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역 주변을 바꾼 마을 카페 두 곳

주민들의 무대 ‘행복한이야기’와 ‘너른마루’

등록 : 2017-01-05 14:35 수정 : 2017-01-06 21:39
2014년 9월 ‘행복한이야기’에서 열린 캔들 나이트 행사 모습. 행복한이야기 제공

창동역이 달라졌다. 너른 통유리 창밖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창동역 주변은 발길이 내키지 않는 곳이었다. ‘우범지역’ 또는 ‘흉물’ 등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보다 못한 주민들이 나서서 창동역을 변화시켰다. 도봉구청은 환경 개선사업을 펼쳤다. 어둡고, 흉물이 쌓여 있던 공간이 마을 카페로 탈바꿈했다.

창동역에 두 개의 마을 카페가 날개를 폈다. ‘마을북카페 행복한이야기’(02-954-7145)가 2013년 6월 먼저 태어났다. ‘마을북카페’라는 수식어답게 책장이 넓고 크다. 책장은 2년 이내 신간과 인문학책 중심으로 채워졌다. 책을 보기 위해 카페를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졌다. 책과 카페의 행복한 만남이다.

4년째 하고 있는 캔들 나이트(행복한 불 끄기)도 이곳만의 행복한 월간 행사이다. 카페 안의 전등을 끄고 1시간 동안 촛불을 켠다. 숨 가쁜 삶의 플러그를 뽑고 느린 삶을 느껴보자는 취지다. 촛불 아래서 책을 읽거나 시를 낭송한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는 수시로 열린다. 박미경 대표는 “‘행복한이야기’는 ‘무대’ 같은 곳”이라며 “카페에서 우연히 만나고 교류하면서 마을의 다양한 재능이 주민들과 만날 수 있도록 무대를 제공할 기회가 만들어져서 좋다”고 말했다.

‘행복한이야기’ 건너편에는 ‘마을가족카페 너른마루’(02-998-5682)가 있다. 1년 뒤인 2014년 4월 만들어졌다. 이곳은 ‘마을가족카페’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가족처럼 서로를 위해 운영하는 공간이란 뜻이다. 이름답게 여느 카페에서 보기 어려운 너른 마루가 있다. 가족 각자가 방에서 나와 마루에 모이는 느낌이다. 주민들이 너른 마루에 함께 모여 정답게 얘기 나눈다.

초반에는 아이들이 마루에서 노는 소리에 시끄럽다며 불만을 표시하던 어르신도 있었다. 마루 역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은 물론 인권영화제, 음악회, 주민 전시회, 워크숍 등이 수시로 열린다. 이곳에선 커피나 음료를 마시고 영수증을 내면 500원씩 마을기금이 적립된다. 이은경 대표는 “‘너른마루’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나누는 공간”이라며 “당장 주머니를 채울 수 있는 돈보다 내일을 채울 수 있는 복을 버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결 밝아진 창동역 아래는 이렇게 마을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맞잡은 손으로 협동을 일구고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관계망이 형성되고 있는 덕분이다. 이들은 마을 카페가 필요한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김이준수 이피쿱 대표노동자 jslyd012@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