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은 지금 ‘지식경제 혁명’ 중 북의 관광산업 현대화 눈여겨봐야

박원순 3기 시정에 바란다 ② 서울-평양 교류사업 활성화를 위해

등록 : 2018-06-21 15:59
100회 전국체전 동시개최 경평 축구 등

선거공약도 좋은 제안이지만

북한이 원하는 것 파악이 더 중요

지식노동자 우대 등 혁명적 변화

‘VIP 사진투어’ 등 관광산업 확대에 역점

평양 은정과학지구와 사물인터넷

시범단지를 함께 꾸려볼 만해

북한은 최근 ‘지식경제’를 강조하면서 평양 등지의 관광산업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2012년 9월25일 평양에서 열린 자전거 관광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대동강변에서 주체사상탑을 배경으로 선 채 환호하는 모습이다. 평양/조선신보 연합뉴스


기부 문화의 정착과 확산을 추진해온 아름다운재단은 2000년대 중반 특별한 장학사업을 추진했다. 국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북한 유학생들에게 장학금 주는 문제를 북한 쪽과 협의한 것이다. 대부분의 단체가 식량 등 당장 필요한 물품을 북한에 지원하던 때였다. 아름다운재단의 특별한 장학사업은 달랐다. ‘교육과 인재 양성’이라는 좀더 멀리 보는 안목을 지니고 있었다. 그때 아름다운재단에서 이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한 이가 바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박원순’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평양 도시 간 교류’를 9개 대표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 ‘2019년 제100회 전국체전 서울-평양 공동개최 추진’과 ‘경평 축구 부활’이 앞자리에 있고, ‘서울시향과 조선국립관현악단 합동 공연 추진’이라는 문화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또 ‘평양 상하수도 개량’이나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등 서울-평양 간 도시 협력도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모두 한반도 평화를 앞당길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울-평양 도시 간 교류를 내실 있게 발전시키려면 꼭 짚어야 할 부분도 있다. ‘북한은 과연 어떤 것을 원하는지’ 더 세밀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지난 9년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남북 교류 단절은 남북 간 정보 단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근래에 평양을 다녀온 사람들이 찍어온 사진 등을 보면 “여기가 평양이야?” 하며 깜짝 놀라곤 한다. 그만큼 우리는 평양의 변화를 모르고 있다.

지금 평양시를 감싸고 있는 가장 중요한 단어를 꼽으라면 ‘지식경제 혁명’일 것이다. 지식경제는 “과학기술이 종합적으로 발전하고 지식이 대대적으로 축적되며 그것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경제가 발전하는 체제”를 뜻한다. 한마디로 과학과 지식 발전에 온 힘을 쏟아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지식경제를 이루자는 꿈은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시했던 땀 흘려 노동하는 사람 대신 지식노동자가 우대받는다. 앞선 과학기술을 받아들여야 하므로 대외 개방에 속도를 더 낸다. 현재 북한은 모든 기업에 수출 권한을 줬다. 정말 혁명적 변화다.

이런 큰 변화에 기초해 살펴보면 북한의 수요가 읽힌다. 무엇보다 북한의 대표 경제이론지 <경제연구>에 2012~2018년까지 실린 논문들을 살펴보면, ‘관광 협력’ ‘은정과학지구 사업 협력’ 등을 서울시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관광산업 확대를 지식경제 실현의 주요 영역으로 꼽는다.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큰 자본 없이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최근 북한의 일상생활을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VIP 사진투어’ ‘가을철 평양시 자전거 및 DMZ 투어’ 등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때 관광산업 현대화가 중요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와 관련해 “우리는 세계적인 추세를 알아야 하며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세계를 알아야 합니다”라고 관광산업의 현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세계에서도 이름난 관광 도시인 서울이 이 관광산업 현대화를 서울과 평양이 같이 이루자고 제안하면 어떨까?

평양시 은정구역에 설립된 은정과학지구와 협력 사업을 해보는 것도 남북의 협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은정과학지구는 2014년 7월23일 북한 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설립을 결정해 만든 첨단기술 개발구다. 여기에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범단지를 함께 꾸려본다면 한반도를 진정한 번영 공동체로 끌고가는 기관차가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은 앞으로 남북관계, 북미 관계가 진전돼 대북 제재가 상당 부분 해제된 뒤의 일이다.

하지만 “꿈꾸는 자가 이룬다”는 말과 같이 서울시가 남북관계의 기관차가 되려면 그에 걸맞은 꿈을 꾸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기초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박원순 시장은 시청에 팀 차원이었던 남북협력팀을 과로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한다. 또 서울시의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에도 북한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는 지침도 내렸다고 한다. 모두 서울-평양 협력을 요행에 기대지 않고 역량으로 이루어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런데 문득, 서울-평양 협력 강화를 진두지휘하는 지금의 박원순 시장과 10여 년 전 북한 인재 양성을 고민했던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는 같은 꿈을 꾸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서는 벌써 “박 시장이 북한을 제일 먼저 방문해야 한다”는 말이 들린다. 필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한 방문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그것은 10여 년 전 ‘북한 인재 양성을 위해 고민하던 박원순’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북한이 무얼 원하는지, 북한의 변화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던 10여 년 전 마음을 지킬 때, 오늘의 박원순 시장에게 “남북관계에서도 역시 박원순”이라는 찬사가 돌아갈 것이다.

김보근 <서울&> 편집장·북한경제학 박사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