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시즌제…‘나’의 참여가 필요한 때

기고│최유진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등록 : 2019-12-19 14:59

미세먼지 농도는 기상 영향을 크게 받는다. 즉, 오염물질 배출량이 같아도 기상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 될 수도 ‘좋음’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 등에서 유입된 오염물질과 국내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나타난다. 기상 특성에 따라 고농도 사례 유형을 국외 오염물질 유입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국외 유입형’, 정체성 기상으로 국내 오염물질 배출 영향이 큰 ‘국내 정체형’, 국내외 영향이 유사한 ‘복합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일부에서는 기후변화로 대기 정체 현상이 증가하고 풍속이 느려져 대기오염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체성 기상에 의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으로 국내 배출 저감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시즌제)는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이 잦은 12월~3월 동안 평상시보다 강화된 오염물질 배출 저감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사전에 강화된 대책을 추진해 국내 배출량을 줄여놓으면, 고농도 상황이 발생해도 계절 관리 대책 시행 이전보다는 고농도의 강도가 개선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고농도 발생 유형 중 국내 배출 영향이 중요한 ‘국내 정체형’이나 ‘복합형’에서는 계절 관리 대책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외부 영향이 주도적인 ‘국외 유입형’의 경우 국내 배출 저감 효과가 미미할 수는 있다. 아직은 과학적인 수단으로 고농도 발생 유형을 정확히 예측해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고농도 시기에 사전 대응하는 계절관리제가 현재로는 가장 효율적인 접근으로 생각된다.

지난 9월21일 서울광장에서 시민 1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을 위한 시민 대토론회가 열려 미세먼지 계절별 관리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 방안이 다양하게 논의됐다. 서울시 제공

 국내보다 여전히 2배 정도 높은 농도이나 중국도 강력한 대책을 추진해 미세먼지 농도를 개선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징진지(베이징, 톈진, 허베이성)에서는 2017년부터 강력한 가을겨울(10월~3월) 대기오염 관리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노력이 지속되고 기후변화 영향으로 대기 정체가 잦아지면 고농도 발생에서 국내 배출의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국내 배출 관리에 힘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2월1일부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전국적으로 시작되었다. 서울시, 경기도 등 지방정부도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계절 관리 대책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난방비 절감을 위한 에코마일리지 특별 포인트 도입, 대형 건물 적정 난방온도 집중관리, 도로 청소 강화, 배출사업장 전수 점검 등의 계절 관리 대책뿐 아니라 친환경 보일러 보급 확대, 소규모 사업장 방지시설 설치 지원 확대 등 상시 지원 대책도 함께 마련해 계절관리제 효과 제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대책은 자동차와 함께 서울시 주요 미세먼지 발생 원인으로 꼽히는 난방 부문의 대책이다. 난방 부문은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분야다. 그럼에도 서울시가 계절 관리 대책으로 건물 난방 부문을 주요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서울시만의 차별적인 시도이며, 향후 건물·난방 부문을 서울시 대기관리 정책의 주요 대상으로 설정해 더욱 강한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정책 방향 제시로 볼 수 있다.

 5등급 차량 운행제한 등 일부 핵심 대책은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이번 시즌에 완전한 시행이 어려울 수 있다. 예산, 조직, 인력, 기술 등이 아직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대책도 있다. 이와 같은 문제로 애초 설계된 계절관리제 효과가 이번 시즌에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부 문제는 국민의 인식과 참여로 극복될 수도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경유차를 타지 않고, 난방온도를 낮추고, 쓰레기를 태우지 않는 등의 행동이 내 주변의 미세먼지 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실천하면 법 제도, 조직, 기술 등이 늦게 갖춰지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 모두가 깨끗한 공기를 누리기 위해서는 모두의 참여와 실천이 필요하다. 이번 미세먼지 계절에 일상생활에서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나’의 행동을 각자 마련하고 실천할 것을 제안해본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