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속 직박구리를 찍어보실래요?

등록 : 2016-04-06 18:59 수정 : 2016-04-27 15:37
<한겨레> 자료사진

봄볕이 완연하다. 산으로, 강으로, 공원으로 나들이가 크게 늘었다. 자연스레 나무나 꽃, 새에 눈길이 간다.  

여기서 퀴즈 하나. 서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새는 뭘까? 참새나 까치를 떠올리기 쉽지만, 답은 직박구리(사진)다. 직박구리? 최근 어디선가 들어본 단어다. 맞다. 화제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직박구리 폴더’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탔다. 컴퓨터에 새로 폴더를 만들면 ‘뻐꾸기’ ‘딱따구리’ ‘직박구리’ 같은 조류 이름의 폴더가 생성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이름이 드라마나 예능에서 야한 동영상의 저장고를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2000~2012년 서울을 대상으로 한 생태조사 보고서에 나오는 조류의 종과 출현 지점을 정리한 결과, 서울에서 출현 빈도가 가장 높은 새가 바로 직박구리였다. 직박구리의 관찰 횟수는 모두 435회였다. 그다음은 까치로, 직박구리의 출현 빈도를 100으로 했을 때 까치는 99.5였다. 까치의 뒤는 참새(99.1), 박새(79.8), 멧비둘기(64.8), 쇠박새(50.1) 등의 순이었다.  

직박구리(분류 참새목 직박구리과)는 대표적인 텃새로, 몸길이가 27㎝ 정도다. 참새보다 훨씬 크고 까치보다는 조금 작은 셈이다. 몸 전체는 잿빛을 띤 어두운 갈색이지만 머리는 파란빛이 도는 회색이다. 예전에는 참새만큼 눈에 흔히 띄지 않았는데, 도시에 감나무나 벚나무 같은 유실수를 많이 심으면서 직박구리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직박구리가 열매를 먹고 살기 때문이다. 물론 벚꽃도 먹는다.  

서울연구원 집계에서 확인된 조류는 모두 233종으로, 산 중에선 북한산에서 137종이 관찰돼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불암산 85종, 남산 62종, 대모산 49종 등이다. 하천의 경우엔 한강이 122종으로 1위였으며 중랑천(74종), 탄천(74종), 청계천(43종) 등이 뒤를 이었다.  

도시의 조류 분포는 도시의 생물다양성과 건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받는다. 서울연구원은 새가 많이 나타나는 도심 환경 유형으로 녹지의 관리 강도가 높은 곳보다 낮은 곳, 연속녹지가 조성돼 있는 곳, 식이식물이나 고목 등이 있는 곳, 인위적 영향이 적은 일정 규모의 녹지가 조성돼 있거나 인접한 곳 등 4가지를 꼽았다. 송인주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장은 “도심에 새가 많이 서식하게 하려면 이런 특성을 고려한 환경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봄 벚꽃 나들이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게 사진이다. 벚나무 아래서 추억을 카메라로 담는 게 급한 일이지만, 여유가 있다면 직박구리를 찍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직박구리는 다른 새보다 겁이 없어서 인기척에 그다지 놀라지 않는다고 한다.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