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성북구, ‘공공자원 개방·공유서비스’ 행안부 평가에서 전국 1위 차지

촬영 장비 대여·대관·유튜브 송출 지원…“코로나 시기 소통에 큰 힘”

등록 : 2022-01-06 15:28 수정 : 2022-01-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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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29일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 스튜디오에서 이승로 성북구청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돈암2동 주민자치회가 참여하는 화상회의가 열렸다. 화상회의에선 코로나19 시기 주민들이 체감한 구의 공유시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일상에서 공유 혜택 누릴 수 있도록

2015년부터 물건·공간 등 자원 개방

비대면 시대 온라인 활동 지원 넓혀

“자원 활용도 높여 정책 효능감 기대”

“우리 성북구가 전국 으뜸 공유도시로 평가받아 뿌듯합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말을 했다. 12월29일 오후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 스튜디오에서는 돈암2동 주민자치회가 참여하는 화상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센터는 아리랑시네센터, 성북어린이도서관과 함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2층 스튜디오에 돈암2동 주민자치회 지수일 회장과 성동주 분과장이 직접 나왔고, 동장 등 5명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성북구는 지난 연말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공공자원 개방·공유서비스 지방자치단체 실적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2020년 전국 2위에서 지난해엔 1위로 올라설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행안부의 공공자원 개방·공유 통합 포털 ‘공유누리’에 올라온 성북구의 공공자원 수는 1200여 건에 이른다.


돈암2동 화상회의에선 코로나 시기 주민들이 체감한 대표적인 공유시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지수일 회장은 “구청이 좋은 공유자원을 마련해 주민자치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지원해줘 고맙다”고 했다. 촬영 장비 대여와 스튜디오, 강당 대관 등을 여러 차례 한 성동주 분과장은 “코로나 시기에 정말 유용했다”고 했다.

지난 12월21일 정릉1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방역물품 공유 대여 창구에서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주민방역단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성북구 제공

온라인으로 참석한 차경환 돈암2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은 방역물품 공유 대여 서비스에 대해 얘기했다. 협의회는 지난해 7월 만들어진 돈암2동 민관합동 특별방역단에 참여해 주 4회 방역봉사를 해왔다. 차 회장은 “휴대용 분무기, 방역 약품, 소독제 등이 동 주민센터에 있어, 봉사 때 손쉽게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로 구청장은 “주민들이 동네를 위해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장비나 물품을 갖춰 놓는 건 자치구가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5월 어린이날을 맞아 장위1동 공유부엌에서 간식 만들기 프로그램이 열렸다. 성북구 제공

권순자 돈암2동장은 공유부엌에 대한 주민 반응을 전했다. “대형 조리기구 등이 갖춰져 있어 아파트 공동체 활동 지원사업에서 주민들이 재료만 갖고 와 이용해 편리하다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현재 성북구 8개 동에 공유부엌이 조성돼 있다. 장위2동 주민자치회는 공유부엌에서 지난 8월 이주여성 주민모임과 함께 ‘한·일 미소된장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구는 건축 중인 돈암1동 청사에 대형 공유부엌을 만들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예약제로 시간을 조정해 방역수칙을 지키며 운영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성북구는 ‘공유도시, 성북’을 내걸고 2015년부터 주민들이 일상에서 공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시책을 펼쳐왔다. 물건·공간·정보 등 자원을 개방하며 공유사업들을 이어왔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사업도 있었지만, 비대면 시대에 맞춰 온라인 주민소통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에 힘썼다.

12월29일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 돈암2동 주민자치회 성동주 분과장이 영상 장비를 빌리고 있다. 성북구 제공

실제 돈암2동 주민자치회는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 고가의 카메라 장비를 빌려 자치 활동과 주민 제안 의제를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지난 7월에 열린 주민총회도 아리랑시네센터의 공간을 무료로 빌려 열었고, 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유튜브 채널로 내보냈다.

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라이브 중계단 인력 지원이 큰 힘이 됐다. 라이브 중계단은 센터가 온라인 자치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뽑은 주민들이다. 8명 가운데 6명이 현재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총회, 문화제 등의 주민자치회 행사 현장에 나가 촬영하고 방송 송출을 도왔다.

7년째 이어져온 ‘공유도시, 성북’ 생태계 조성이 비대면 시대에 빛을 발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성 분과장을 비롯해 주민 300여 명은 그간 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 영상 촬영, 편집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코로나 시기 온라인 주민 자치활동에서 제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성 분과장은 “준비된 주민들이 있어 어렵지 않게 온라인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며 “20개 동 대부분 주민자치회가 온라인 활동을 하며 고령층 주민들 참여도 끌어냈다”고 전했다.

공유주차장도 주민 이용이 많은 편이다. 구는 실시간 스마트 공유주차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6월부터는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공유사업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했다. 부설주차장 개방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교회, 기업 등 지역 기관들과 협약해 차단봉 등 시설개선비를 구가 지원해주고, 기관은 주차장을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사업이다. 주차장 운영 수익금은 기관이 갖는다. 현재 59곳 1천여 개 면의 주차 공유공간을 확보했다. 이 구청장은 “현장구청장실에서 여러 주민이 주차 문제를 지적해, 공유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고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성북구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기존 공유사업을 이어가며, 새로운 사업도 찾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공유 방식은 한정된 자원의 활용도를 높여 주민들이 정책 효능감을 느끼게 한다”며 이승로 구청장은 “더 많은 주민에게 공유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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