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민회’ 통해 지역 현안 해결 나서

등록 : 2026-11-05 16:49 수정 : 2026-11-05 17:06
영등포구, ‘민회’ 통해 지역 현안 해결 나서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조유진)가 주민 참여형 민주주의 제도 ‘민회’를 본격 추진한다. 민회는 국가의 주인이 왕이나 지배층이 아니라 '백성(민)'이라는 주권 재민 의식을 실천으로 옮긴 형태다. 신분 제도가 엄격했던 조선 사회에서 신분을 초월해 일반 민중이 모여 공론을 형성하고 집단적 의사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근대적인 시민 사회와 민주주의의 싹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를 철학적 기반으로 영등포구는 주거지 인근 데이터센터 건립 갈등부터 청소년 문화공간 확대와 돌봄 문제까지 주민 생활과 밀접한 10개 의제를 선정하고 주민 숙의를 통한 정책 결정에 나선다. 구는 지난달 7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민회 안건을 접수하고 의제 10개를 선정했다. 선정된 의제는 △주거지 인근 데이터센터 건립 갈등 해결 방안 △중장년·재취업자 대상 인공지능(AI) 활용 취업 프로그램 운영 △청소년 문화공간 확대 △영등포 타임스퀘어광장 구민 활용 방안 △보행환경 개선을 통한 쾌적한 거리 조성 △주거밀집지 주차공간 확충 및 공유 △통합신청사 건립 방향 △출산율 1.0 달성을 위한 출산·육아 친화도시 조성 △어르신·중증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 △재활용품 품목별 배출 요일제 검토 등이다.

특히 주거지 인근 데이터센터 건립 갈등은 주민 생활환경과 지역 개발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맞물린 현안으로 민회에서 어떤 해결 방안이 도출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 밖에도 일자리와 문화·여가 공간 확충부터 주차와 보행환경 개선 및 돌봄과 환경 문제까지 다양한 생활 의제가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민회에 참여할 구민 200명도 최종 선발됐다. 구는 주민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 모집을 진행한 뒤 동별 인구 비례를 반영해 지역별 무작위 추첨으로 참가자를 선정했다. 선발된 구민들은 오는 11월20일 오후 2시 영등포동 주민센터 5층 체육관에서 열리는 사전토론회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10개 의제를 대상으로 토론과 투표를 진행해 민회 대토론회에서 다룰 3개 내외의 대표 의제를 선정한다.

이어 12월3일 오후 2시 신길책마루문화센터 1층 대체육관에서 민회 대토론회가 열린다. 주민들은 사전토론회에서 선정된 의제를 놓고 심층 토론과 숙의를 진행한 뒤 최종 사업을 결정한다. 구는 민회에서 도출된 주민 결정을 구정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대면 토론에 참여하지 못하는 주민들의 의견도 수렴한다. 구는 참가 신청자 가운데 대면 토론 참가자 200명에 선정되지 않은 주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토론을 병행한다. 온라인 토론은 사전토론회와 민회 대토론회 일정에 맞춰 진행되며 대상자는 문자로 전달받은 인터넷 주소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이동구 기자 donggu@hani.co.kr

영등포구청사 전경. 영등포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