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서울&] “어르신 인생 담는 일 계속해야죠”
사람& 도봉구민 장수사진 촬영 배상덕 참사랑사진관 대표
등록 : 2026-05-21 10:57 수정 : 2026-05-21 12:53
배상덕 대표가 참사랑사진관 스튜디오에서 활짝 웃고 있다.
장수사진 촬영 모습.
얼굴의 미묘한 변화가 곧 그 사람이 걸어온 개인의 생생한 역사라는 생각에 그는 자기 모습을 40대 중반부터 매년 빼놓지 않고 카메라에 담아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스무 장이 훌쩍 넘은 제 사진들을 가끔 꺼내 보면, ‘그때보다 지금 표정이 더 좋아졌구나, 이땐 참 힘든 시기였지’ 하고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고 했다. 사진을 통해 과거의 나를 마주하면 당시의 고생과 미묘한 감정 변화까지 고스란히 되살아나는데, 그 묵직한 경험은 단순히 거울을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성찰의 깊이를 준다는 것이다. 개인의 역사를 기록하는 그의 카메라는 자연스럽게 ‘가족’이라는 더 큰 울타리로 확장된다. 그가 운영하는 스튜디오의 이름이 다름 아닌 ‘참사랑사진관’인 이유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스튜디오 벽면을 가득 채운 다채로운 가족사진들을 바라보며 그는 “과거에는 조부모부터 손주까지 대가족이 부대끼며 사는 집이 흔했지만, 지금은 다들 파편처럼 흩어져 살아 가족의 진정한 의미가 점점 옅어지고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거실 한가운데 걸린 화목한 가족사진 한 장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우리 가족’을 인식하게 돕는 정서적 뿌리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지침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먼저 떠난 배우자 사진과 본인 사진을 가져와 함께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사랑하는 이가 곁에 숨 쉬고 있을 때 사진 한 장 남겨두는 일이 얼마나 귀하고 절실한 일인지 새삼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일본에서 아날로그 사진을 전공한 뒤 디지털 시대로의 급격한 전환을 온몸으로 겪으며 지금까지 업을 이어왔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비약적인 발전과 보급으로 일부에서는 동네 사진관을 사양 업종이라 부르지만, 그는 가족의 혼이 담긴 ‘작품성 있는 기록’에 대한 본질적인 수요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최근에는 그가 평생의 꿈으로 삼은 ‘가장 화목한 가족사진을 찍는 따뜻한 공간’을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 사진관 운영과 더불어 동대문 인근에서 ‘모참찌’라는 수제 과일 모찌 사업을 새롭게 병행하는 등 치열한 생존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삶의 고단함과 급변하는 세파 속에서도 꿋꿋하게 사진관의 조명을 밝히는 배상덕 대표. 그는 오늘도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거울 앞에서 주름을 헤아리던 어르신을 향해 따뜻한 주문을 건넨다. “오늘이 어르신 인생에서 가장 눈부시고 젊은 날입니다. 카메라 보시고 가장 환하게 웃어보세요!” 글·사진 이동구 기자 donggu@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