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기지, 캠퍼스타운

기고ㅣ권기욱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등록 : 2018-05-17 15:26

언제부턴가 도전과 열정, 창조와 희망의 상징이어야 할 청춘이 ‘청년 난민’ ‘헬조선’ ‘흙수저’ 등의 신조어들로 그 고달픔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는 해마다 청년 문제를 정책 최우선 현안으로 다루며 청년들의 ‘일자리’ ‘설자리’ ‘살자리’ ‘놀자리’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창업센터, 창업카페, 시제품 제작소 등 창업지원시설을 꾸준히 늘려왔으며, 지난해 6월에는 시민, 창업기업, 창업 관련 기관들이 모여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류하는 공간 ‘서울창업허브’를 개관했다.

2016년부터는 대학과 연계한 캠퍼스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내 52개 대학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고 연계함으로써 청년 창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시설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대학은 사업 계획을 제안한 뒤 시설을 제공하며 교수와 학생의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청년을 위한 정책의 중심에 대학이 함께 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은 서울의 큰 자산이자 경쟁력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렇게 대학이 많은 도시가 없다. 대학은 수준 높은 교육시설과 연구시설을 갖추고, 청년 창업에 필요한 풍부한 인적·기술적·문화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과 손을 잡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대학이 캠퍼스 울타리를 넘어 지역과 호흡하기 시작했다.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은 서울시가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을 각 대학의 특성에 따라 매칭하고, 대학 주변의 빈 곳을 소규모 창의·주거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고려대를 중심으로 한 안암동 일대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년 가까이 청년 창업에 필요한 공간, 교육, 장비 등의 시설을 마련하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스튜디오 5개를 새로 만들었다.

성북구 고려대 안암동 캠퍼스타운의 창업 스튜디오에서 입주 팀이 정기 세미나를 열고 있다. 서울시 제공

또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대학 축제 등을 추진한 결과 청년, 대학, 지역의 긍정적 호응을 끌어낼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안암동 청년창업 스튜디오에는 현재 15개 창업팀(41명)이 입주해 이미 특허를 9건이나 내고, 8건의 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

여기에 13개 대학(경희대·광운대·동국대·동양미래대·서울대·서울여자간호대·성균관대·성공회대·숙명여대·인덕대·KC대·한성대·홍익대)과 함께 캠퍼스타운을 본격적으로 만들고 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스튜디오에 입주해 억대의 연 매출을 올리는 청년사업가, 노래강사에서 치매 예방강사로 변신한 주민 강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학과 지역사회가 상생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대학과 함께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각 대학가 고유의 분위기가 묻어나는 문화의 거리를 만들어 이곳에서 지역 상인과 청년 장사꾼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2025년까지 약 1520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실제로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의 주체이자 동력인 대학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대학 스스로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으로 자부심을 느끼며 사업을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년이면 시내 52개 대학 가운데 33개 대학이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52개 대학 모두가 함께할 날이 머지않았다.

서울시는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으로 대학들이 수준 높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창업 문화 조성에 힘씀으로써 4차 산업의 성장 엔진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대학이 열리면 지역이 열리고, 지역이 열리면 서울이 열릴 것이다. 캠퍼스타운을 통해 청년의 꿈, 청년의 삶, 청년의 미래가 보장되는 서울시가 반드시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