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전국 첫 면마스크 제작, 140 지자체 확산

<서울&> 긴급 설문조사에 나타난 악전고투 2개월의 생각│이정훈 강동구청장

등록 : 2020-04-02 14:44 수정 : 2020-04-0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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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두 달 넘게 ‘코로나19’ 방역 행정의 최일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을 상대로 긴급 설문조사를 했다.

일반 주민들에게 전염병 방역을 통해 자치구의 중요성이 여느 때보다 부각됐다는 점에서 구청장들이 방역 현장에서 느꼈던 생각을 원문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 온라인에서는 축약없이 전재한다.

이정훈 강동구청장. 강동구청 제공

1.코로나19 사태로 방역 최일선에서 뛰는 자치구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구청장으로서 가장 위기를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으며, 어떻게 대처 하셨는지요.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노력에도 지난 2월 22일을 시작으로 우리구에는 코로나19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25일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 된 사람은 관내 대형교회인 명성교회 관련 확진자로 지역 사회 추가 확산이 우려되는 가장 큰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우리구는 명성교회에 대한 현장대책반을 즉시 구성하고 확진 다음날인 2월 26일부터 명성교회에 현장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들어갔습니다. 현장 임시 선별진료소는 검사 대상자의 이동동선을 최대한 줄여 지역 주민이 감염될 우려를 줄이기 위한 선제적 대응 조치였습니다. 

 그 결과, 명성교회 관련 밀접접촉자는 26일에 142명, 27일에 88명, 28일 24명, 총 254명이 현장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 모두 음성으로 판정되었고, 이들에 대한 철저한 자가격리 관리로 현재는 전원 격리 해제되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2. 방역대책을 펴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과 아쉬운 장면을 꼽아주세요

아쉬운 것은, 마스크 부족으로 인하여 구민들에게 충분한 마스크를 제때에 지급하지 못했던 점입니다. 하지만 마스크 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빨아 쓸 수 있는 마스크를 제작해 아이들과 취약계층에게 나눠주자는 의견이 나왔고 우리구는 최초로 ‘천 마스크’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수제 ‘천 마스크’ 만들기는 전국 140여 개의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었고 천 마스크는 일회용 마스크의 대안이 되어 강동구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주민들이 마스크를 더 쉽게 구할 수 있는 계가기 되어 주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체계적‧계획적인 방역이 중요한데, 강동구 17개 동 주민센터마다 170여 명의 주민들로 구성된 ‘자율방역반’이 어르신사랑방, 버스정류장 등을 철저히 살균 소독해주시며 방역에 힘을 보태주시고 있어 정말 매순간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3. 큰 틀에서 앞으로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집단 전염병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서 일선 행정기관에서 보완해야 할 시스템이 있다면? 마스크를 일선 통반장을 통해 일괄 배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코로나19와 같은 집단 전염병은 지자체 단계에서는 체계적·종합적인 조치 매뉴얼이나 시설 등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구 같은 경우는 2015년 메르스 감염병 대응을 한 경험이 있어 음압시설이 구축된 선별진료소 등 집단 전염병을 미연에 방지할 시설이 갖춰져 있었지만 여러 자치단체의 경우는 그렇지 않아 이번 코로나19사태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례 없는 감염증 사태로 여러 부분에서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루 생산되는 물량이 정해진 마스크가 국민에게 모두 돌아가기 어려워 최선의 배부 방법으로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통반장을 통해 일괄 배포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은 하나, 개개인별 마스크 필요수량이 달라 일괄 배포는 수량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구는 마스크가 꼭 필요한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 어르신,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는 마스크를 별도로 배부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4. 코로나사태로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이 독거 어르신이나 기초 수급자 등 취약계층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각 구청에서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충분치 않은 듯합니다. 이에 대한 보완책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인해 사회적 단절이 우려되는 독거어르신의 돌봄 공백 최소화를 위해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운영이 중단된 경로식당 4곳에서 저소득 어르신을 대상으로 제공하던 무료급식 대신 가정간편식으로 구성된 대체식을 주 1~2회 제공하고 있으며, 어르신들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까지 돌보기 위해 각 동 복지통장의 도움을 받아 독거어르신에게 매주 안부 전화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달에는 구가 선제적으로 예방물품을 확보해 독거어르신 1,350여명에게 마스크, 손소독제 등이 담긴 ‘안심보따리’를 전달하며 개개인의 감염증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5.불철주야 최일선 방역전선에서 진두지휘하면서 여러 감회를 많이 느꼈을줄 압니다. 소회가 있으면 어떤 것이든 써주세요

 우리구에도 확진자가 발생하여 확진자 역학조사를 통한 이동동선 공개로 인해 원치 않은 피해를 입게된 상점 등이 있습니다. 이분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이 어려운 시기에 함께 팔 걷어붙이고 맞서 싸우는 직원 여러분, 특히 최일선에서 감염병 차단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보건소 직원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마스크 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제 천 마스크’를 제작하는데 발 벗고 나서주신 강동구새마을부녀회를 비롯하여 사각지대 없는 방역 활동에 도움을 주시고 계신 자율방역단 등 구민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더 어려운 고비가 올지도 모르지만, 저의 곁에는 강동구 직원들과 구민여러분이 함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자신합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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