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변화’ 통해 시민에게 돌아온 노들섬

기고ㅣ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등록 : 2019-10-04 12:59

한강대교 중간의 외딴섬 노들섬이 ‘음악섬’으로 재탄생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2005년부터 노들섬 사업에 참여해온 필자로서는 감회가 남다르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서울시가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해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세 가지 혁신적인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온 결과이기에 그렇다. 그 세 가지 혁신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과정의 혁신이다. 어떤 공간을 마련할 때는 건물 먼저 짓고, 그다음에 운영자를 선정하고, 운영계획을 마련하는 게 일반적인 경로였다. 그러나 노들섬은 그 경로를 따르지 않았다. 먼저 어떻게 노들섬을 운영할 것인지를 정하고 그에 맞춰 공간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는 시민과 함께 노들섬을 어떤 방향으로 만들 것인지를 기획단계부터 논의한 결과였다. 2004년 서울시에서 노들섬을 매입해 ‘오페라 하우스’ 건립, ‘한강예술섬’ 사업을 추진했지만 과다한 설계와 대규모 공사비로 2012년 사업이 최종적으로 보류되었다.

 이에 서울시는 2013년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한 ‘노들섬 포럼’을 통해 ‘시민 모두가 언제나 함께 가꾸고 즐기는 장소, 단계적으로 완성하는 방식’이라는 원칙을 정했다. 시민에게 노들섬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고, 수많은 워크숍과 여론조사, 아이디어 공모 등을 거친 논의 끝에 총괄건축가를 정하고 2015년 ‘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결정했다. 세 차례에 걸친 공모를 거쳐 2017년 10월 공사를 시작해 올해 9월28일 개장했다.

 둘째는 디자인 혁신이다. 노들섬 포럼과 총괄건축가는 노들섬을 고정된 형태의 건축물이 아닌 대중음악이 변화하는 양상에 따라 언제든 다시 조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일종의 열린 공간으로 마련한 것이다. 대중문화의 변화에 따라, 또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노들섬에 또 다른 공간이 필요할 경우 수요를 쉽게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노들섬에 들어선 건축물은, 건축물보다 주위 풍광이 더 빛이 나도록 만들었다. 보통 건축물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화려하게 짓거나 조명을 많이 사용하는데, 노들섬의 건축물은 스스로를 낮췄다. 조명 사용을 최대한 자제해 주위 풍광과 노들섬의 자연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했으며, 높지 않게 지어 조망을 해치지 않도록 했다. 이 또한 시민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한 결과다.

오랫동안 시민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노들섬이 ‘음악섬’으로 재탄생했다. 박원순 시장의 도시재생 사업에서 돋보이는 결실로 기록될 것이다. 서울시 제공

 셋째는 운영 혁신이다. 노들섬은 대중음악을 바탕으로 한 문화공간이기 때문에 실제로 대중음악 기획자들을 운영자로 선정했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노들섬에는 인디뮤지션이나 실험적인 대중음악인, 이제 막 시작단계에 접어든 음악 및 공연 기획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 건전한 대중음악 시장을 형성하는 데 보탬이 되도록 했다. 음악 성격에 따라 공연장을 250석 규모부터, 456석 규모(스탠딩 때 874석), 또 1천명에서 3천명까지 수용 가능한 야외 공연장 ‘노들마당’을 마련한 것도 다양한 음악을 수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아울러 시민들이 음악을 감상하고, 음악 기획자를 직접 만나는 기회를 마련하는 한편 노들서가 등에 독립출판물을 들여놓는 등 메이저와 마이너가 공존하는 대중문화의 장으로 마련했다.

 여기에 서울시는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기 위한 방법도 고민했다. 한강대교를 중심으로 동서로 나뉘어 있는 노들섬을 육교로 연결했고, 한강대교에 전용 보행길 ‘백년다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노량진과 노들섬을 잇는 한강대교 남단 보행교는 국제현상설계공모로 설계자를 선정해 2021년 6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노들섬과 용산 이촌동을 잇는 한강대교 북단 보행교도 2022년까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노들섬과 백년다리는 수많은 관람객이 찾아오는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민의 참여로 시민 품으로 돌아온 ‘음악섬’ 노들섬. 시민과 함께한 혁신으로 한강 외딴섬에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노들섬이 지금 시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