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증거
‘숨’ Jaye 지영 윤
등록 : 2025-07-31 12:58 수정 : 2025-07-31 13:20
‘Life N.01’ Mixed Media on Paper, 76.5×53.5㎝
봉사의 본질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역사회, 환경단체, 의료기관, 교육기관, 동물단체 등 활동 내용, 동기나 보람이야 제각각이라도 그 대상과 목표만은 명확한 공통점이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즉, ‘숨’이 있는 생명이 대상이고, 그들을 기쁘게 하는 게 목표라는 것. 호스피스 봉사를 가면 누구든지 사람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고 한 그의 말이 마음에 남았다. 그와 함께 여기저기서 들은, 사람을 고쳐쓸 수 있겠는가에 대한 난해한 문제라거나, 머리 검은 짐승에 관한 두려운 이야기며, 그러하니 사람에게는 희망을 가질 수는 없겠다는 절망 내지는 자조 섞인 결론들이 떠올랐다. 또 그와 반대로 극빈한 환경에서 자라 비극적 가정사를 겪은 ‘청춘의 상징’ 기형도 시인이 절망과 좌절을 노래했지만, 개인적 고통의 본질을 탐구하여 마침내 냉혹한 현실을 담담히 직시하면서도 절망을 딛고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라고 선언한 것도 스쳤다. 문득, 어쩌면 70세 그분의 봉사는 절망에 곁을 내어줌으로써 희망을 깨닫는 작업은 아닌가 싶었다. 그건 우리도 혹시 할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하니 함께 섣부른 말들을 농담처럼 나눴던 이들에게 말을 한 번 건네볼까도 싶다. 이제는 누구에게나 반드시 있는 반짝이는 빛을 찾아보자고, 그이가 기뻐할 일을 가끔은 몰래도 해보자고. 그 웃는 얼굴에 내 마음이 환해진다면, 그게 바로 선명한 희망의 증거 아니겠느냐고. 아예 내친김에 우리도 누구처럼 ‘소 한 번 같이 잡아보자’고. 글·그림 Jaye 지영 윤(‘나의 별로 가는 길’ 작가·화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