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해피트리아파트의 주민 곽춘자(73) 씨가 ‘RFID 계량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장수선 인턴기자 grimlike@hani.co.kr
“카드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처음에는 불만도 있었지만, 누가 말하지 않았는데도 신문지에 음식물 쓰레기를 말리거나, 과일을 껍질째 먹는 세대가 늘었습니다.” 서대문구 북가좌1동 신일해피트리아파트의 윤종순 관리사무소 소장은 지난해 도입한 ‘RFID(전파 식별)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총 111세대가 살고 있는 신일해피트리아파트는 2015년 6월에 음식물 쓰레기를 모으는 ‘RFID 계량기’ 2대를 설치했다. 윤 소장은 “아파트 전체 월평균 쓰레기 배출 수수료를 이전에는 14만 원 정도 냈지만, 지금은 다 합쳐 8만 원 정도 낸다. 가장 많이 내는 세대가 4800원이고, 배출량이 없어 단 한 푼도 안 내는 세대도 몇 있다”며 결과에 만족스러워했다. 신일해피트리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열린 ‘서대문구 음식물 쓰레기 감축 대회’에서 1등을 했다.
서대문구는 지난해까지 356대의 RFID 계량기를 공동주택에 설치했고, 올해는 84대를 추가해 공동주택 2만9000여 세대에서 ‘RFID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RFID 계량기는 2011년에 금천구의 공동주택에서 처음 설치해 지난해까지 서울 전역에 총 6774대가 설치됐고, 올해는 추가로 3660대가 설치된다.
RFID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는 주민들이 세대별 카드로 RFID 계량기를 열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내는 제도다. 기존에는 모든 세대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 수수료를 균등하게 나눠 내 주민들은 별 생각 없이 쓰레기를 버려 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6년 4월까지 20개 자치구에서 총 40만8027세대가 RFID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했다고 한다. 이는 서울에 있는 공동주택 160만 가구 가운데 약 25%에 해당한다. 2015년에 RFID 계량기를 설치한 서대문구 삼호아파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출량이 59% 줄었다. 송파구에서는 RFID 계량기를 설치한 15개 아파트 단지에서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주변 156개 단지에 비해 세대 평균 35% 적게 나왔다. 지난해 12월 기준, 하루에 3166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서울에서 나왔다. 톤당 약 20만 원 처리비용이 들어, 하루에만 무려 6억 원 정도가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쓰이는 것이다. 시민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은 시민이 40~50%정도 수수료로 부담하고, 나머지는 자치단체가 부담한다. 턱 없이 부족한 자치단체의 예산이 상당 부분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쓰인다는 뜻이다.
시민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는 수집과 운반을 거쳐 처리장에서 이물질과 물기가 제거된 쓰레기, 물기를 담은 음폐수로 나뉜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음식물 쓰레기 무게의 75%에 해당하는 음폐수다. 음폐수에서 생기는 바이오가스를 기존에는 그냥 태웠지만, 현재는 지역의 냉난방과 전력에 이용한다. 실제로 난지매립장이 있던 월드컵공원에서는 아직도 바이오가스가 생기는데, 이를 활용해 지역의 냉난방에 지원하고 있다. 한성현 서울시 음식폐기물관리 팀장은 “월드컵공원의 오래된 쓰레기에서도 메탄가스가 35% 수준으로 생기지만, 현재의 음폐수는 65% 수준이다. 바이오가스 자원화를 위해서는 하수처리장 같은 시설의 추가 건립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8년까지 모든 공동주택에 RFID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마땅한 기기 설치 장소와 관리 인원이 없어 도입이 어려웠던 단독주택도 올해 사업비 1억5000만 원을 편성해 송파구와 중구에서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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