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취임식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서울온’

기고 ㅣ 박진배 서울디자인재단 DDP운영본부장

등록 : 2021-05-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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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2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화상 스튜디오 ‘서울온’에서는 오세훈 제38대 서울특별시장의 온라인 취임식이 열렸다.

지난 4월22일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 취임식은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열렸다. 서울시장의 온라인 취임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박원순 전 시장 역시 시청 집무실에서 인터넷 방송을 통해 온라인 취임식을 했다.

10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온라인 취임식 형태도 크게 달라졌다. 박 전 시장 취임식은 집무실 책상에 앉아 카메라를 바라보며 취임사를 낭독하고, 카메라가 박 전 시장을 쫓으며 집무실을 안내하는 형식이었다.

오 시장 취임식은 전문 화상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스튜디오에 있는 높이 2.5m, 너비 21m의 대형 스크린에 애국가부터 시민 인터뷰, 인터넷 의견까지 다양한 내용이 펼쳐졌다. 378㎡(114평) 크기의 넓은 스튜디오에는 김인호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 이동진 구청장협의회장 등 외빈이 초대돼 축사를 낭독했다.

오 시장 취임식이 열린 곳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최근 문을 연 ‘서울온’이다. 각진 공간 없이 둥글게 디자인된 DDP의 건축 형태에 맞도록 설계된 살림터 2층 회의실이 최대 35m까지 펼쳐지는 곡면 화상 스튜디오로 변신했다.

2014년 3월 문을 연 DDP는 그동안 국제 콘퍼런스, 패션쇼, 신제품 출시 행사 등 다양한 컨벤션 행사를 유치하며 명성을 쌓았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되며, DDP에서 열릴 예정이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지난해 63건의 대관 행사가 취소됐고, 이는 약 70억원 손실로 이어졌다.

대신 DDP에서 행사를 하려던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패션쇼는 온라인으로 열렸고, 콘퍼런스는 줌으로 진행되고, 신제품은 유튜버의 설명으로 대체됐다. 그러나 오프라인의 생생한 느낌이 사라진 온라인 행사는 심심함을 지울 수 없었다.

서울시와 DDP는 이러한 고객 요구에 부응하고자 재빠르게 화상 스튜디오 구축을 계획했다. 먼저 지난해 9월 서울시 시민청 지하 태평홀에 화상 스튜디오를 열어 전문 화상회의 시스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울시 주최 행사를 소화하기 위한 공간이었지만, 민간의 사용 문의가 쇄도했다.


DDP로 옮겨온 화상 스튜디오는 DDP와 잘 어울렸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스튜디오 내 의자 하나하나, 분장실, 대기실 곳곳의 디자인에 신경을 쓴 결과이다. 최대 35m까지 펼쳐지는 원통형 풀HD LED 화면은 4K급 영상 제작과 전송이 가능하다. 방송국 뉴스룸 수준의 안정된 조명과 음향 시스템은 행사 주최자는 물론, 외부에서 피시나 휴대전화 화면으로 영상회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도 몰입감을 준다.

코로나19가 올 하반기까지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서울온 화상 스튜디오는 연말까지 예약이 거의 꽉 차 있다. 국제 콘퍼런스는 물론 수백 명이 모여야 하는 시상식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서울온은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DDP에 만들어졌을 것이다. 전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고, 휴대전화 보급률 세계 1위인 대한민국에서 화상회의를 위한 플랫폼이 구축될 장소로 DDP만큼 유력한 곳은 없기 때문이다.

DDP는 2019년 말부터 외벽에서 펼쳐지는 미디어아트 쇼 ‘서울라이트’를 통해 첨단 미디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서울온 오픈으로 디자인, 미디어, 테크로 대표되는 DDP의 정체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코로나가 가져온 언택트 문화로 전세계 마이스(MICE, Meeting(기업회의)·Incentives(포상관광)·Convention(컨벤션)·Exhibition(전시)) 산업은 변화를 겪고 있다. 지금 서울온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 국민에게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코로나19가 끝나 언택트 문화에 변화가 온다 해도 서울온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다. DDP의 브랜드 파워로 고객들의 자부심을 채울 곳은 서울온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진배 서울디자인재단 DDP운영본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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