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취약계층에 감염예방 키트 3만 개 배포

<서울&> 긴급 설문조사에 나타난 악전고투 2개월의 생각│채현일 영등포구청장

등록 : 2020-04-02 16:26 수정 : 2020-04-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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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두 달 넘게 ‘코로나19’ 방역 행정의 최일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을 상대로 긴급 설문조사를 했다.

일반 주민들에게 전염병 방역을 통해 자치구의 중요성이 여느 때보다 부각됐다는 점에서 구청장들이 방역 현장에서 느꼈던 생각을 원문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 온라인에서는 축약없이 전재한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영등포구청 제공

1. 코로나사태를 통해 방역 최일선에서 뛰는 자치구의 중요성이 높아졌습니다. 구청장으로서 가장 위기를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으며, 어떻게 대처했는지요.

2000여 명이 근무하는 여의도 파크원 건설현장 직원(인천시민)이 2월27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연이어 2월28일과 3월2일에도 직원(인천시민) 2명이 추가 확진 판정 받았다.


여의도는 대한민국 정치, 금융, 언론의 중심지로써 대표성(상징성)과 거주민․ 유동인구가 많은 특성상 지역사회로의 확산 가능성이 컸기에 신속하고 안전한 대응방안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되었다. 때문에 첫 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즉시 파크원 건설현장은 임시 폐쇄 및 방역 조치했고, 건설현장 직원 발열 체크 등 건강상태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그리고 확진자가 다녀간 인근상가, 지하철역 등에 즉각 방역 조치했고, 주변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도 소독을 실시했다.

여의도 소재 파크원 직원 숙소(7개 아파트단지내 18개소, 직원 55명)도 순차적으로 전면 폐쇄했다. 총 55명중 44명은 우선적으로 퇴거조치하고, 이후 자가격리자 11명은 보건당국과 협의하에 관외 격리시설로 모두 이송조치 마무리 되었다. 이후 파크원 건설현장 직원 확진자는 추가 발생하지 않았다.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신속하고 꼼꼼한 대처로 위기의 순간을 슬기롭게 극복했으며, 선제적인 대응으로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했다.

2. 방역대책을 펴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과 아쉬운 장면을 꼽아주세요.

마스크가 부족해 5부제가 실시되고, 이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이 낯설지 않은 요즘, 코로나 지역사회 확산 방지로 구민 생명 지키는 최선의 방역대책이 바로 마스크의 원활한 확보와 공급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구는 구매, 제작, 기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스크를 확보했으며, 영등포 여성의병대 등 관내 지역주민 300여명이 자발적으로 마스크 제작․나눔를 위해 재능기부 해주기도 했다.

확보한 마스크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장애인, 노숙인, 노인복지시설, 병‧의원 등을 포함한 구민들에게 우선 배부했고, 65세 이상 홀몸어르신 및 임산부 등 취약계층과 식품위생업소, 부동산 중개업소, 마을버스, 이‧미용업소 등 다중접촉빈도가 높은 민간 사업장과 지역감염 예방에 솔선수범 앞장서는 각 동 방역단, 통장에게도 지급하는 등 지금까지 총 33만여 개를 배부 완료했다.

특히 대한노인회 영등포구지회를 방문해 KF94 마스크 2장이 포함된 방역용품 키트를 경로당 어르신 6,749명 모두에게 지원하였고, 개학 전까지 지역 내 모든 아동․청소년에게 KF94 마스크 등 방역용품이 담긴 코로나19 예방 키트를 배부하여 건강을 챙겼다.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구민들에게 마스크를 공공서비스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하여 구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영등포구는 어느 자치구보다 선제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여 외부유입이 아닌 지역사회 감염은 아직 없는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해외유입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사태를 수습할 때까지 총력 대응체계로 지역사회 전파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

3. 큰 틀에서 앞으로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집단 전염병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서 일선 행정기관에서 보완해야 할 시스템이 있다면? 마스크를 일선 통반장을 통해 일괄 배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정부와 주민 간 소통의 매개체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정부 정책을 구민들에게 세부적으로 전달하고 지원하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이라고 본다.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미연에 방지하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지역사회 재난관리시스템 구축과 운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유와 구체적인 행동 매뉴얼 등 대국민 가이드라인이 정립되어야한다.

아울러 의심 증상자 발생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약국, 학교, 어린이집, 복지시설 등 지역사회의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긴급 방역물자도 비축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유관기관(경찰, 소방서 등)과의 협력이 필수인 만큼 평시 기관간 정보 공유 및 협조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통반장은 지역 사정에 밝고, 책임감이 강해 정부시책을 주민에게 원활하고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마스크 배포에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업무가 과중되고 감염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도 크기에 통반장을 통한 마스크 일괄 배포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 코로나 사태로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이 독거 어르신이나 기초 수급자 등 취약계층인 것같습니다. 각 구청에서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충분치 않은 듯합니다. 이에 대한 보완책은?

홀몸어르신에 대한 영등포구의 정책은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기본으로 안전 확인, 사회참여 활동 지원, 신체 및 정신분야에 대한 생활교육과 외출동행, 청소관리 등의 일상생활 지원 등으로 어르신의 수요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식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어르신에게 경로식당 운영, 도시락‧밑반찬 배달 등의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대면접촉 서비스 운영에 제한이 생겨 안전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료급식을 대체식으로 전달하여 식사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A.I. 스피커 등을 통하여 손씻기 운동,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내용을 홍보하여 코로나 예방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저소득 취약계층 주민의 대부분은 면역력이 약하고 개인위생관리에 취약하며, 정보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영등포구는 취약계층에 특화된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감염예방 키트를 제작했다. 키트는 마스크, 체온계, 손소독 티슈, 비타민, 휴대용 가글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스로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도록 하여 지역 사회 감염확산을 예방했다. 총 3만 개를 배부하였으며 서울시에서 주목받는 선제적 대응사례로 타구에 전파되었다. 또한 경로당 167개소 어르신 6천7백여 명에게 KF94 마스크 2매 등이 포함된 코로나 방역용품 키트를 전달, 경로당 모임을 통한 감염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아울러 감염병 등의 재난에서 복지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취약계층에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자치법규를 마련하겠다.

5. 불철주야 최일선 방역전선에서 진두지휘하면서 여러 감회를 느꼈을 줄 압니다. 소회가 있으면 어떤 것이든 써주세요.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신 구민 여러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일선 현장에서 애쓰시는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에도 깊은 경의를 표한다.

지난 1월 28일, 우리구는 심각단계 수준인 구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서울시 최초로 가동하여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선제적인 예방조치와 신속한 방역체계로 철저히 대응해 왔다.

특히, 지역사회 확산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복지관, 경로당, 체육시설, 도서관 등 공공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중단하였고, 종교시설, 학원, PC방 등 민간 다중이용시설은 수시로 현장을 점검하여 휴업을 적극 권고하고, 불가피하게 운영할 경우 예방수칙을 준수하도록 관리를 강화했다.

이러한 우리구의 노력 결과, 3월 29일 기준 2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나 대부분 구로콜센터, 해외유학생 등 타 지역과 국가에서 감염되어 왔을 뿐, 가족 간 감염 이외 지역사회로 확산된 사례는 단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앞으로 구는 코로나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여 지역사회 확산 차단에 총력 대응하겠다. 그리고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최우선으로 민생안정과 지역경제 회복에 전력을 다해 구민의 안전, 경제활성화 모두 지키내겠다. 38만 구민 여러분과 함께 코로나 위기 반드시 극복하겠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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