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한 미래발전지도, 생활권계획

기고ㅣ권기욱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등록 : 2019-06-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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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한국에 반가운 소식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가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과 5세대 이동통신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다. 두 가지 좋은 소식에서 찾을 수 있는 열쇳말은 ‘디테일’과 ‘스마트’다. 봉준호 감독의 별명이 ‘봉테일’인 데서 알 수 있듯 디테일에 강한 그의 작품이 세계에서 인정받았고, 5G 상용화로 자율주행차, 원격 제어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어 우리 일상생활이 스마트하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지역 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자족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도시계획과 다르게 시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디테일’한 내용을 담은 ‘2030 서울생활권계획’을 발표했다. 사실 그동안 기존의 도시계획은 시민의 요구를 세밀한 부분까지 담지 못했다는 평가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계획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생활권계획은 시민이 활동, 교류, 영위하는 일상생활 공간인 생활권을 대상으로 시민 요구와 지역 특성에 맞는 생활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도시계획이다. 내가 사는 우리 동네의 ‘디테일’에 강한 미래발전지도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 생활권계획’ 누리집. 서울시 제공

생활권계획을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서울 전역을 5개 권역 생활권으로 나누고 각 권역 생활권을 다시 116개 지역생활권으로 세분화해 생활권별 목표와 실천 전략을 수립한 ‘지역밀착형’ 계획이다. 생활권별 특성을 고려해 도시 공간, 산업·일자리, 주거 정비, 교통, 환경·안전, 역사·문화·관광, 복지·교육의 7개 분야에 대한 발전 구상과 도시계획의 가이드가 되는 중심지, 용도지역, 경관, 생활 서비스 시설의 4개 분야에 대한 공간 지침도 담았다. 특히, 기존의 도시계획에서는 큰 방향만 제시했던 것에 반해 시민의 삶의 질과 밀접한 도서관, 공원, 주차장, 보육시설 등 11개 종류의 생활 서비스 시설 내용까지 담아 시민의 일상생활에 다가갔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받을 만하다고 평가한다.

시민 요구와 지역 특성에 맞는 생활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시민 눈높이에 맞는 디테일이 강한 도시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시민참여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서울시는 시민이 생활권계획 관련 정보를 한눈에 쉽게 확인하고 의견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존의 생활권계획 누리집(planning.seoul.go.kr)을 전면 개편했다. 개인컴퓨터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도 권역과 지역, 심지어 개별 토지에 대한 생활권계획의 정보를 스마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생활권계획’으로 검색하면 쉽게 방문할 수 있으며, 다른 도시계획 관련 사이트와 다르게 지도 형식으로 생활권계획의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생활권계획의 실현을 위해 지역생활권 실행 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누리집에서 시민 의견 수렴으로 생활권계획이 현실화되면 서류상의 계획으로 머물렀던 정적인 도시계획이 동적이고 살아 있는 계획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변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시도는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이러한 생활권계획과 같이 도시계획의 새로운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은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에서 나온다고 생각된다. 서울시는 생활권계획 누리집에서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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