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취약계층 복지안전망 더욱 촘촘히 꾸려

<서울&> 긴급 설문조사에 나타난 악전고투 2개월의 생각│유동균 마포구청장

등록 : 2020-04-02 15:39 수정 : 2020-04-0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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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두 달 넘게 ‘코로나19’ 방역 행정의 최일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을 상대로 긴급 설문조사를 했다.

일반 주민들에게 전염병 방역을 통해 자치구의 중요성이 여느 때보다 부각됐다는 점에서 구청장들이 방역 현장에서 느꼈던 생각을 원문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 온라인에서는 축약없이 전재한다.

24일 유동균 마포구청장과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자율방역대가 망원시장을 방역하는 모습. 마포구청 제공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성미산 산책로를 방역 중인 모습. 마포구청 제공

1. 코로나사태를 통해 방역 최일선에서 뛰는 자치구의 중요성이 높아졌습니다. 구청장으로서 가장 위기를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으며, 어떻게 대처했는지요.

코로나19 상황이 시작 된 후 지금까지 모든 순간을 최고 위기 상황이라 여기고 대처하고 있 습니다. 특히 예상치 못한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감염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지역 사회로 급속히 확산 되었을 때가 마포구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구청장으로서 가장 위기 의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위기상황일수록 더 침착하고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생각해, 대책을 수립하고 우선 지역 내 신천지 교인의 명단을 확보해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취했습니다. 동시에 교회, 복지시설, 경로당등 관내 다중이용시설의 방역을 강화해 지역사회 확 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더불어 확진자의 이동동선을 신속히 파악하고 투명하게 공개해 구민들의 불안을 해소했으며, 동선 내 방역소독을 철저히 하는 등 안전조치도 철저히 했습니다.

2. 방역대책을 펴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과 아쉬운 장면을 꼽아주세요.

방역 최일선의 의료진은 물론 공무원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구민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볼 때, 환경미화원분들과 새마을자율방역대 등 자원봉사자분들이 하나로 뭉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에 힘을 보태주셨을 때, 또한 의료진, 공무원은 물론 주변의 이웃 을 응원하고 서로 돕고자하는 구민들의 크고 작은 미담 사례를 접했을 때 저는 가슴 속 벅 차오르는 울컥함을 느꼈고 우리모두가 하루빨리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언론사에서 사실이 아닌 내용을 오보 또는 악의적으로 보도했던 적이 있었는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하루하루 바삐 움직이던 상황에서 나온 보도내용이라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런 보도의 형태는 이를 확인‧정정하고 구민에게 사실 관계를 알리는데 행정력이 소모됩니다. 좀더 사실에 관한 전후 관계를 파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행정은 대처하는 것이 아니고 대비하는 것’이라고 항상 강조해오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전염병과 같은 재난 상황에 대한 구의 예방적 대비책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 큰 틀에서 앞으로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집단 전염병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서 일선 행정기관에서 보완해야 할 시스템이 있다면?

1) 코로나19 상황으로 집단 감염병이 사회에 큰 재난을 넘어 세계의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집단 감염병에는 과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대비하고 대처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방역현장 최일선에 있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선별진료소를 상설화하고, 기존 감염병 대응조직 정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공무원 및 구민 대상의 상시 예비훈련, 열린강좌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감염병 대응의식을 높이고 언제 발생할지 모를 감염병 위기 대처능력을 평상시에 키워가야 합니다.

2) 마스크를 일선 통반장을 통해 일괄 배포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마포구는 코로나19와 관련된 공적마스크는 주로 수급자, 독거어르신,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공무원이 직접 대상자를 방문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취약계층의 건강 상 태를 확인하고 전염병 감염을 사전에 예방함은 물론 이를 데이터화해 행정에 맞게 활용하는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공무원이 직접 배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4. 코로나사태로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이 독거 어르신이나 기초 수급자 등 취약계층인 것 같습니다. 각 구청에서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충분치 않은 듯합니다. 이에 대한 보완책은?

자고로 국가란 정보, 자본 등 각종 재화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이 들의 든든한 복지 안정망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잠시 멈춤)가 생활화됨에 따라 독거 어르신, 장애인 등 취약계층 돌봄 공백이 발생 할 우려가 있습니다.

마포구에서는 최근 ‘주민생활안정대책’을 수립해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 지원에 주력하고 복지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하고 있습니다. 수급자, 독거 어르신, 장애인 등 마스크 확보가 어려운 분들의 안전을 지키고자 총 10억원 의 예산을 확보해 마스크를 지원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이 분들의 안부 확인을 겸하고자 동 주민센터에서 직접 대상자의 집에 방문해 마스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거어르신 1500 가구에는 우울감 해소와 정서적 지원에 도움이 되는 반려식물을 전달했고, 끼니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구비를 추가로 확보(1개월, 2188만원)해 보다 양질의 대체식을 ‘마음 이 따뜻해 지는 엽서’와 함께 제공해 드리고 있습니다. ‘잠시 멈춤’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잠시도 멈출 수 없는 취약계층 돌봄’을 위해 적극행정을 추진 중입니다

5. 불철주야 최일선 방역전선에서 진두지휘하면서 여러 감회를 느꼈을 줄 압니다. 소회가 있으면 어떤 것이든 써주세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이미 세계적 유행이 시작된 만큼 코로나19 로부터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결코 긴장을 늦추거나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구청장인 제가 한 발 더 뛰어다니면, 그만큼 우리 구민들이 더 안 전하고 편안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방역 최일선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저와 마포구 전 공무원은 ‘우리 개개인이 국가’라는 사명감과 ‘구민이 곧 내 가족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코로나19에서 벗어나 구민들이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을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일선 방역 현장에서 묵묵히 노력하고 있는 의료진,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구민들께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마지막까지 조금 더 힘을 모아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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