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가 서울시, 서울시교육청과 손잡고 혁신교육지구사업을 시작한 지 3년째다. 도봉구에는 현재 500여명의 마을교사가 활동하고 있고, 120여개의 마을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주민센터, 도서관 등 공공시설뿐 아니라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 등 민간시설도 마을학교로 이용되고 있다. 마을교사 중 200여명은 학교 정규 수업시간에 문예체 협력교사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예를 들면 음악시간에 뮤지컬 배우가 뮤지컬 한편을 만들어 공연에 올리는 과정에 모든 학생이 참여하게 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도봉구는 왜 이런 실험을 하는가?
그동안 교육은 학교가 담당하는 것으로 인식됐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넓게 생각하면 교육이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돕는 것이고, 그렇다면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일에 지역사회가 동참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학교와 지역사회는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서로 밀접히 협력하고 교류해야 한다. 도봉구는 이 같은 인식 속에서 주민인 마을교사가 마을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학교에서 협력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마을교사들은 대부분 직업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내 마을의 아이들을 내가 가진 재능으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인식을 갖고 출발했다. 최근에는 마을교사들이 가져야 할 생각과 나가야 할 방향을 더 분명히 하고 이를 공유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구성했다. 이제 도봉구의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교육을 매개로 한 마을공동체운동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봉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또 다른 실험을 시작했다. 그동안 학교가 운영해오던 방과후학교를 도봉구가 직접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방과후학교는 사교육을 줄여보자는 명목으로 학교에 일방적으로 떠맡겨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교사들에게는 부가적인 업무,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어버렸다. 일선에서는 실제 많은 학교가 직접 방과후학교를 운영하지 않고 위탁 운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과후학교가 본의 아니게 또 다른 사교육 시장에 맡겨지는 꼴이다.
도봉구는 이런 현실을 보면서 교육청·학교와 협력해 우선 올해 5개 학교의 방과후학교를 도봉구가 직접 운영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방과후학교운영센터를 만들었다. 센터의 방과후교육 컨설턴트들은 지역사회 인적·물적 자원 조사, 강사 모집·관리, 프로그램 발굴, 프로그램·강사 모니터링, 관련 연구자료 수집·홍보 등 방과후 활동 업무를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이 없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구가 직접 운영하는 방과후학교의 수를 15개 정도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도봉구가 굳이 방과후학교를 직접 운영하고자 하는 뜻은, 학교와 교사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만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을의 어른들이 마을교사의 이름으로 마을의 아이들을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육을 매개로 한 마을공동체가 형성되도록 하는 데 있다.
물론 도봉구의 실험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100%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해봄 직한 시도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우리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벌써부터 여러 지방정부와 시도 교육청, 심지어 교육부까지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관심이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우리도 유럽 사회처럼 방과후 교육을 지방정부가 맡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방과후 교육의 수익자부담원칙을 폐기해야 한다. 의무교육으로 되어 있는 초·중학교에서 방과후 교육을 수익자부담으로 하는 것은 왠지 궁색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나서서 답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깊이 있는 검토를 요청드린다.
지난 7월 도봉구 도봉초등학교에서 마을교사가 음악 방과후학교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교육부 관계자 등이 참관하고 있다. 도봉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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