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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특위, 서울시의회 소속이라 더 특별”

서울시의회 독도수호 특별위원회 위원장 홍성룡 의원

등록 : 2019-10-1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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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20명 참여 독도 결의안 주도

독도로 본적 옮기고 ‘향우회장’ 맡아

“독도 특위, 우리 민족 독도 사랑 상징

청소년 독도 교육 예산 늘리려 노력”

홍성룡 서울시의회 ‘독도수호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일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독도 특위’ 구성의 의미와 앞으로 약 1년 동안 특위를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설명하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독도를 잃으면 대한민국을 잃습니다.”

지난 1일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인터뷰를 하던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구 제3선거구)의 말에서 순간 굳은 결의가 느껴졌다. 홍 의원은 현재 서울특별시의회 독도수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9월6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독도수호 특위 구성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앞으로 6개월간 독도 특위를 이끌게 된 것이다. 특위는 1차에 한해 6개월간 연장이 가능하다. 홍 위원장은 지난 7월 말 의원 20명이 참여한 이 결의안을 대표발의했다.

홍 위원장의 독도 특위 결의안 제의는 ‘오래전부터 준비돼온 것’이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의 삶 자체가 독도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1983년 대학에 입학한 홍 의원은 독도와 간도 문제를 비롯해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청년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사회인이 되어서도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편찬사업에 후원자로 참여하는 등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99년 일본 주민 7명이 시마네현에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주소지를 만들고 본적을 옮겼다는 보도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홍 위원장은 ‘일본인이 독도 본적을 침탈한다’는 생각에 이후 독도 지키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홍 위원장은 그 뒤 2000년 4월 자신의 본적을 독도로 옮겼고, 2000년대 초부터 ‘독도간도포럼’(현 독도간도 역사연구소)을 만들어 독도와 간도에 대한 학술적 역량을 키워왔다. 이어 2011~2014년 독도향우회장을 맡아 독도가 우리 땅임을 국내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다. 현재 독도로 본적을 옮긴 사람은 홍 의원을 비롯해 3300여 명에 이른다.

2005년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를 시작한 것도 독도 때문이다. 독도를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는 ‘독도 특별법’ 제정과 같은 입법 활동 등 정치가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홍 위원장은 왜 이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독도 지키는 데 힘을 쏟는 것일까.

“독도를 소중히 인식하고 있을 때 우리나라가 흥하고, 그렇지 않으면 국력이 약해지곤 했습니다. 독도는 한민족의 얼이 그대로 반영되는 곳입니다.”

따라서 그는 지난 7월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 국가’에서 배제하면서 촉발된 ‘한-일 경제 전쟁’도 결국 그 승패는 독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독도를 지키자는 마음들이 결집할 때 독도로 상징되는 우리 민족의 자존감도 높아지는 것이고, 결국 일본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경상북도의회가 아니라 서울시의회에 독도 특위냐”고 묻자 홍 의원은 “서울시의회이기 때문에 독도 특위가 특별히 더 필요하다”고 답한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의 의회에 독도 특위를 만듦으로써 우리 국민이 독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할 일도 많다. 홍 위원장은 서울시민들의 독도 여행이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등도 생각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독도 교육이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왜곡된 사실을 서술해 일본 청소년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 땅 다케시마를 한국이 강점하고 있으니, 성인이 되면 꼭 다시 빼앗아와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한-일 미래전쟁’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본의 공세에 맞서 우선 서울시 중·고등학생 대상의 독도 교육에 대한 내년도 예산을 증액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홍 위원장은 “지금 뜻있는 교사들이 독도 교육을 하고 있지만, 동아리 멤버 등 제한된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독도 교육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홍 위원장은 이밖에도 앞으로 1년 동안 서울시민들이 독도를 가깝게 느끼도록 다양한 행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1년 뒤 특위 활동이 끝나도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시민들과 소통을 계속할 생각이다.

“독도 특위 활동시한이 다 되면 이후에는 의원들의 연구모임으로 전환해서 독도의 중요성을 계속 연구하며 알려나가려 합니다.”

홍 위원장은 그런 쉼 없는 활동을 통해 꼭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 독도를 통해 서울시민이 다시 한번 ‘자존감의 감동’, ‘자존감의 환희’를 느꼈으면 하는 것이다.

“제가 처음 독도에 간 것이 2003년입니다. 그때 경찰청 배를 타고 가는데,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4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섬이 하나도 없어요. 처음엔 독도가 점처럼 작게 나타났는데, 첫 느낌은 사실 별것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우뚝 솟아오른 독도의 기세가 가깝게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이 감동과 환희를 느꼈습니다.”

홍 위원장은 지금 독도 특위의 출발점에서 보면 멀리 점 하나만 보이는 먼 항로뿐이지만, 결국 우뚝 솟아오른 독도의 기세를 만날 때까지 쉼 없이 전진해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독도를 찾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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