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어이 피어나는 꽃처럼
등록 : 2025-04-10 13:39
게다가 풍성하다. 철쭉동산이 자리한 불암산 힐링타운에는 사계절 내내 나비를 만날 수 있는 나비정원, 심신을 치유하며 숲의 정취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산림치유센터, 정원문화를 선도하는 정원지원센터, 불암산 전체를 조망하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카페 포레스트(4rest), 장애인도 엘리베이터로 오를 수 있는 전망대까지 다양한 시설이 함께 조성돼 있다. 지난해에는 여기에 피크닉장이 개장됐고, 올해는 갤러리 아트포레까지 추가되어 한나절의 온전한 힐링 프로그램이 빼곡하다. “버려진 땅을 재생하여 모두에게 개방된 가까운 공간, 천혜의 자연 자원을 도시의 삶에 가까이 끌어와 주민들의 일상에 녹여내는 공간. 그곳에서 누리는 문화와 쉼.” 이렇게 요약할 수 있는 것이 지난 6~7년 동안 노원구가 꾸준히 해온 정원도시의 지향점이다. 당현천과 우이천 벚꽃이 벌써 져버렸어도, 초안산 수국이 아직 만개하지 않았어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 철쭉이 가장 멋진 순간, 당신 봄날의 가장 멋진 순간을 장식해줄 ‘불암산 철쭉제’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모두를 위한 여가 공간’인 불암산 힐링타운은 이 기간 ‘여가의 모든 것’이 된다. 동화나라 야외도서관, 버스킹과 퍼포먼스 공연, 목공예 체험 같은 즐길거리들이 꽃, 나무, 나비와 같은 볼거리들과 어우러져 불암산 한편을 가득 메운다. ‘불암산 철쭉제’는 문화도시 노원의 5대 대표 축제 중에서 가장 먼저 찾아오는 행사다. 한 해의 축제를 시작하는 철쭉제에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역동적인 몸짓과 휘황찬란한 조명이 없이도 자연의 특별한 힘이 맥박을 뛰게 한다. 자연과 문화의 어우러짐이 가장 돋보이는 철쭉제는 문화 불모지 노원이 왜 문화도시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지, 곳곳에서 펼쳐지는 정원도시 조성에 노원이 어떻게 앞서 나가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에 따르면 웃음은 전염성이 있다고 한다. 활짝 핀 철쭉은 활짝 웃는 사람을 닮았다.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라며 억지로라도 웃자고들 하는데, 자연이 선사하는 웃음을 함께 누려보면 어떨까. 봄볕이 꽃을 웃게 하고 꽃은 사람을 웃게 한다. 다 같이 웃고 있으니 쑥스러워 말고 함께 웃어보라며 나비들도 날갯짓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지난해 봄 불암산 철쭉동산에 철쭉이 활짝 핀 모습. 노원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