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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서 유튜브 오디션 응모” ‘한류 생활 오케스트라’ 탄생
9월16~24일 제4회 서울국제생활예술오케스트라 축제
등록 : 2017-07-27 15:33
유튜브 오디션에서 뽑힌 29개국 62명이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오는 9월16~24일 열리는 제4회 ‘서울국제생활예술오케스트라축제’에서 연주하게 된다. 사진 가운데가 비올라 연주자로 뽑힌 모잠비크의 클레이드 로제리우 알파이뉴.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문화재단이 처음으로 공동주최하게 된 올해는, 세계 생활예술 음악인들의 축제로 판을 키워 전 세계 아마추어 연주자 60여명을 선발해 다국적 오케스트라인 서울국제생활예술오케스트라(SICO·시코)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국내외 아마추어 연주자를 대상으로 유튜브 오디션을 열었다. 지원 동기를 담은 동영상과 5분 동안의 자유곡 연주 동영상을 심사해 아프리카 5명, 유럽 12명, 북미 8명, 중남미 11명, 중앙아시아 2명, 동아시아 8명, 한국 16명 등 29개국 62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왕복 항공료와 국내 체재비를 지원받는다. 유엔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이자 스위스 제네바 음악원 실내악 교수인 앙투안 마르기에가 초대 상임지휘자로 ‘시코’를 이끌고, 다섯 차례의 리허설과 시사회(쇼케이스) 공연을 거쳐 9월23, 24일 두 차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유엔 세계 시민의 날’인 9월21일에는 공연과 함께 전 세계 시민이 예술의 주인공이 됨을 선포하는 ‘서울 생활예술 헌장’을 공동발표하고, 이를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알파이뉴는 “한국에 가서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정말 큰 사건이다. 축제에서 다른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이번 축제는 내 인생을 엄청나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네팔 카트만두에 사는 바이올린 연주자 피비 슈레스타(22)는 네팔 사람들에게 오케스트라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싶어 시코에 지원했다. ‘카트만두 유스 오케스트라’를 시작으로 ‘크레센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 ‘네팔·노르웨이 오케스트라’ 등에서 연주한 그는 현재 네팔의 유일한 현악 4중주단에서 바이올린 부수석을 맡고 있다. 네팔의 현악기 연주자들에게 희망이 되는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게 꿈인 슈레스타는 “지금까지 내가 연주하면서 느낀 오케스트라와 현악의 아름다움을 네팔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올린 수석으로 뽑힌 앨리스 팡(25)은 미국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하고 구글에서 ‘사용자 경험’(UX·유엑스)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유엑스’는 인터넷 환경에서 사용자의 느낌, 태도, 행동 등의 경험을 뜻한다. 자신의 업무를 ‘인터넷 이용자의 세상을 디자이너에게 번역하는 일’이라고 소개한 팡은 악보가 번역되어 음악이 되고, 지휘자가 흔드는 지휘봉의 움직임이 연주자에게 번역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과학·예술의 번역이 전 세계에서 오는 친구들과 함께 서울에서 일어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첼로 연주자로 뽑힌 유재욱(47)씨는 연주자의 통증을 치료하는 아티스트 클리닉을 운영하는 재활의학과 의사다. 지금까지 약 3000명의 연주자를 치료하며 음악 잡지에 치료법을 50여 차례 기고했다. 진료실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동영상을 유튜브 오디션에 제출해 눈길을 끌었던 그는 “다른 나라에서 온 동료 연주자가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통증이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박승현 서울문화재단 생활문화지원단장은 “각 나라와 공동체를 대표하는 다양한 국적의 아마추어 음악인으로 구성된 ‘시코’의 연주처럼 서울국제생활예술오케스트라축제는 시민 누구나 음악의 주체가 되고, 음악으로 자기 생각과 자신이 속한 사회의 지역성과 역사성을 표현하는 장”이라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