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자매도시와 관광 대신 초중고생 ‘살아있는 수업’ 연다

등록 : 2026-03-26 12:42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가 자매도시를 교실 밖 배움터로 바꾸는 실험에 나섰다.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한 번 다녀오는 체험학습이 아니라, 자매도시 학교 학생들과 만나 함께 뛰고 만들고 토론하는 ‘살아있는 수업’을 해보자는 취지다. 구는 관내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2026년 자매도시 교류 프로그램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교육경비보조금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의 특징은 관광보다 교류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이다. 동대문구는 현재 경남 남해군, 충남 청양군 등을 포함한 국내 15개 자매·우호 도시와 교류하고 있다. 구는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학생들이 현지 자연과 문화를 보고 오는 데 그치지 않고, 자매도시 학교와 연계한 스포츠 데이, 생태 탐방, 문화·예술 프로젝트 같은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2025년 열린 휘경여중 국제대면교류 모습. 동대문구 제공

이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해 성과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구는 2025년 중학생 국제 대면 교류를 처음 시행해 5개 중학교에 총 1억 원을 지원했다. 일본·대만·싱가포르 학교와의 교류에 학생과 학부모 반응이 좋자, 올해는 그 경험을 국내 자매도시 교류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해외에서 세계를 배우는 데서 나아가 국내 다른 지역과 부딪치며 지역의 차이와 연결의 가치를 배우게 하겠다는 뜻이다.


구가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변화다. 서울 학생들이 농어촌 지역을 찾아 생활 방식을 체감하고, 현지 학생들과 같은 과제를 풀며 서로 다른 지역의 현실을 배우게 하려는 취지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같은 문제도 책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고민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선정된 학교에는 학교당 최대 1000만 원이 지원되며 방문 체류비와 프로그램 운영비, 현지 학교 연계 공동 교육 활동비 등에 폭넓게 쓸 수 있다. 구는 관광성 일정보다 교육 목적이 분명한 계획을 우선 검토할 방침이다.

이필형 구청장은 “자매도시와의 교육 교류는 학생들이 다른 지역의 삶을 이해하고 공동체 감각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교실 안에서만 배우기 어려운 협력과 공감, 융합의 힘을 현장에서 익힐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학생과 지방의 학생이 서로를 알고 연결되는 경험 자체가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앤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