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 해’가 뜹니다

최경주ㅣ서울시 문화본부장

등록 : 2023-12-21 15:00
2024년 1월1일 0시에 ‘제야의 종’ 타종과 함께 세종대로 한가운데에 떠오를 ‘자정의 태양’ 연출안. 서울시 제공

“지금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로 가득 찬.”

새해를 맞이하는 희망이 담긴 문장으로 자주 인용되는 오스트리아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의 말이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로 가득 찬 새해, 얼마나 기대되는가! 서울시는 요즘, 밝아오는 2024년 ‘새해맞이’의 순간을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세상에 없던’ 축제로 만들기 위해 한겨울 추위가 무색하게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금요일인 지난 15일 대망의 시작을 알린 ‘2023 서울윈터페스타’(이하 서울윈타)의 하이라이트 격인 31일 ‘제야의 종 타종 행사 & 자정의 태양’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서울윈타’는 ‘세상에 없었던 빛, 서울을 물들인다’라는 슬로건 아래 서울 도심 7개 공간을 10개 축제가 선보이는 ‘빛’의 향연으로 물들이고 있다.

먼저 ‘의식’처럼 경건하게 진행됐던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시민과 세계인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행사’로 변신한다. 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타종 행사가 축소 혹은 취소되며 중단됐던 시민대표 추천도 4년 만에 재개됐다. 한 해 동안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던 시민들에 대한 추천을 받았는데, 20일 남짓한 기간 200명 넘는 시민이 추천을 통해 타종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한 시민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절로 마음이 훈훈해졌다. 추천받은 시민들은 각 분야 전문가와 기자 등 18명으로 구성된 ‘타종인사 선정위원회’의 공정한 심사를 통해 ‘시민 안전’ ‘복지봉사’ ‘과학환경’ ‘교육’ ‘경제’ ‘문화예술’ ‘스포츠’ ‘글로벌’ 총 8분야로 나뉘어 선발돼 올해 ‘제야의 종’의 33회 타종을 담당할 새로운 얼굴이 된다.

이 외에도 올해 ‘제야의 종 타종 행사’는 세계인이 함께하는 ‘글로벌 새해맞이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서울경제진흥원이 주최하는 ‘2023 서울콘’과 연계해 서울콘에 참여하는 대표 글로벌 인플루언서 6명이 타종에 참여하는 것이다.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오랜 전통의 ‘서울 새해맞이 축제’에 글로벌 인플루언서를 직접 참여하도록 하여 서울의 매력을 전세계 구독자에게 널리 알리겠다는 목표다. 타종에 참여하는 인플루언서 6인의 구독자를 모두 더하면 1억3500만 명에 달한다고 하니, 명실공히 세계인이 함께하는 새해맞이 축제로 세계 대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2024년 새해가 밝았음을 알리는 ‘제야의 종’이 맑은 종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세종대로 사거리 한복판에 태양이 떠오를 예정이다. 일명 ‘자정의 태양’인데,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 해’가 떠오르는 극적인 연출로 지름 12m의 거대한 태양 구조물이 2023년의 어둠을 밀어내고 2024년 새해의 여명을 밝힐 예정이다. 보신각에서 세종대로로 이어지는 길목 곳곳에는 우리 전통 길놀이부터 군악대 연주까지, 퍼레이드를 진행하여 다채로운 볼거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물론, 그 바탕에는 ‘안전’을 최우선할 것이다. 이전에는 없었던 초대형 새해맞이 축제를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시민 편의에 만전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예로부터 ‘빛’은 어려움 뒤에 맞이하는 새로운 희망과 시작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많이 쓰여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서울에서 선보이는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빛’으로 희망찬 2024년 갑진년을 열어가시길 바란다.

최경주ㅣ서울시 문화본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