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문화 소비 큰손 된 5060세대…세분된 ‘어르신 정책’ 필요

서울문화재단, 시민 6334명 조사해 ‘2018년 서울시민 문화 향유 실태조사’ 발표

등록 : 2019-07-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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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문화 활동 관람률 가장 높아

베이비붐 세대 본격 노령화 영향

김종휘 재단 대표 “100세 시대

문화정책 이미 미래 이슈 아니다”

5060세대의 문화 활동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조사한 2018년도 문화 관람률을 보면 50대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오른쪽 표), 이런 추세는 2016년부터 두드러진다.(왼쪽 표)

최근 들어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인 5060세대의 문화 활동과 문화 소비가 두드러지고 있어 이에 따른 문화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내년부터 해마다 90만 명 전후의 인구가 만 65살 노인 인구로 편입된다. 통계청은 이런 추세가 앞으로 20년간 계속되리라 전망한다.

서울문화재단이 최근 서울 시민 6334명에게 조사한 ‘2018년 서울시민 문화 향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 50~60대 연령층의 문화 소비생활 증가로 나타났다. 50대 연령층은 20대 이상 전 연령층 가운데 연간 문화 관람률이 가장 높았으며, 60대의 증가폭도 점차 커졌다. 문화비 지출에서는 50대 남성층이 30대 남성과 함께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중년 이상의 노령화 인구는 더 이상 복지의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문화 활동과 소비 전반에 걸친 ‘문화 주체’로 인식돼야 하며, 문화정책도 그에 맞게 짤 필요성이 커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종휘 서울문화재단대표는 “100세 시대 문화정책은 더 이상 미래 이슈가 아니다. 더 늦어져서는 안 될 현안이 됐다”며 “문화정책자나 현장활동가들은 현실로 다가온 100세 시대를 더욱 세분화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맞이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한다.


5060 문화 향유 실태

‘2018 서울 시민 문화 향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은 연평균 약 12만원의 문화비를 지출하며, 연평균 6~7회 문화 관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연간 문화 활동 관람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50대(남성77%, 여성88.5%)였다. 이는 20대(남성66.3%, 여성 66%) 문화 관람률보다 높다. 연평균 관람 횟수도 50대는 20대와 같은 6.7회로, 50~60대의 문화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이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의 ‘2016년 문화 향수 실태조사’에서도 서울 시민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50대는 2012년 58.3%, 2014년 61.7%에서 2016년에는 81.8%로 크게 높아졌다. 60대도 같은 기간 54.7%에서 71.1%로 대폭 올라갔다. 이런 결과는 2016년을 기점으로 50~60대 베이비붐 세대가 적극적인 문화 소비층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최근의 조사를 뒷받침한다.

문화 소비 측면에서도 50대 남성의 문화비 지출이 30대와 함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민의 연평균 문화생활 비용 지출 규모는 30대 남성이 17만3천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50대 남성이 16만3천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연평균 문화 관람 횟수에서는 50대 남성이 5.9회로, 30대 남성 7.6회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문화 관람 동반자를 묻는 말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가족과 함께 관람한다”는 비율이 50% 이상으로 나타나 가족 단위로 문화 활동을 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추세는 해가 갈수록 높아진다. 가족 동반 관람은 2016년에는 40대가 73.6%로 가장 높고, 50대(68.9%), 60대(54.8%) 순이었으나, 2018년도에는 60대가 64.6%로 가장 높았고, 40대와 50대는 각각 57.7%, 52.8%로 줄었다. 이는 가족 구성원이 줄어들고 고령화하는 최근의 우리나라 인구구조 변화와 관련이 깊다고 해석된다.

베이비붐 세대란?

한국전쟁 휴전 직후인 1955년부터 1963년까지 지속된, 다자녀 출산 시기에 태어난 인구를 베이비붐 세대라고 통칭한다. 인구구조 측면에서는 1974년생까지로 넓어진다. 베이비붐 세대는 1955년부터 1963년까지 총 1032만 명이 태어났고, 1974년까지는 모두 2002만 명이 태어나 현재 1620만 명이 살아 있다. 이는 전체 인구의 31%에 해당한다.

이 20년 동안 연간 출생자는 평균 90여만 명으로 현재의 3배에 이른다. 이 세대는 2010년대 들어 직장 등 생산인구 대열에서 은퇴하기 시작해 내년부터 만 65살 노인 인구층으로 들어간다. 해마다 90만 명 전후가 노인 인구가 되면서 203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 4명 중 1명이 65살 이상이 된다.

문화정책은 어떻게 가야 하나

김종휘 서울문화재단대표는 “서울문화재단의 ‘생활예술 동아리 지원’을 보면 올해 선정된 124팀 중에서 50대 이상 연령대가 29.8%다. ‘서울시민예술대학’ 참여자 286명 가운데는 50대 이상이 47.20%를 차지한다. 이런 비중은 앞으로 해마다 늘어날 것이다. 관건은 ‘어르신’ 내부의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준비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를 대비한 문화정책에 대해 “예술교육과 생활·문화 두 축에서 우선은 50+ 연령대, 65세 이상 연령대로 그룹을 나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예술인, 기획자 그룹도 준비해나가야 한다”면서 “향후 문화정책은 어르신층 안에 존재하는 연령대별, 개인 특성 등에 따라 여러 형태로 다양하게 입안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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