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바 기브온을 창업한 양혜리 대표가 남편 이효재씨와 함께 가게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는 혹독하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창업을 준비하는 데 평균 11.9개월이라는 시간과 약 9895만원의 적지 않은 자본을 투입하지만, 새로 문을 연 업체 3곳 중 1곳은 1년 안에 폐업의 쓴맛을 본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일반 신생기업의 1년 후 생존 비율은 64.4%에 불과하다.
하지만 1년 생존율을 무려 93.1%까지 끌어올린 이들이 있다. 바로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체계적인 ‘창업 종합지원’을 받은 소상공인들이다. 창업가 3명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보니 이들의 공통점은 전문성과 의욕에 그치지 않고 ‘철저한 실전 준비'와 이를 가능하게 해준 ‘전문가의 도움'에 있었다.
은행 문턱 못 넘던 5년 경력 단절, ‘프렙 아카데미’ 통해 뚫다-기브온 카페인바 양혜리 대표
충무로 골목에 자리 잡은 ‘기브온 카페인바'. 커피가 맺어준 인연으로 만난 양혜리(38) 대표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2006년부터 바리스타로 일하며 식음료(F&B) 업계 잔뼈가 굵은 양 대표였지만, 임신과 출산으로 5년간의 경력 단절을 거친 뒤 다시 창업을 결심했을 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양 대표는 “여성 개인 창업으로 은행 대출을 알아보니 2천만원도 안 나온다고 했다. 아무리 알아봐도 3천만원 이상 대출받을 방법이 없어 막막했다”며 당시의 절망감을 회상했다. 취업 위주의 경력 단절 여성 지원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창업을 꿈꾸는 양 대표와는 맞지 않았다.
양 대표를 구한 것은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청년 외식업 창업 교육인 ‘프렙 아카데미’(PREP Academy)였다. 주 4일, 매일 8시간씩 3개월간 진행되는 교육은 강도가 무척 높았다. 실전 교육을 이수한 양 대표는 마침내 최대 7천만원의 창업 자금 보증을 받을 수 있었다.
지원은 자금만이 아니었다. 강도 높은 실전 교육을 통해 체계적 창업 준비에 큰 도움을 받았다. 양 대표는 “권리금이 없는 상권을 찾느라 1년을 돌아다녔는데, 전문가들이 상권 분석을 철저하게 검증해줬다. 유동 인구와 주거 인원을 계산해 스스로 브리핑하도록 훈련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동기 20명과 수시로 사업계획서를 발표하며 신랄한 피드백을 주고받은 실전 훈련 덕분에 마침내 2024년 비수기인 겨울 개업에도 불구하고 양 대표의 카페는 1년 만에 목표했던 월 매출 1천만원을 달성하며 계획대로 순항 중이다. 아직 구상 단계지만 광화문에 새 가게를 낼 의욕도 갖고 있다.
양 대표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단호하게 조언했다. “식음료 업계에는 요리 실력만 믿고 쉽게 창업하는 분이 많은데, 99%가 겨우 버티고 1%만 돈을 버는 구조다. 절대 자신의 감을 100% 믿지 말고 무조건 전문가의 손을 잡아야 한다. 프렙 아카데미를 아는 것만으로도 이미 창업의 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저트카페를 성공적으로 창업한 뒤 프랜차이즈 족발집까지 연이어 문을 연 더반베이크샵 박철순 대표.
10년차 파티시에도 막막했던 경영, ‘동기 네트워크’로 돌파-더반베이크샵 박철순 대표
송파구의 ‘더반베이크샵' 박철순(30) 대표는 조선호텔 디저트 파트 등에서 10년간 파티시에로 근무한 베테랑이다. 3년간 직장 생활과 창업 준비를 병행할 만큼 철저한 과정을 거쳐 창업했지만, ‘경영'은 생소한 영역이었다. 제품력은 자신 있었음에도 디자인, 마케팅, 상권 분석 등 다른 영역에서는 큰 한계를 느꼈다.
박 대표에게 프렙 아카데미가 준 가장 큰 선물은 ‘객관적인 상권 분석'과 ‘동기들과의 시너지'였다. 그는 “틈나는 대로 자전거를 타고 송파, 강동, 구의까지 열 군데 넘는 상권을 직접 보러 다녔는데, 상권 분석 전문가와 동행하며 어떤 식으로 상권을 봐야 하는지 현실적인 원리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디자인을 현업으로 하던 프렙 아카데미 동기와 서로 재능을 교환해 우리 가게의 브랜드 로고와 팸플릿을 완성했다”며 “다양한 현업 경험을 가진 동기들과의 간접 경험과 교류가 엄청난 자산이 됐다”고 덧붙였다.
예상치 못하게 초과한 초기 창업 예산 역시 재단의 7천만원 자금 보증 덕분에 무사히 방어할 수 있었다. 성공적인 오픈 뒤 박 대표는 프렙 아카데미에서 얻은 ‘상권 분석과 경영 노하우’에 자신감을 얻어 이종 업종인 프랜차이즈 족발집을 연이어 오픈하고 새로운 디저트 브랜드까지 구상하며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프렙 아카데미는 100%의 열정으로 주변에 추천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창업은 항상 가시밭길이니 배울 기회와 여건이 된다면 하나라도 더 배워야 넘어지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재단은 소상공인의 ‘비빌 언덕’…언제든 맘 편히 찾아주시길”
맞춤형 자금·컨설팅 원스톱 지원
초보 창업의 든든한 페이스메이커
마장동 우시장에서 정육 관련 기본기를 5년 동안 닦은 뒤 무하누를 창업한 서무혁 대표.
마장동 5년 내공의 20대 사장님, ‘일대일 컨설팅’ 으로 마케팅 장벽 넘다-무하누 서무혁 대표
서초구의 정육점 ‘무하누' 서무혁(25) 대표는 젊은 나이임에도 마장동 우시장에서 5년 이상 뼈를 깎는 발골 작업을 하며 고기에 대한 탄탄한 기본기를 쌓았다. 품질과 가격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지만, 막상 강남 오피스텔 상권에 6개월 전 자신의 가게를 열고 나니 ‘홍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20대 청년 창업가에게 가장 절실했던 자금 조달 역시 재단을 통해 상담받고 보증을 통해 해결했지만 마케팅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서 대표는 “고기 품질은 자신 있었지만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조차 우리 가게가 있는 줄 몰랐다”며 창업 초기의 막막함을 털어놓았다.
그의 돌파구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일대일 자영업 컨설팅'이었다. 서 대표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부터 총 4회에 걸친 밀착 지도를 받았다. 카카오톡 채널 만들기부터 인스타그램 활용법, 네이버 플레이스 최적화 등 필수적인 소셜마케팅 전략을 전수했다. 컨설팅 이후 마케팅에 눈을 뜬 그는 어느 정육점에서나 제공할 법한 파채 서비스 대신 차돌박이나 육사시미를 서비스로 챙겨주는 자신만의 무기를 앞세워 빠르게 단골을 늘려가고 있다. “서비스에도 가격표를 항상 붙여드립니다. 얼마큼의 가치를 드리는지 고객이 파악할 수 있도록요. 그랬더니 서비스에 만족한 분들이 그걸 구매하는 성과로 이어지더라고요.”
서 대표는 “자신의 자금만으로 완벽히 창업이 가능한 사람은 드물다. 무료로 컨설팅을 해주고 저금리로 자금까지 지원해주는데 안 받을 이유가 없다”며 “새로운 걸 배울 수 있으니 재단의 지원은 받을 자격이 되는 것은 모두 다 받아야 한다”고 강력히 추천했다.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문을 두드리세요”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소상공인들이 막막한 현실 앞에서 혼자 끙끙 앓기보다 이 세 청년처럼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험난한 창업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가장 확실한 생존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박장혁 사업전략부문 상임이사는 “초기 자금 마련부터 낯선 분야인 세무·회계, 상권 분석까지 홀로 감당하려다 지치는 예비 창업주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재단은 단순한 보증 기관을 넘어 생존율 93%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페이스메이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먼저 장벽을 느끼는 ‘자금 조달'에 대해 ‘맞춤형 창업자금'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재단의 일반교육만 이수해도 최대 5천만원, 심화교육까지 마치면 최대 7천만원(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적용)까지 지원 한도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요식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 대해서는 더 철저한 실전 준비를 당부했다. “요리 솜씨만 믿고 외식업에 뛰어드는 것은 맨몸으로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며 만 19~39살 청년을 위한 실전형 창업교육 기관인 프렙 아카데미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3개월간 상권 분석부터 전문가 일대일 코칭, 뼈아픈 소비자 품평회까지 무상으로 훈련받을 수 있으며, 수료 후에는 최대 7천만원 한도의 창업 보증 지원이 연계돼 매장 오픈까지 원스톱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창업의 길에 들어섰거나 준비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힌 이들을 위한 맞춤형 처방도 마련돼 있다. 박 이사는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다면 입지와 상권을 분석해주는 ‘일대일 창업컨설팅'을 먼저 신청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창업 후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 이미 성공한 선배 창업주가 멘토로서 매장으로 직접 찾아가 핵심 노하우와 실전 피드백을 전수하는 ‘현장 멘토링'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박 이사는 예비 창업자들을 향해 간곡한 당부의 말을 남겼다. “자격이 안될까봐, 혹은 절차가 복잡할까봐 지레짐작하고 망설이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모바일앱이나 서울시 소상공인 종합지원 포털(www.seoulsbdc.or.kr)을 통해 종합상담을 예약하면 현재 상황에 딱맞는 처방을 안내해드리니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하기보다 언제든 재단이라는 ‘비빌 언덕'을 맘 편히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글·사진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