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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이 맞는 힘겨운 여정 든든한 동반자 될게요”

사람& 이혜경 강서구 건강관리과 주무관

등록 : 2026-07-02 11:22
이혜경 주무관이 민원인에게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서구 제공

저출산과 고령화가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임신과 출산뿐 아니라 난임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3년마다 내놓는 ‘2024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16.8%가 난임을 경험했다. 난임시술 등을 통해 임신한 경우는 약 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난임 경험자 중약 65%가 난임 검사를 받았고 이 중 시험관아기 시술, 자궁 내 인공수정, 배란유도 등 난임시술을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약 76%였다. 이들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물론 경제적 부담이나 직장 문제도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강서구(구청장 진교훈)가 지난 6월19일 ‘강서형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사업’으로 보건복지부 주관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장관상은 강서구가 유일하다.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이혜경 강서구 건강관리과 주무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의약 난임치료 분야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게 됐는데 강서구의 지역적 특성은 무엇인가?

“출생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6년 5506명이던 출생아 수가 2025년에는 2885명으로 48% 감소했고, 2015년 대비 2024년 여성 난임인구는 2633명에서 2738명으로 4%, 남성 난임인구는 1033명에서 1537명으로 49% 증가했다. 출생은 줄고 난임은 늘어나는 이중적 위기 상황이 사업 추진의 핵심 배경이 됐다. 강서구는 조선 명의 허준 선생의 고장으로, 매년 허준축제를 열며 주민들이 한의약에 더 친숙한 정서를 갖고 있다. 또한, 허준박물관, 허준테마거리, 허준 근린공원 등 한의약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한의약자원과 전문성을 보유한 대한한의사협회도 이곳에 있다. 게다가 강서미라클메디특구 조성을 계기로 강서구와 한의사회 사이에 상시협력 네트워크가 아주 잘 갖춰져 있다.”

-20년간 난임 지원사업을 해온 결과 얻은 시사점은 무엇인가?


“그동안 지원은 양방 중심의 인공·체외수정에 치우쳐 있었다. 2019년부터 주민들의 관심과 요구를 반영해 ‘서울시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사업’이 도입됐으나 지원 대상이 ‘원인 불명의 난임 진단자’와 ‘만 45살 이하 여성’으로만 제한돼 있었다. 난소 기능 저하나 남성 요인 등 구체적 원인이 있는 난임 부부나, 45살 이상 고령자는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탄생한 것이 바로 ‘강서형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사업’이다.”

-‘강서형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사업’을 소개하면?

“난임 진단 범위를 대폭 완화하고 연령 제한을 과감히 폐지했다. 또한 의과와 한의과 치료를 순차적으로 병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난임 부부들이 치료 경로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원인불명 외 난임’까지 진단 대상을 넓혔다. 이어 주민들의 접근성과 선택권도 확대했다. 관내 지정 한의원을 기존 11곳에서 28곳으로 두 배 이상 늘렸고, 양방 난임시술과 한방 치료를 병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각자 상황에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신체적 치료에만 그치지 않고 난임 부부의 마음까지 챙겼다. 정서적 안정을 돕는 ‘난임치유 숲 프로그램’과 우울감 고위험군을 위한 ‘일대일 마음건강 심리상담’을 함께 운영해 촘촘한 심리 지원망을 마련했다.”

-지원사업 결과 효과를 얻은 사례를 설명해달라.

“기존에 지원받지 못하던 분들, 예를 들어 난소 기능 저하와 배란장애, 남성 요인 난임 사례에서도 임신에 성공한 사례가 나왔다. 지난해 기준 치료를 마친 여성 12명 중 4명이 임신에 성공해 임신 성공률은 33.3%에 달했다. 또한 참여자의 사업 만족도 조사 결과 만족도 100%를 기록했다.”

-양의학과 한의학 협력 체계는?

“지난해부터 최소 1개월의 한의 치료 뒤 의과 난임시술(인공수정·체외수정)의 순차적 병행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이를 통해 대상자가 본인 상황에 맞는 최적의 치료 경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치료 방법의 자율성을 보장했다. 그 결과 한약만 복용 뒤 2건, 한약 복용 한 달 뒤 인공·체외 수정으로 2건의 임신이 성공했다.”

-지원 협의체 참여자로서의 소회는?

“협의체는 한의사 3명, 보건소 3명, 한의사회 3명으로 이뤄져 있다. 사업 초기에는 홍보 부족으로 대상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보건소와 한의사회, 현장 한의사들의 열정으로 다양한 온·오프라인 홍보를 통해 목표 이상을 달성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수치상의 목표 달성을 넘어 참여자들의 열정적인 논의와 제도 개선 덕에 실제 임신 성공률이 높아져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보람을 느꼈다.”

-난임치료 참여 희망자에게 해주고픈 말은?

“난임치료 과정은 단순히 신체적인 준비를 넘어 마음을 졸이며 기다려야 하는 길고 외로운 여정이다. 특히 기존 제도의 한계나 연령 제한으로 도움을 받지 못한 분들의 상실감이 크셨을 것이다. 이제 ‘강서형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사업’을 믿고 적극 참여를 권한다. 아이를 맞이하기 위한 그 힘겨운 여정에 강서구가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끝까지 함께하겠다.”

-향후 한의학 난임치료 지원 확대 방향은?

“난임 한의 치료의 신뢰를 더 높이고 효과를 적극 알려나가겠다. 임신 성공률과 출산율 등 핵심지표를 지속 수집·분석하고, 난소기능 저하와 남성 요인 등 다양한 사례 데이터를 축적해 치료 효과의 객관적 근거도 마련하겠다. 특히 의과와 한의과를 아우르는 상시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더 공고히 해 외부 환자를 유치하는 의료관광 모델은 물론, 글로벌 의료 거점 도시이자 구민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공공의료 안전망으로 비전을 확장해나가고 싶다.”

이동구 기자 donggu@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