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에 준공된 산업화 시대의 상징적 구조물 ‘서울역 고가도로’가 17개의 길로 연결되는 ‘서울로 7017’로 다시 태어난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서울로7017 사업은 ‘도시의 낡은 시설물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이전에는 오래되고 낡은 건축물이나 구조물은 미관과 안전상의 이유로 무조건 철거하고 다시 짓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서울로7017은 달랐다. 고가를 철거하지 않고 산업유산으로 남겨 재생자산과 보행자산으로 활용함으로써 ‘녹색의 걷는 도시 서울’을 구현하고자 했다. 서울로7017을 비롯해 문화비축기지, 경의선 숲길 공원, 경춘선 숲길 등이 도시재생 사업으로 공원이나 쉼터, 문화 공간 등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서울역 고가도로를 서울로7017로 탈바꿈시키며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바로 ‘연결’이다. 남산에서 손기정체육공원까지 ‘자연’을 연결하고, 명동과 남대문시장, 서울역을 거쳐 만리동 일대의 봉제공장까지는 ‘상업’을 연결하고, 회현동에서 만리동까지 ‘보행길’을 연결했다. 이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보행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차량이 다니던 고가도로가 사람길로 바뀌면서 가장 크게 바뀐 게 ‘녹지 축의 변화’다. 남산에서 시작해 용산가족공원, 효창공원을 지나 손기정체육공원, 서소문근린공원까지 대규모의 녹지 축이 형성된 것이다. 그 녹지 축 한가운데 서울로7017이 있다. 주변의 크고 작은 공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민들이 공원과 녹지대를 쉽게 거닐 수 있도록 연결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한 가지 예로 만리동 주민들은 남산의 한양도성길까지 수십 개의 횡단보도를 거치지 않고, 서울로7017을 통해 한번에 산책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서울로7017 위에서 자라고 있는 녹색 식물들 사이로 걸을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된 미세먼지 저감에도 서울로7017이 한몫하고 있다. 서울로7017 위에 심은 2만여 그루의 나무와 만리동광장에 심은 소나무와 철쭉 등 4천여 그루의 나무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자연이 반응하며 주변 생태계에 변화가 나타났다. 서울로7017을 꾸밀 때 심었던 꽃과 나무, 넝쿨식물 말고, 그때 심지 않았던 민들레나 버섯 등 자생식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남산에 사는 곤줄박이나 박새, 직박구리가 서울로에 찾아들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명주달팽이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꿀벌과 나비, 사마귀 등 12종의 곤충도 서울로의 새로운 식구가 되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황량했던 찻길이 이제는 생명이 가득한 공간이 되었다. 서울로7017의 이러한 변화는 시민들과 함께 일궈낸 결과물이다. 개인 자원봉사자뿐만 아니라 단체 자원봉사자 등 수많은 시민이 참여해 함께 식물들을 가꾸고 있으며 사시사철 풍성한 축제와 행사도 열린다.
비 오는 ‘서울로7017’에 찾아온 명주달팽이. 1년 전만 해도 황량했던 찻길이 사람길로 바뀌면서 곤충과 동식물 등 생명이 가득한 공간이 되었다. 서울시 제공
서울로7017이 개장한 지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서울시는 지난 1년 동안의 성과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로7017이 서울역 일대의 중심이자 녹색 보행 네트워크로서 역할을 더욱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변 빌딩과 추가 연결, 염천교와 연결,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등 주변으로 보행길을 확장할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녹지 확장을 위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더욱 확장하고 변화할 서울로 7017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