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연결하다, 일상을 생각하다

기고 l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등록 : 2021-05-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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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초청정원에 참여한 세계적인 조경가 앤드루 그랜트의 ‘바인스 웹’(Vine’s Web)은 남대문로문화공원에 조성된다.

영국은 정원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국가로 190년 이전에 정원박람회를 개최해왔다. 이 중 ‘첼시플라워쇼’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서 현재까지 세계 정원 문화의 중추적인 구실을 했다. 유럽의 정원 정책이 식물원, 수목원을 중심으로 정원 문화 패러다임 변화와 사회·경제 발전을 정부와 민간이 선도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시와 시민의 연결고리가 돼 생활 속 정원 문화와 정원 산업이 활성화되는 ‘서울정원박람회’를 열어 서울시만의 정원박람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가정원 64곳과 시민·주민이 직접 참여한 시민참여정원 341곳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총 406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했다.

올해는 서울의 조경과 정원 문화가 세계로 확산하길 기대하며 국제적 성격의 박람회로 한 걸음 더 도약할 계획이다. 14~20일 만리동광장·손기정체육공원·중림동 일대에서 개최하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그 증표가 됐으면 한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정원을 연결하다, 일상을 생각하다’(Link Garden, Think Life)라는 주제를 담아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정원 문화 확산과 더불어 정원 산업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피로감이 누적된 시민들에게 도심 속 정원 체험 기회를 제공하여 정서적 안정을 드리고자 한다.

‘해외 초청 정원’에는 글로벌 조경 트렌드를 이끄는 세계적인 조경가 앤드루 그랜트가 참여했으며,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 꽃인 ‘작가정원’은 지난해 국제공모를 통해 다양한 국적(스페인·영국·홍콩·네덜란드·프랑스)의 수준 높은 전시 정원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학생, 시민, 국내 작가 등이 참여한 학생정원, 동네정원 등의 존치정원과 팝업가든 등 다양한 테마의 정원들이 조성된다.

차별화된 국제 정원 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정원 문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서울에 소재한 정원을 시민과 함께 수집·발굴·공유하는 참여형 지도 제작 프로젝트인 서울정원여지도, 외국인 가족 20팀이 참여해 각국 특색에 맞는 정원을 꾸민 세계가족정원이 그것이다.

다만 다중집객이 우려되는 정원산업전은 온라인으로 열어 시민들이 좀더 쉽게 국내 정원 산업계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침체한 정원 산업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국내 100여 개 기업과 600여 개 정원 소재가 등록된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정원용품전’ ‘온라인 정원시설물전’ ‘온라인 해외산업전’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오프라인으로도 만리동광장에서 모델 정원 2곳 관람이 가능하다. 시공 과정은 영상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특별히 시민 안전을 고려하면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코로나 시대 맞춤형 전시로 운영된다. 정보무늬(QR코드) 방식을 활용한 모바일 가이드북으로 분산 방문과 비대면 개별 관람을 유도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개최지를 시 직영공원·도심권역 주거지에서 지역생활권으로 확산하고자 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도보로 이용 가능한 생활권 정원의 중요성이 대두하고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희망 자치구와 협력해 지역생활권에 정원을 늘리고 정원산업전 등은 시에서 주관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치유, 사람과 자연의 소통과 교류의 공간인 정원. 앞으로 시민 일상 속에 정원이 내재화할 수 있도록 정원 문화와 산업의 미래를 묻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되길 기대한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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