가맹점 대상의 홍보·마케팅으로 가입을 촉진하고 소비자 이벤트도 펼친다. 음식점주들은 16개 배달앱 중 2~3개 선호 앱을 선택해 가맹 계약을 맺으면 되는데, 수수료가 많게는 10%포인트 이상 낮아져 실제 가게 운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오프라인에서만 사용하던 서울사랑상품권의 온라인 결제도 가능하다. 서울사랑상품권을 상시 7~10% 할인가격에 사고 오픈 행사로 10% 추가할인까지 얹어주니, 소비자는 훨씬 저렴한 가격에 배달음식을 먹을 수 있다. 배달앱 회사, 음식점주,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말 그대로 ‘착한 배달앱’인 것이다.

배달료 낮추고 혜택 높인 ‘제로배달유니온’ 출범

물론 초기 어려움도 예상된다. 1천만 명 이상 가입된 대형 배달앱을 이용하던 소비자가 익숙한 앱을 두고, 제로배달앱을 선택할까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 인식 변화와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일상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달문화가 독점적인 대형 기업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또 팔면 팔수록 수수료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공정한 배달 시장 조성을 위해 ‘제로배달’을 선택하는 합리적인 시민 행동 말이다. 지난해 배달 시장 규모는 24조원을 훌쩍 넘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그 성장세가 더 폭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트렌드 속에서 기업, 자영업자, 소비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착한 배달앱 ‘제로배달유니온’의 9월 출범을 다 함께 기대한다.

오는 9월 서울시는 입점비 0원, 배달중개수수료 0~2%의 착한 배달앱 ‘제로배달유니온’을 출범할 예정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