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숲에서 놀자” 더위 피하고 창의력 키우고

자연에서 놀고 배우는 서울의 유아숲 10곳

등록 : 2017-06-22 15:19 수정 : 2017-06-22 15:22
둘리유아숲체험장
폭염이라고? 아직 휴가는 멀고 일찍 찾아든 더위에 아이들과 함께할 공간이 없다고 말하지 말자. 몇 시간이 걸리는 교외를 찾지 않아도 내가 사는 자치구 누리집을 들여다보자. 집과 멀지 않은 곳에 유아숲이 있다. 갈아입을 옷과 모종삽 하나만 챙겨도 아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줄 수 있다. “아이들은 어디서든 잘 놀아요. 흙과 잎사귀, 나무토막 몇개면 온종일 행복해요.” 숲은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장소라는 게 유아숲 지도사들의 이야기다.

“삑, 삑, 삑….” 휴대폰이 요란한 소리를 낸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16일 오전. 도봉구 둘리유아숲체험장(쌍문4동 산82, 02-2091-3756)에 모인 복향선교어린이집 아이들은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늘이 드리워진 숲의 온도는 섭씨 25도를 넘지 않았으니.

초안산공원 반딧불이 유아숲체험장
아이들의 창의력 높이는 쉼터 겸 배움터

조신혜(44) 유아숲지도사의 동작을 따라 체조를 마친 아이들의 눈길이 조 지도사의 손에 모였다. 조 지도사는 채집해둔 ‘깡총거미’를 아이들 손에 올려놓는다. 거미는 아이 손에서 깡충 뛰어 옆 친구의 옷자락에 매달린다. “까르르” 초록 숲을 가득 채우는 아이들 웃음소리는 산책 나온 이웃 어른들까지 웃음 짓게 한다. 이어지는 거미놀이. 밧줄은 거미줄이 되고 눈을 가린 한 아이는 거미가 된다. 친구들은 거미를 피해 밧줄 사이를 요리조리 도망 다닌다. “안 돼! 거기로 가면 잡혀. 이리 와.”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서로 돕는 법을 배운다.

대모산공원 유아숲체험장
어린이집 교육 장소로도 안성맞춤

유아숲은 평일에는 인근의 어린이집 등 유아 관련 기관들의 교육 장소로 이용된다. 200시간가량의 전문교육을 받은 유아숲지도사가 아이들의 교육을 돕는다. 평일 오후와 휴일에는 가족이나 단체도 유아숲을 이용할 수 있다. 지자체별로 주말과 휴일에 가족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17일 토요일 도봉구 초안산근린공원 반딧불이 유아숲체험장(창동 산 24, 02-879-6524)에서도 가족 프로그램이 한창이었다. “이리 숨어. 엄마가 복수해줄게.” 장유정(38·방학동)씨가 물총놀이를 하다 울음을 터뜨린 송원제(5)군의 편이 돼 물총을 발사한다. “으아….” 결국 형 원준(7)군이 도망치자 원제는 의기양양해진다.


“아빠! 벌레 잡으러 가자!” 송민지(5)양이 아빠 송규호(38·공릉동)씨의 손을 이끈다. 처음 만나 친구가 됐다는 권지효(5)양도 처음 본 아저씨를 스스럼없이 따라나선다. ‘밧줄놀이장’에서는 이제 걸음마를 배운 아기가 아빠를 넘어뜨리며 논다.

청룡산 유아숲체험장
올해 안에 106곳, 2023년까지 400곳으로

페터 헤프너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취학 전 숲 교육은 아이들의 동기부여, 인내력, 집중력, 사회성, 수업참여도 등에 긍정적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덴마크에서는 1950년에 숲 교육이 시작됐지만 우리나라는 2011년 관악구 청룡산에 유아숲체험장이 만들어진 게 처음이다. 이후 빠르게 늘어나 2016년 현재 서울의 유아숲은 41곳에 이른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유아숲을 106곳으로 늘리고 2023년까지 40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추천 유아숲체험장 10곳

삼청공원 유아숲체험장

‘세 가지의 숲, 또 하나의 즐거움’을 주제로 놀이와 쉼터 공간인 ‘동심의 숲’ ‘숲속의 숲’과 ‘물의 숲’으로 구성돼 있다. 숲속도서관도 인기다.

위치: 종로구 삼청동 산 2-1 일대(북악산) 문의: 02-2148-2844

동막골 유아숲체험장

신갈나무와 서어나무 등 낙엽활엽수림이 울창한 수락산 자락에 마련돼 있다. 계곡과 연못, 습지 등이 있어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도 좋다.

위치: 노원구 상계동 산 155-1 일대(수락산) 문의: 02-2116-3966

영축산공원 유아숲체험장

야외 활동이 부족한 도심 주택가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체험장. 자연친화형으로 설계된 시설이 아이들의 자연학습 활동을 돕는다.

위치: 노원구 월계동 산 131 일대 문의: 02-2116-3966

서오릉공원 유아숲체험장

구파발역 인근 탑골생태공원의 생태연못과 체육시설 등 기존 시설을 활용해 유아숲체험장으로 꾸몄다. 가족 단위 휴식형 나들이에 알맞다.

위치: 은평구 진관동 390 일대 문의: 02-351-8005

인왕산공원 유아숲체험장

인왕산 메타세쿼이아 숲속에 만들어 분위기가 독특하다. 경사놀이터, 밧줄다리 등 다양한 체험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개미마을 벽화도 인기다.

위치: 서대문구 홍제동 산 1-1 일대 문의: 02-330-1907

상암공원 유아숲체험장

2011년 두꺼비 떼의 이동 장면이 목격돼 ‘두꺼비 로드’라는 이름을 갖게 된 상암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산지형 구조를 그대로 살려 체험장을 꾸몄다.

위치: 마포구 상암동 1693 일대(상암산) 문의: 02-3153-9554

신정산 우렁바위 유아숲체험장

계남근린공원 안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좋다. 계곡, 연못, 습지 등 물이 풍부하고 뛰어놀기 좋은 넓은 공간, 숲속 도서관 등을 갖추고 있다.

위치: 양천구 신정동 621 계남근린공원 문의: 02-2620-3570

청룡산 유아숲체험장

햇빛이 잘 들지 않을 정도로 푸른 숲과 계곡, 연못, 습지 등 물이 풍부하다. 토·일요일마다 청룡산 생태 숲길 여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위치: 관악구 관악로5길 91-42 문의: 02-879-6523

대모산공원 유아숲체험장

식생이 풍부한 대모산의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 장승 만들기, 꿀벌의 수분 놀이, 해님 밧줄놀이 등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위치: 강남구 일원동 436-6 일대 문의: 02-3423-6256

종달새 유아숲체험장

1034종의 동식물 종이 살 정도로 자연환경이 좋은 일자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허브천문공원과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과 가깝다.

위치: 둔촌동 산 102-4 일대(일자산) 문의: 02-3425-6444

글·사진 윤승일 기자 nagneyoo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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