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의 낙후된 이미지, 역동적 도시로 변신 중”

The+친절한 구청장ㅣ‘교육 경쟁력 강화’ 유성훈 금천구청장

등록 : 2019-08-16 15:59 수정 : 2019-08-1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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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 이미지 탈피한 게 1년 성과

자족 도시 조건만 갖추면

주민 머물고 싶은 곳으로 바뀔 것

최우선 과제, 안전과 복지 문제

신안산선 신설·부대 이전 터 개발

종합병원 건립·금천역사 개발 등

3+1 공약 사업은 착착 진행 중


열악한 교육 환경, 진로 프로그램 강화

유성훈 금천구청장이 8일 취임 1주년을 맞아 한겨레 ‘서울&’과 인터뷰하고 있다. ‘골목 구청장’을 자처한 유 구청장은 지난 1년간 골목에서 들은 다양한 목소리를 고스란히 행정에 반영해왔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주민의 안전과 복지를 확충하는 게 지방자치단체장의 임무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1년이었다.”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된 뒤 1년을 보낸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주민의 안전과 복지를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내세웠다. “안전은 주거와 교통 등 주민의 편리한 생활 여건, 주민이 정착해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말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의 안전은 주민이 걱정 없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생활 환경이다.” ‘서울&’은 지난 8일 시흥동 금천구청에서 유 구청장을 만나 1년의 소회와 성과, 앞으로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유구청장은 1년 동안의 성과로 금천구의 ‘이미지 변신’을 들었다. “금천구가 과거에는 서울 변두리, 낙후된 이미지였으나 실제는 역동성 있는 도시, 이웃이 이웃을 챙기는 정이 있는 도시, 마을 민주주의가 발달한 도시”라며 “금천구가 자족 도시 조건을 갖춘다면 주민들이 떠나지 않고 머물러 살고 싶은 도시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자족 도시 기능을 확충해 재도약할 수 있는 기초를 다졌다”며 “10년 묵은 숙제인 ‘3+1’도 하나하나 진행해 행복 도시로 가는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3+1’은 신안산선 신설, 공군부대 이전 터 개발, 종합병원 건립, 금천역사 개발 등으로 유구청장의 민선 7기 주요 공약을 묶어서 일컫는다.

“금천구는 지(G)밸리의 배후도시로, 서민이 많이 살고 골목이 많다. 그래서 골목길에서 주민들과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부터 금천구 골목을 누비면서 성장한 그는 골목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취임한 뒤 골목을 다니며 여론을 듣고 주민들의 ‘삶의 현장’을 포착해왔다. 이는 고스란히 주민을 위한 ‘골목 행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 구청장은 골목에서 만난 주민들이 가장 많이 바라는 것은 생활 불편 해소와 교육 환경 개선이라고 했다. “금천구는 서울의 다른 지자체와 견줘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진로와 진학에 대해 전문적 체계가 부족하다.”

그래서 먼저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첫째, 학생들이 조금 더 깨끗한 환경, 시설에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를 지원하고, 진로·진학센터를 만들어 관련 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다. 둘째, 교육경비 보조금을 대폭 확대하고 학부모·교사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

이어서 아이들의 체험 기회를 넓히기 위해 프로그램과 공간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첫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청소년 개개인의 미래 비전과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과학학교 프로그램이다. 유 구청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니만큼 과학 교육이 중요하다. 지밸리와 연계해 올해 초 과학학교를 시작했는데,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했다. 또한 환경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높은 것을 반영해 환경학교도 운영한다.

둘째, 아동·청소년들의 비만을 예방하고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건강학교를 6월부터 초등학교 두 곳에서 시범 운영한다. 통합건강증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건강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평가를 거쳐 서울시 전체로 확대 보급하는 게 목표다.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비만율 변화, 습관과 사고의 변화를 체크해 통계를 만들어 비만과 질병 예방에 활용할 계획이다.”

셋째, 내년 하반기에는 국내 최초로 뮤지컬 교육기관인 뮤지컬스쿨을 열 계획이다. 뮤지컬스쿨은 국비 25억원, 구비 30억원 등 총 55억원이 들어간다. 구가 직접 운영할 것인데, 금천구의 초·중·고등학생들이 자유롭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유 구청장은 “뮤지컬스쿨은 제작부터 공연까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청소년 뮤지컬단을 운영한다”며 “전문 배우를 꿈꾸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피디 등 관련 직종에 관심 있는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넷째,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학 진학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공교육을 기반으로 한 입시 지원 정책을 추진한다. ‘금빛학교’ 사업은 학교마다 여건에 맞는 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포괄적 교육경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고등학교에 지원하는 진로 프로그램 지원금을 올해 8천만원에서 내년 1억원으로 늘려 지원할 계획이다.”

다섯째, 약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중·고등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교복을 지원하는 정책을 준비한다. 유 구청장은 “지난해 구의회에서 무상 교복 관련 조례가 제정됐다”며 “여론조사를 거쳤으나 최종 방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을 유치하는 일이다. 금천구는 정보통신기술산업 지역인 지밸리가 있지만, 산학 협력 기능을 담당할 대학이 없다. 그래서 산학 협력 캠퍼스 유치를 추진했는데, 그 결과 지난 4월 동양미래대학과 우호 교류 협정을 맺었다. 유 구청장은 “캠퍼스 유치가 학교 이전을 뜻하는 건 아니”라면서 “학교와 협력해 프로그램을 만들어 일

자리 확충 등 구·산·학 협력 체계를 갖추고싶다”고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금천구’ 공약 이행 시간표

▶ 뮤지컬 스쿨

2월28일 금천구 청소년 대표 뮤지컬 공연을 마친 청소년 배우들이 한데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금천구 제공

▶ 금천1번가

6월21일 주민이 지역 의제를 제안·토론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 만든 마을 민주주의 플랫폼 ‘금천1번가’ 개관식이 열렸다. 금천구 제공

▶ 건강증진학교

7월8일 유성훈 금천구청장이 서울형 건강증진학교 시범 운영 학교인 금천구 정심초등학교를 방문해 아이들과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금천구 제공

▶ 골목반상회

유성훈 금천구청장이 7월18일 독산1동 금하숲길 정자에서 열린 골목 반상회에 참석해 마을 주민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 금천구 제공

“금천을 다문화 거점센터로”

“중국 동포들의 취업, 2세(자녀) 문제, 기존 주민과 소통 등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다문화위원장을 맡은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동포들의 취업 문제 해결을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와 함께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고, 중국 대사관이나 중국 쪽 문화교류협의회와 2세 문제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금천구는 서울의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영등포구·구로구와 함께 다문화 가정이 많은 곳으로, 외국인 주민 3만3천여 명 중 중국 동포가 90%를 넘는다. 유 구청장은 영등포·구로·금천을 잇는 다문화 거점센터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다문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천구는 다문화 가정 학생 비율이 30%가 넘는 문성초에 문성글로벌빌리지센터를 마련해 영어, 중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유구청장은 “일반 학생들이 함께 외국어를 배우면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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