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소통 은평 우리가 만듭니다”
침묵하는 의견 듣는 퍼실리테이터 지역사회 소통 도와 협치 큰 도움
등록 : 2017-03-23 16:08 수정 : 2017-03-23 19:21
은평 주민참여 지역발전회의에 참여한 주민들이 18일 낮 은평구 진관동 메뚜기다리 인근 인공폭포 정자에서 주민 참여예산위원회 현장회의에 참가해 지역 현안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을 의견지에 적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전용희(사진 맨 오른쪽) 퍼실리테이터가 18일 낮 은평구 진관동 메뚜기다리 인근 인공폭포 정자에서 주민 참여 예산위원회 현장회의에 참가한 지역주민들과 함께 지역 현안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들을 중재하고 있다.
‘소통 촉진을 위한 효과적인 질문법’과 ‘수렴과 결정을 돕는 도구’ ‘문제 및 갈등 해결’, 지역 현장실습까지 포함된 교육을 수료한 전씨는 지난해 겨울 수색동에서 퍼실리테이터로 첫 활동을 시작했다. 도시재생에 관한 주민 간 워크숍과 공모사업 의제 발굴을 돕는 일이었다. 교육을 함께 수료한 이들도 힘을 보탰다. 퍼실리테이터가 참여하는 새로운 진행 방식에 주민들은 크게 만족했다. ‘이런 것도 채택이 될까?’라며 의견을 내지 못했던 ‘깨끗한 거리 만들기’도 사업에 선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교육을 수료한 17명은 ‘은평 소통 이룸’(이하 은소이)이란 모임을 만들었고, 현재 협동조합 설립 등을 모색하고 있다. 꾸준히 지역에서 활동하며 더 많은 퍼실리테이터를 길러내고, 교류를 통해 서로의 역량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은소이 회원들은 현재 은평구 참여예산과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등 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회의에 초청되어 소통을 돕고 있다. “저희는 지역에 전문성을 둔 퍼실리테이터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최종 목표는 은평구에 있는 5000여 명의 통·반장 모두가 퍼실리테이터가 되는 거예요. 그러면 행정이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바뀌겠죠? 우리가 꿈꾸는 공동체 정신이 살아 있는 민주적인 마을살이도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전씨는 모두가 행복한 은평구는 더 많은 소통으로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은평구 역시 퍼실리테이터 활동에 긍정적이다. ‘다양한 지역 문제 해결에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도 참여예산으로 퍼실리테이터 양성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요즘은 아이들과 대화할 때, 이래라저래라 하는 대신 아이들의 의사를 물어보죠. 사교 모임에서도 상대방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죠. 그래서인지 아이들과 다투는 일도 줄었고, 주변 사람들과 말도 더 잘 통하게 됐어요.” 전씨는 교육 수료 후 가장 큰 변화를 ‘무한 애정의 경청’과 ‘대화를 끌어내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사진 강재훈 <한겨레> 선임기자 khan@hani.co.kr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