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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 중심 도시 송파’ 위해 힘 보탤 것”

‘송파쌤 인물도서’에 선정된 마이스 전문가 윤영혜 동덕여대 교수

등록 : 2021-07-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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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마이스 관심, 전문가 길 걸어

송파 마이스 전문가 양성 강의 진행

마이스는 ‘사람이 만나는 교류의 장’

“송파에는 포상 관광이 가장 어울려”

윤영혜 동덕여대 문화지식융합대학 글로벌마이스(MICE) 전공 교수가 22일 송파구 석촌호수 문화실험공간 ‘호수’ 내 송파쌤 인물도서관 코너에서 밝게 웃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도 마이스 영역이죠. 특히 서울올림픽은 국내 마이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2일 송파구 석촌호수 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서 만난 윤영혜(37) 동덕여대 문화지식융합대학 글로벌마이스 전공 교수는 “올림픽도 스포츠인들 교류의 장을 열어주는 행사”라며 “올림픽을 둘러싼 크고 작은 수많은 회의와 행사를 마이스 종사자들이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마이스(MICE)는 회의(Meeting), 보상관광(Incentive Tour), 대규모 행사(Convention), 전시회·축제(Exhibition·Event)를 뜻하는 영문자의 첫 글자를 딴 약어다. 윤 교수는 마이스는 “국가에서 개최하는 큰 행사부터 기업과 협회·학회 등이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를 말한다”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교류의 장”이라고 표현했다.


윤 교수는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에 진행 요원으로 선발된 것이 마이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그는 2008년 대학 4학년 때 마케팅 회사에 취업했지만 이듬해 회사를 그만두고 국제회의 전문가를 길러내는 이화여대 국제회의센터에 등록해 마이스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됐다. 윤 교수는 당시

“마이스가 정말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마이스 산업이 성장하려면 우수한 마이스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합니다.”

윤 교수는 송파구민으로 송파구의 마이스 산업을 알리고 인재도 양성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 ‘송파쌤 인물도서’로 선정돼 마이스 지식이 필요한 구민이 원하면 언제든지 전문 지식을 나누고 있다. 또한 송파구는 마이스 산업 환경 변화에 발맞춰 구민을 대상으로 ‘마이스 전문가 양성 교육’을 하는데, 윤 교수는 여기서도 강의한다. 교육과정은 실무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행사 기획, 온라인 마케팅 전략, 행사 개최 실습, 전문가 멘토링 등으로 구성됐다. 그는 “내가 사는 지역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좋겠다 싶어 하게 됐다”고 했다.

송파구는 2025년 잠실운동장 일대에 국제교류복합지구가 만들어지면 국제회의, 여행, 숙박, 전시·이벤트 등 마이스 관련 기업이 이 지역에 집중돼 대규모 고용창출은 물론 명실상부한 마이스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을 잇는 199만㎡에 달하는 지역을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정하고 국제업무, 전시·컨벤션 등 마이스 산업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옛 한전 터에 짓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영동대로 지하 공간 개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개발을 모두 아우른다.

송파구는 지난 4월 마이스 산업 지원위원회를 구성해 송파만의 특색 있는 마이스 지원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송파구는 지난해 기초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마이스 조례’를 제정해 행정적 지원을 시작했다. 윤 교수는 송파구 마이스지원위원회 위원으로 송파구의 마이스 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지도 고민하고 있다.

“송파구는 포상 관광에 강한 관광특구로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면 좋을 겁니다. 포상 관광이 송파구에 가장 어울리는 사업이죠.”

윤 교수는 마이스와 관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했다. 관광객이 송파구를 방문해 회의와 전시회도 참석하고 쇼핑과 숙박, 관광을 한다면 충분히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봤다.

“송파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마이스 열풍이 불고 있는데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윤 교수는 “지역마다 대규모 ‘마이스 공간’을 짓고 있는데 2025년이면 지금의 두 배 정도로 늘어난다”며 “장소를 채울 수 있는 대규모 행사를 유치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고 했다. 그래서 송파구도 도시를 부강하게 만드는 먹거리인 마이스 담당 인력을 두어 대규모 회의나 행사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지속 가능한 송파 마이스 산업이 되려면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하죠.”

윤 교수는 대규모 행사는 교통 체증이나 소음 등으로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지역 주민과 소통을 통한 이해와 협조가 중요하다”며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을 만든다든지 유명 행사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든지 하는 등의 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교수는 이런 것들이 자신이 지역 주민과 함께 마이스 산업을 만들어가고 싶은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규모 행사를 마치면 많은 양의 쓰레기가 나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마이스 산업에서도 친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정체된 상태지만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싶은 욕구는 변화가 없죠. 관광은 회복 탄력성이 높아 코로나19가 끝나면 눌렸던 욕망이 폭발할 겁니다.”

윤 교수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마이스 산업이 위축돼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이스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사진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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