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대치동 현대아파트에서 열린 강남구 ‘아파트 드림팀’의 첫 현장 컨설팅에서 가장 바빴던 사람은 단연코 양한성(사진) 강남구 공동주택관리팀장이었다. 양 팀장은 행사 준비는 물론 당일 사회도 맡았다. 컨설팅에서는 대치동 현대아파트의 관리비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사전 분석을 바탕으로 30여명의 전문가 풀에서 적절한 전문가를 골라 ‘드림팀’을 구성한 것도 양 팀장이다.
“강남구가 아파트 관리비 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선 것은 구민들의 아파트 거주 비율이 78%로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는 “강남구 전체가 올해 주민들이 관리비 절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자는 각오로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어떤 지자체도 실시하지 못했던 150세대 이상 전체 아파트 단지에 대한 현장 컨설팅을 계획한 것도 이런 각오의 반영이라 한다.
양 팀장은 ‘현장 컨설팅’의 필요성 중 하나로 우리나라 아파트 관리비의 폐쇄성을 꼽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 관리비를 자세히 공개하는 시스템이 전무합니다.” 여기에는 입주자대표회의, 아파트 주민, 지자체 모두 책임이 있다고 한다.
“일부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잡수입을 용도에 맞게 쓰지 않고 몇몇 임원들이 나눠먹기 식으로 처리하기도 합니다.”
이를 바로잡아야 할 주민들은 관리비에 무관심하고 무지한 경우가 많다. 지자체 또한 아파트 관리비 문제가 ‘사적 영역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방관해왔다.
양 팀장은 이런 폐쇄성을 깨는 것이 우리나라 아파트 관리비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강남구는 이를 위해 먼저 올해 초 20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관리비 문제를 시범 조사했다. 이를 통해 세대별로 연간 43만8000원의 관리비를 줄인 도곡동 대림아크로빌의 모범 사례도 발굴해냈다.
양 팀장은 “현장 컨설팅으로 더 좋은 모델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별 아파트 단지를 컨설팅하면서 나온 아이디어를 모아 대·중·소 아파트 단지별로 참고할 만한 관리비 인하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파트 주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컨설팅 대상 아파트 중 모범 사례에 대해서는 포상도 하고 인센티브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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