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맛골에 들어선 시민사랑방, ‘문화공간 온’

한겨레 주주들이 협동조합 구성해 설립, 평범한 시민이 주인되는 공간으로 운영

등록 : 2016-05-19 18:41 수정 : 2016-05-20 11:44
종로2가에 새로 문을 연 문화 공간 온. 소통과 어울림의 공간, 삶이 숨 쉬는 문화 공간을 지향하는 문화 공간 온은 강의실과 함께, 책을 읽거나 토론할 수 있는 특화 공간을 갖추고 있다.

28년 전 <한겨레>를 낳은 시민들이 종로 피맛골에서 늦둥이를 낳았다. ‘문화공간 온 협동조합(이사장 김태동)’(이하 ‘문화공간 온’)이 17일 문을 연 것이다. 한겨레 주주통신원회(이하 ‘한주회’)가 주도해 2월3일 창립발기선언, 4월14일 창립준비위 출범에 이어 17일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창립선언문은 “시민이 주체로 시민이 주인인 특별한 협동조합을 창립한다”며 “평범한 시민이 역사와 사회의 주인”이라고 강조하고 “오늘의 암울한 사회를 치유하기 위해 소통과 어울림의 공간, 삶이 숨 쉬는 시민의 문화 쉼터를 만든다”고 밝혔다.

‘피맛골’은 600여년 전 말과 가마를 타고 종로를 누빈 왕족과 양반들에게 무조건 순종하지는 않겠다는 민초의 저항정신과 그 문화가 꽃핀 곳이다. 지금은 도시 재개발로 많이 없어졌지만 ‘문화공간 온’의 진출로 피맛골이 다시 시민 문화 지대로 부활하길 기대하고 있다.

 

누구나 말하고 나눌 수 있는 시민 공간

140여명의 조합원으로 출범한 ‘문화공간 온’이라는 이름은 시민 공모와 전문 심사를 거쳐 선정되었다. 말 그대로 ‘전부의’, ‘모두의’라는 뜻과 한자 따뜻할 온(溫), 편안할 온(穩), 영어 전치사 ‘ON’ 등에 뿌리를 대고 있다. 모두를 위한, 모두의, 따뜻하고 편안한 문화공간이며 시민 누구나가 발언대 위(ON)에 서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장소라는 의미다.

특히 한겨레 주주 전용 뉴스 커뮤니티 <한겨레:온>과 홍대 앞에서 한겨레가 운영 중인 ‘미디어카페 후:’와도 가까운 이미지를 가진다. 서용희 ‘문화공간 온’ 이사는 “로고 디자인은 한글 [온ː]을 변형해서 사람을 형상화하여 꿈과 이상을 소중히 품고 소망하는 모습이다. 실내 인테리어에서 주요 구조물은 나무 재질과 화초를 배치해 따뜻하고 자연 친화적인 느낌과 검은 철재 틀과 사각 나무 상자를 써서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담았다. 그리고 빈 공간을 두어 여유와 참여의 메시지를 담았고 구조물의 박스를 자유롭게 이동 배치해 재미와 창의성을 더했다”고 한다.

‘문화공간 온’은 공간과 콘텐츠를 채울 시민을 기다리고 있다. 우선 시민사회와 한겨레를 연결하는 통로로 <한겨레:온>의 현장 취재 부스를 설치해 누구나 기자가 되도록 했다. 무엇보다 한겨레와 조합이 현장 취재, 방송 등 연합 콘텐츠 생산도 시도하겠다는 복안이 있다. 또한 ‘시민 소크라테스’의 무대도 언제나 열어 두었다. 풍성한 정담은 물론 품격 있는 담론도 나누는 장을 만들 예정이다. 자신만의 재능, 지식, 경험을 시민들과 나누고자 하는 분, 유익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분 등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공연, 전시, 강연, 강좌, 기념일 등 이벤트, 세미나, 각종 단체 회식, 후원 주점을 열 사람, 재능 기부자, 매장 운영 자원봉사자도 환영한다.


 

개업 기념 다채로운 문화행사 열어

일반인을 위한 정식 영업은 18(수)일부터 시작한다. 매일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밤 12시에 문을 닫는다. 낮에는 커피와 매생이떡국, 저녁에는 우리 술과 한상차림이 메뉴로 준비된다. 17일(화) 저녁 7시 조합원의 밤 개업식을 시작으로 인디밴드 ‘레드로우’ 공연, 18일(수) 오후 5~7시에는 ‘시민이 주인인 세상을 꿈꾸며’라는 주제로 홍세화의 개업 특강이 열렸다. 22일(일)까지 ‘개업 축하 주간’으로 지정해 오시는 모든 분께 사용액의 10%를 적립해 드린다. 정병길 갤럭시 화가 그림전 ‘모바일 미술이 문화공간으로’전은 31일까지 열린다.

시민이면 누구나 ‘문화공간 온’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모든 시민이 ‘문화공간 온’의 주인이 될 때까지 조합원 모집을 계속한단다. 참여할 분은 출자금 입금 계좌번호: 우리은행 1005-202-976616 (예금주: 문화공간온협동조합)으로 소정의 출자금을 내면 된다. 문의전화: 02-730-3370

글·사진 이동구 <한겨레:온> 에디터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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