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서울

한 해 반려동물 유기, 서울만 8000마리

등록 : 2017-02-23 17:08
서울 시민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서울연구원의 동물복지지원시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에 17.2%였던 반려동물 사육 비율이 2016년에는 20.4%로 조금 늘어났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게 되는 이유를 묻자 ‘예쁘고 귀여워서 / 동물을 좋아해서’를 53.3%가 꼽았다. ‘우연히 생겨서 / 지인이 권해서’는 17.0%,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는 14.8%였고, ‘외로워서 / 가족이 필요해서’가 12.8%였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목적이 주로 애완(귀여워해주고 즐기는 것)이지만, 최근 들어 가족 구성원과 같이 평생 반려(짝이 되어 살아감)를 위한 목적도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서울 시민들은 반려동물로 대표되는 개와 고양이 중에 무엇을 선호할까? 보고서를 보면, 개만 기르는 경우는 73.4%이고, 고양이만 기르는 경우가 14.2%이다. 그리고 개와 고양이를 함께 기르는 경우도 12.4%에 이른다. 서울 시민은 개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지만, 고양이를 선호하는 비율이 최근에 많이 늘었다. 2004년에는 개만 기르는 경우가 95%이고, 고양이만 기르는 경우가 4%였던 것과 견주어보면 그 변화가 두드러진다.

2014년부터 반려동물 등록이 의무화되어 2015년 말 현재 전국에 98만 마리가 등록되어 있다. 반려동물이 늘어난 만큼 유기동물 수도 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통계를 보면, 전국적으로 8만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겼으며 서울 지역만 해도 9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어떤 어려움 때문에 동물을 내다버리는 것일까? 반려동물을 계속 기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묻자, ‘장기간 부재’를 25.9%가 꼽아 가장 많았다. 이어서 경제적 문제가 11.6%, 개인적 사정이 11.6%, 이웃 피해가 8.2%, 거주 공간의 문제가 6.2%를 차지하고, 위생 문제가 6.2%, 가족의 반대가 3.8%를 차지한다.

출장이나 여행 같은 장기간 부재 시기 그리고 이웃 피해와 거주 공간의 문제 등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그동안만이라도 반려동물을 맡아줄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설문 결과다.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을 내다버리지 않고 함께할 수 있는 도시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늦었지만 서울시에서 동물복지지원시설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반려동물이 살기 좋은 도시가 시민이 행복한 도시이다.

이창현 국민대 교수·전 서울연구원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