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판)매대가 아닌 일반 상설매장에서 질 좋은 지역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게 됐네요.” 지역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 광화문광장이나 시청광장에서 하는 행사를 일부러 찾는다는 한 시민이 ‘상생상회’를 방문했을 때 한 말이다.
서울시는 지방 농특산물 판로 지원, 지역 유휴 자원을 활용한 캠핑장 조성 등 활발한 자원 교류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역사 체험과 귀농·귀촌 지원으로 지역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폭도 넓혀가고 있다. 51개 우호 교류 협약으로 서울시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협력 체계가 지역 간 상생의 바탕이 되고 있다.
지속적인 상생 발전을 위해서는 자원 교류에서 나아가 정보와 기술의 교류까지 확장이 필요하다. 지역과 지역이 서로 부족하거나 넘쳐나는 자원과 사업을 파악해 연계해서 실질적인 성장을 고민하고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거기에 우리가 추구하는 상생의 실체가 있다.
서울시는 현재 농업,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역 상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1천만 서울시민의 지역 상생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높이는 일은 여전히 목마르다. 상생 사업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시민이 참여하고 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 지역 상생 허브 공간이 필요하다. 지나가는 길에 한번씩 보이는 지역 특산물과 정보는 스마트폰 앱에도 들어 있다. 다만, 언제든지 그곳에 가면 팔도의 건강한 먹거리가 가득하고, 아는 사람만 알던 지역 정보가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거리가 있는 장소가 없을 뿐이다.
공간을 이용한 지역 상생 사례는 가까운 일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지역홍보센터(안테나 숍)가 도쿄 중심가에만 56곳(올해 1월 기준)이다. 단순히 지역 특산물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 축제, 일자리 등 지역 자원 정보도 제공하고, 지역 간 이주 교류 상담과 문화 체험 등의 기능을 갖춘 곳이 늘고 있다. 지역홍보센터는 일본 시민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도 즐겨 찾는 곳이 되었다.
지난 3일 서울과 지역의 교류 플랫폼 상생상회가 종로구 안국동에서 문을 열었다. 시민 공모로 선정한 명칭으로, ‘서로 만나는 장소’ ‘물건을 사고파는 상점’ ‘본래 수준보다 위로 상생된다’는 중의적 의미가 있다. 상생상회는 서울 시민과 서울을 방문하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안국역 1번 출구 옆에 있다. 1층은 지자체가 추천한 농특산물 등 지역 자원을 파는 공간이다. 상설 판매물품 말고도 계절 한정, 지역 테마, 축제 등과 연계된 상품들을 기획 판매할 예정이다. 이런 공간이 서울 시민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다. 유통업체의 높은 광고 노출비와 15~30%가량의 판매수수료가 드는 탓에 지역 농산물의 판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지역 농민에게도, 판매수수료가 10%인 상생상회 입점은 좋은 기회다.
지하 1층은 △지역에 가야만 볼 수 있었던 팸플릿을 한곳에 모아 문화 관광 등 지역 자원을 전시 홍보하는 공간 △지역과의 소통과 커뮤니티 등이 이뤄지는 ‘지역민의 사랑방’인 열린 공간(오픈 스페이스) △지역의 식재료 생산자와 셰프가 함께하는 요리 교실(쿠킹 클래스) 등의 체험 공간 등으로 운영된다. 지난 7월부터 시범 운영한 ‘서울과 로컬의 맛있는 만남, 서로맛남 프로젝트’는 달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의 참여와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상생상회 1층 상설 판매장에서는 106개 지자체의 1200여 가지 상품을 판다. 서울시 제공
입점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상생상회에 꽤 많은 사람이 보였다. 이들이 지역 상생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계기가 된다면, 상생상회 안국점이 지역 상생의 공간 시발점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어쩌다 들러본 상생상회였지만, 자꾸 가보고 싶은 안국동의 랜드마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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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