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깨끗’ 수소에너지로 미래 산업 선점해야

기고 ㅣ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본부장

등록 : 2021-02-25 15:10 수정 : 2021-03-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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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현재 73기의 수소충전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올 상반기 중으로 30여 기가 추가 구축될 예정이다. 사진은 오는 3월1일 정식으로 문을 여는 양재 수소차 충전소 모습.

지난 2000년대 중반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이 보급되면서 언론과 여론에서는 CNG 충전소에 대해 ‘폭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 ‘도심에 설치할 수 없다’는 등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전문가들과 학계에서는 안전성 입증에 나섰지만 시민 불안을 쉽게 잠재울 수 없었다. 결국 시민들의 불안감과 의구심을 해소하고자 서울시는 2007년 시청 내에 CNG 충전소를 설치했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난 현재, 연간 3만4천여 대, 하루 평균 100대 가까운 차량이 시청 충전소를 이용하고 있으며 그동안 안전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폭발 위험성 등 CNG 충전소에 관한 언론과 여론의 불신은 지나친 기우였던 셈이다.

2021년 현재 수소차 충전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국민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불안감으로 당연한 반응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모두 폭발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천연가스는 모두 폭발 위험성을 가지지만, 안전하게 사용하고 있다. 폭발성이 없다면 우리가 에너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 수소는 공기 중 농도가 4~75% 사이일 때 폭발할 수 있다. 그러나 공기 중 수소 농도는 0.00005%에 불과하다. 수소가 공기 중에 누출될 경우라도 수소는 공기보다 매우 가볍기 때문에 상부로 급속히 퍼져 수소 농도가 4%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발화하더라도 폭발 위험성이 낮다. 오히려 가솔린이나 LPG의 경우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누출될 경우 바닥에 적체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수소차와 가솔린차의 연료 누출 화재 실험을 한 결과, 수소는 누출 부위에서 높은 불길이 치솟지만 연소시간이 짧아 불길이 빨리 작아지는 반면, 가솔린 자동차는 오히려 실내로 불이 옮겨붙어 차체가 전소했다. 수소에너지 특성상 수소차가 LPG 등 다른 가스차에 비해 더 안전하다는 결론이다.

실제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일찌감치 수소차 보급에 나선 국가들은 10년 이상 도심과 고속도로에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고된다. 2019년 6월에 일어난 노르웨이 수소충전소 화재사고는 고압저장용기의 플러그 조립 불량에 따라 수소가 누출된 데 따른 단순 화재사고로 밝혀졌다.

우리나라는 현재 73기의 수소충전소가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올 상반기 중으로 30여 기가 추가 구축될 예정이다. 우리는 강력한 안전관리 체계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2011년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수소충전소의 안전관리 기준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고, 충전소를 구축할 경우 3단계의 안전검사와 매년 정기검사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안전관리 체계는 LPG 충전소나 CNG 충전소와 유사하게 수행돼, 더 안전하게 관리되는 셈이다.


전세계는 미래 지구 환경보존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유일한 대안으로 수소에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빈국으로 에너지의 98%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오직 산업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우리나라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수소충전소와 같은 수소 인프라 구축은 우리나라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미래 산업 선점을 위해서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이다.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본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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