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광진구 배달앱, 점주-이용자 모두 윈윈”

광진구,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 신한은행 개발 배달앱 ‘땡겨요’ 지자체 최초 활용

등록 : 2022-01-2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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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1일 광진구 군자동의 배달전문점에서 점주 이승환씨가 광진형 공공배달앱 ‘광진구 땡겨요’로 들어온 배달주문서를 확인하고 있다. 광진형 공공배달앱은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를 활용하는데, 이는 지자체와 금융기관이 협력한 첫 사례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지자체와 금융기관 협력모델 첫 사례

점주는 부담 줄고, 이용자는 할인혜택

수수료 2% 최저수준, 광고비도 면제

구, 매달 1억원 상품권 15% 할인 판매

신한은행, 앱 개발과 가맹점 모집 맡아

“이용자와 가맹점 수 늘리는 게 관건”

‘땡겨요 주~문!’


지난 21일 오후 광진구 군자동의 한 배달 전문점에 주문이 들어오는 딩동 소리가 났다. 점주 이승환(36)씨는 음식점 주방에서 10여년 일을 배워오다 2개월 전 아시안 푸드 전문점을 창업했다. 이씨의 가게는 현재 배달앱을 네 개 이용한다. 결제 수수료에다 최근 배달료까지 올라 부담이 더 커졌다.

이씨는 한 달 전 수수료가 저렴한 광진형 공공배달앱 ‘광진구 땡겨요’ 광고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 가맹점 가입 권유 전화가 와서 원격으로 절차를 거쳐 가입했다. 이씨는 “아직은 초기라 하루 주문 건수가 두세 건 정도이지만 이용자가 늘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쿠폰 발행 등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땡겨요는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 동네 배달앱’ 슬로건으로 이용자와 가맹점주, 배달 라이더까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착한 플랫폼을 추구한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개발한 배달앱이다. 지난 14일 자치구 6곳(광진·관악·마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서비스를 공식 론칭했고, 올해 서울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자치구와 협약을 맺어 공공배달앱으로 연계된 곳은 광진구뿐이다.

1월14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광진구 땡겨요’ 협약식 모습. 광진구 제공

광진구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땡겨요’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구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경제 살리기에 힘을 쏟아왔다. 2020년 자체 배달앱을 개발하려고 추진한 적이 있으나 서울시 차원에서의 민관협력 기반 ‘제로배달 유니온’에 동참하기 위해 중단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의 고충은 더 커지고 배달 수요는 크게 늘고 있어 지난해 공공배달앱을 다시 추진했다.

광진구가 땡겨요를 광진형 공공배달앱으로 활용하게 된 데는 지역경제팀의 활약이 있었다. 지역경제팀은 공공배달앱 사업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땡겨요 앱을 알게 됐다. 신한은행 오투오(O2O, 온라인 투 온라인) 추진단을 직접 찾아가 협의했다.

정미현 지역경제팀 주무관은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소비자의 상생 취지를 잘 살린 배달앱이라 광진형 공공배달앱으로 연계할 수 있었다”고 했다. 구는 독자적으로 진행할 때 드는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 비용을 절약해 가맹점과 이용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땡겨요의 특징은 업계 최저수준인 2% 결제 수수료와 빠른 정산 서비스, 이용 금액의 최대 1.5% 적립과 지역사랑상품권 사용 등이다. 가맹점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도 받지 않는다. 가맹점과 라이더에게는 대출상품 특화지원 서비스가 제공된다. 업체 선호도는 만족 후기로 반영해 별점 평가에서 생기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인다.

‘광진구 땡겨요’는 지자체와 금융기관 협력모델의 첫 사례다. 신한은행은 앱 개발, 가맹점 모집, 서비스 운영을 맡는다. 광진구는 가맹점 수와 이용자 수를 늘려가기 위한 홍보와 함께 지원 사업을 펼친다. 협약식 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소상공인과 이용자가 상생하는 구조의 ‘땡겨요’가 시장에 조기 정착해 지자체와 금융기관 협력모델의 성공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진구는 땡겨요 전용상품권도 판매한다. 매달 1억원 규모인데 명절이 포함된 2월에는 2억원으로 늘려 발행한다. 15% 할인하는 예산은 구비로 확보했다. 매달 1인당 최대 5만원까지 살 수 있다. 신한은행 역시 쿠폰 발행에 쓸 수 있게 나눔지원금 30만원을 광진구 가맹점주들에게 지급한다. 현재 광진 땡겨요 가맹점은 1100곳이 넘는다.

광진구 땡겨요 시범 운영 때 참여한 이용자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구의동에 사는 30대 고대현씨는 평균 주 2회 배달 주문을 한다. 고씨는 한 달 남짓 땡겨요를 써봤다. “1인 가구다 보니 배달해 시켜 먹는 식비 부담이 꽤 크게 느껴지는데, 할인받아 산 지역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어 부담이 줄었다”고 했다. 리뷰를 쓸 때마다 포인트도 받고 공감을 누르고 팔로어가 되는 재미도 있단다. “요즘은 거의 땡겨요만 쓴다”는 고씨는 “가맹점 수가 더 늘고 다양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전국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배달앱은 수십 개에 이른다. 유형도 다양하다. 지자체가 직접 개발(경기도·대구 등)하거나 중소형 배달업체 연합(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또는 위메프 등 배달앱사와 연계(광주)하는 것 등이다. 공공배달앱 만족도가 높은 곳도 있지만, 이용자와 가맹점 수를 늘리지 못해 유명무실한 곳도 있다.

정미현 주무관은 “공공배달앱 활성화는 가맹점 수와 이용자 수를 늘리는 게 핵심이기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소 더디고 번거롭더라도 상생을 위한 공공배달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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