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시민이 기대하는 행정 서비스 수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러나 사회기반시설을 짓기 위해 땅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필요한 땅은 늘 부족하고, 입지 선정을 위해 시민의 동의를 얻는 과정도 무척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지하 공간 활용 방안을 적극 검토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지하 공간 활용은 토지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점도 있다. 지하 공간을 확보하려면 인근 주민에게 어쩔 수 없이 불편을 끼쳐드릴 수밖에 없다. 도시철도를 건설하기 위한 발파 공사 때 주민이 느끼는 불안은 공사 관계자가 느끼는 수준 그 이상이다. 삶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무조건 반대하는 님비(NIMBY) 현상과 선호 시설만 유치하려고 하는 핌피(PIMFY) 현상도 나타나게 된다. 이런 주민의 불편과 안전상의 불안을 최소화하는 것이 서울시의 중요한 의무이자 과제다.
지하 공간 건설 공사 과정에서 주민이 크게 불편해하는 것이 바로 소음과 진동 문제다. 서울시는 일반적으로 지하 공간 공사에 적용하는 생활 진동 규제 기준인 75dB(데시벨) 밑으로 소음을 관리하고 있다. 진동 또한 주택 등 건물의 진동 관리 기준치(0.5㎝/sec)보다 엄격한 ‘터널 표준 시방서’의 문화재 및 지반 진동 예민 건물 기준치인 0.2~0.3㎝/sec을 적용해 건설 공사로 인한 시민 불편이 없도록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
또 굴착 깊이의 1.5배에 해당하는 폭 안에 있는 지상 건물과 공사 구간 주변의 30년 이상 노후 건물, 그리고 벽돌로 쌓아 올린 조적식 건물에 대해서는 공사 착수 전부터 균열과 경사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다. 이를 공사 완료할 때까지 계속한다. 시설을 지하에 설치하기 위해 땅을 판 구간의 주변 관리도 중요하다. 땅속 지하수 높이의 변동을 측정하기 위한 지하수위계, 공사에 따른 지반의 꺼짐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침하계 등 계측기를 설치해 공사로 우려되는 피해를 사전에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공사의 품질 확보는 물론 주민 민원도 적기에 해결할 수 있도록 사업 초기부터 전문기술자를 보유한 업체와 건설사업 관리 용역을 체결한다.
지하공사 공법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기존 대부분 공사에서는 지하에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해당 구간 도로를 파내 차량 통제에 따른 교통 혼잡 등 부작용이 있었다. 앞으로는 파내기(굴착)가 아니라 기계식 터널 공법을 적극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하수 복원 공법으로 지하 굴착 구간에서 지하수위가 낮아지는 현상을 해소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민원인과 건축·계측·안전 분야 전문가와 합동으로 발파 공사에 따른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있는지,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바로바로 그리고 지속해서 확인하고 조치하겠다. 주민에게 공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신림선 도시철도 공사는 주민에게 터널 발파에 따른 공사 현황을 공개하고 매주 정기적으로 주민설명회를 할 예정이다. 바로 오늘(27일) 열리는 신림선 도시철도(3공구) 주민설명회가 그 시작이다.
지난해 12월 강동구 암사3동주민센터에서 열린 ‘별내선(8호선 연장) 건설공사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지역 주민들이 서울시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그동안 1호선부터 9호선까지 340㎞의 도시철도를 건설하면서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왔다. 2호선 공사(1978~84)부터 터널 건설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했고, 한강 하저 지반 조건이 불량한 구간에 5호선 건설을 해냈다. 또 3호선 본선 바로 1.5m 아래에 9호선 정거장을 짓는 등 서울시 터널 건설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적인 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투명한 정보 공개와 소통이다. 시공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시민 불편 사항은 주민과 적극적이고 숨김 없는 소통을 통해 최소화해야 한다. 지하 공간 건설 공사에서 서울시와 주민의 근사한 합작품이 나오길 기대한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