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역 일대 재생거점 8곳 오픈…명소화 통해 지역 활성화 기대

30일까지 3일간 개관행사 진행…쿠킹스튜디오·어고잉런칭쇼·심야책방·심야극장 등 다양한 행사 주민 기다려

등록 : 2019-11-28 14:57 수정 : 2019-11-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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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계동 4곳, 회현동 3곳, 중림동 1곳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한 거점공간

마을카페, 요리교실, 육아 등 활용

전문가·주민참여 위탁사업체 운영

서울시의 대표적 도시재생사업 중 하나인 서울역 일대 저층 거주지 재생사업이 시행 4년 만에 8곳의 재생거점공간(앵커시설)을 열어 이 지역 주민생활과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서울역 주변 도시재생지역은 서부역 일대(용산구 서계동, 중구 중림동 등)와 서울로7017로 이어지는 중구 회현동의 오래된 저층 주거지역을 말한다. 이번에 문을 연 앵커시설은 서계동 4곳, 회현동 3곳, 중림동 1곳으로 문화예술공간, 공동육아시설, 마을카페 등으로 활용된다. 시설 운영은 최근 선정된 민간위탁사업자가 맡는다. 서울시 공공재생과는 “시설은 주민 직접 운영이 바람직하지만 사업 초기 단계에 지속가능한 재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6년부터 이 지역 도시재생사업을 지원해온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지원센터’ 인력 등 전문가와 주민이 함께 참여한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앵커시설이 활성화되면 서계·중림·회현동 일대 주민들의 소통·주거환경 개선, 앵커시설의 명소화 등을 통한 지역산업 육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2015년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하면서 거점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후주택 10곳을 매입해 그 가운데 8곳의 리모델링을 끝내고 28일부터 3일간 오픈 행사를 열어 시설과 프로그램 등을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지원센터’ 백해영 센터장으로부터 현황과 향후 과제 등을 들어봤다.


앵커시설의 필요성

도시재생지역 주민을 만나보면 요구사항이 세 가지로 모인다. 주차장 확보, 쓰레기 문제 해결, 그리고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농촌에 비유하면 일종의 마을회관 같은 곳이다. 도시재생지역은 오랜 기간에 걸쳐 무계획하게 형성된데다 경제기반도 낮아 주민공동시설을 갖기 어려웠다. 도시재생사업은 사업의 활력을 주변으로 넓혀가는 중심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보통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할 때 앵커시설 마련도 같이 추진된다.

서울역 일대 앵커시설

서울시에서는 거점공간으로 활용가능한 노후주택을 골라 조용히 사들였다. 서울시가 집을 산다고 하면 땅값이 들썩이는 부작용 때문이다. 2016년 서계동 감나무집(이하 별칭)을 시작으로 2017년 서계동 은행나무집, 청파언덕집, 빌라집, 중림동 성요셉아파트 인근 골목창고, 회현동 근대가옥 2채와 검벽돌집, 계단집 등을 매입했다. 이 집들은 무허가건물이었던 중림동 골목창고를 제외하고 모두 주거지 골목 안에 있다. 서계동 은행나무집은 비좁은 골목과 계단을 올라야 접근이 가능하고 필지도 아주 작다. 회현동 근대가옥은 진입 골목 너비가 1m도 안 된다. 이처럼 입지가 불리한데도 앵커시설로 선택한 것은, 주민들에게 모범적인 재건축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우리 집도 리모델링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심는 목적도 있다. 이렇게 사들인 집들은 전문가와 공공건축가들의 합동 워크숍 등을 통해 용도 등 기본구상안을 마련했다. 서울시와 센터에서는 다른 도시재생지역 앵커시설이 자력 운영에 한계를 드러내며 어려움을 겪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본구상안을 토대로 지속 가능성 및 운영 활성화를 위한 수익형 모델 등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전(왼쪽사진) 후(오른쪽사진) / 용산구 서계동 감나무집(서계동 33-202): 본래 감나무가 있어서 감나무집이란 이름을 얻었다. 위층은 사무실, 아래층은 공유부엌과 회의실 등으로 개조했다.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진행과 기증 도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청년주거용으로도 활용된다.

전(왼쪽사진)후(오른쪽사진) / 서계동 청파언덕집(서계동 33-232): 골목의 낡은 단층집을 큰 유리벽이 있는 2층으로 개조했다. 마을카페로 주로 쓰면서 회현동 검벽돌집과 함께 이욱정 요리전문 피디의 스튜디오키친으로 활용할 예정이다.서울역에서 봤을 때 청파동의 등대 같은 전망대 구실도 기대한다

운영은 어떻게

거점공간이 생겨도 내용이 채워지지 않으면 금세 죽은 공간이 되어버린다. 앵커시설이 지속가능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주민 삶과 경제에 밀착된 역동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위에서 서울시는 전문인력과 주민이 참여한 ‘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이종필)과 ‘㈜요리인류’가 컨소시엄을 이룬 ‘해피루트456’을 민간위탁운영자로 선정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지역 현황과 생태계를 잘 파악해 그것을 구체적으로 담아내는 전문가의 기획 능력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거점공간별 주요 용도

각 앵커시설의 용도는 다음과 같다. 은행나무집(서계동 33-283·문화예술공간) 중림동창고(중림6동 441-1·팝업스토어, 갤러리) 회현사랑채(회현동1가 100-116·공동육아시설) 청파언덕집(서계동 33-232·마을카페) 검벽돌집(회현동1가 100-145·스튜디오키친, 북카페) 계단집(회현동1가 150-1·마을카페) 감나무집(서계동 33-202·공유서가, 공유부엌) 서계동코워킹팩토리(용산구 효창원로 276 만리시장 2층·봉제교육장, 메이커스페)

개관 프로그램

28일 오프닝 행사에서 거점 공간을 운영할 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이 시설 현황과 향후 운영 등을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기회를 가진 데 이어 둘째 날인 29일에는 이욱정 피디와 함께하는 쿠킹스튜디오(오후 7시 검벽돌집), 심야책방(오후 8시 중림창고), 어고잉런칭쇼(오후 4시 청파언덕집) 등이 열린다. 마지막날인 30일에는 ‘어 피스 오브 케이크 달달방명록’(오전 11시 은행나무집), 주담(오후 2시 회현사랑채), 심야극장(오후 6시30분 중림창고) 등이 주민들을 기다린다. 해피루트456 쪽은 “지역주민들, 전문가, 행정가와의 협업을 통해 발휘하는 시너지로 사업을 잘해보겠다. 사업체로서 자력 운영의 성공과 주민을 위한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다짐했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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