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세계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박물관

만화 캐릭터가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센터
공룡이 유혹하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우리나라 온갖 돈이 있는 화폐박물관
역사가 한눈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록 : 2019-02-21 17:06 수정 : 2019-02-2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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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회현동2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온종일 놀아도 기운이 넘쳐나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있다. 만화 캐릭터와 함께 놀 수 있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거대한 공룡의

뼈대 모형과 고래 모형이 전시관 1층 로비부터 아이들을 반기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이 그렇다. 종이나라박물관에 가면 종이로 만

든 작품에 상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작고 소박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일상생활과 기원에 대한 내용을 담은 민

화를 볼 수 있는 가회민화박물관에서는 민화 그리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화폐와 그 역사에 대

해 알아볼 수 있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아이들과 어른들 모

두 좋아하는 곳이다.

글·사진 장태동 여행작가


신나게 놀고 웃는 아이들

중구 회현동2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2층 애니소풍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가득하다. 애니소풍으로 들어가는 건물 바깥 출입문 앞에 <로보카 폴리>에 나오는 헬리와 로이, 아기 공룡 둘리, <라바>에 나오는 옐로우·레드·브라운, <뽀롱뽀롱 뽀로로>에 나오는 포비가 나란히 서서 아이들을 반긴다.

아기 공룡 둘리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천진난만한 표정을 하고 있으며, 포비는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다. <로보카 폴리>의 헬리와 로이는 언제나 그렇듯 또랑또랑한 얼굴이다. <라바>의 애벌레 캐릭터인 옐로우는 방귀를 뀌고, 그 뒤에 있는 애벌레 레드는 당황한 표정이며, 쇠똥구리 캐릭터인 브라운은 깜짝 놀라 두 손으로 입을 막고 있다. 그 표정만 봐도 웃음이 난다.

애니소풍 입구로 들어가면 뽀로로가 깜찍한 얼굴로 아이들을 맞이한다. <뽀롱뽀롱 뽀로로>에 나오는 눈 덮인 숲속 마을에 사는 사막여우 에디와 <로보카 폴리>의 엠버 캐릭터는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촬영 포인트다.

뽀로로의 환영을 받으며 안으로 들어온 아이들 얼굴에는 이미 웃음이 가득하다. 마음이 들떠서 어디부터 가야 할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마음이 들떠 있다. 이미 이곳저곳을 차지하고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실내에 가득하다.

타요 버스를 타고 놀 수 있는 곳도 인기다. 작은 공룡 장난감이나 다양한 피겨(피규어)를 동작의 연속성을 고려해서 차례대로 배치하고 사진을 찍어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스톱모션 체험장’과 가상현실 체험장인 ‘포룸VR’도 있다.

1층 만화의 집은 무료로 다양한 종류의 만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긴 나무테이블, 2인용 테이블 등 만화를 볼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만들었다. 2만여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

가회민화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기아3륜트럭 T-600

서울애니메이션센터-스톱모션 체험장

상상의 한계를 허무는 일상의 것들

예술 작품은 일상이나 자연을 소재로 묘사, 단순화, 변형해 감동의 진폭을 증폭하는 것이다. 그 재료 또한 경계가 없다. 중구 장충동 종이나라박물관에 가면 종이로 만든 다양한 생활용품과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품 하나하나가 상상의 한계를 허문다. 아이들이 만든 작품부터 기성 작가의 작품, 옛사람들이 만든 용품까지 다 그렇다.

종이로 만든 끈으로 다양한 작품이나 생활용품을 만드는 것을 ‘지승(종이를 비벼 꼬아서 만든 끈) 공예’라고 한다. 종이나라박물관에 가면 오리, 신발, 속저고리, 사각 물통, 멜빵, 약재료를 담았던 지승통, 바구니, 표주박, 호리병, 풀통, 가방, 필통, 미투리, 등잔, 삿갓, 요강, 탑, 발, 화살과 활통, 갈모(예전에, 비가 올 때 갓 위에 덮어쓰던 고깔과 비슷하게 생긴 물건), 초롱(촛불이 바람에 꺼지지 않도록 겉에 천 따위를 씌운 등), 반짇고리 지함, 대야, 팔각상 등을 볼 수 있다.

물이 닿는 생활용품이나 공예품들은 옻칠을 해서 물이 스미지 않게 했다. 그 밖에 물이 닿을 염려가 없는 것들은 있는 그대로의 종이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전시품에는 조선 시대 것부터 현대의 작가가 만든 작품까지 다양하다. 지승 공예품 이외에 대한민국 종이 문화예술 작품 공모대전 수상 작품도 전시한다.

가회민화박물관은 작고 소박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일상생활과 기원에 대한 내용을 담은 민화를 볼 수 있다. 전통 문양 찍기, 12지 띠 동물 부적 찍기, 소망의 부적 찍기, 부엉이 열쇠고리 그리기, 민화 부채 그리기, 까치 호랑이 그리기, 모란도 그리기, 문자도 그리기 등도 할 수 있다.

놀이와 학습을 한곳에서

서대문구 연희동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지구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는 과정, 그 안에서 탄생하고 소멸하고 진화하는 다양한 생명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딱딱하고 지루할 것 같은 내용을 재미있게 만드는 건 다양한 생명체들의 모형이다.

박물관 1층 로비에 있는 공룡 아크로칸토사우르스의 뼈대 모형과 거대한 향고래 모형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호기심 어린 발걸음은 3층으로 이어진다.

종이나라박물관 전시공간

서대문자연사박물관-공룡 뼈대와 고래 모형

박물관 관람 동선이 3층에서 1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지구환경관’으로 올라가야 한다. 이곳에서는 지구의 탄생, 지구의 지질 현상, 광물과 암석, 한반도 자연사 등을 알아볼 수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전시품은 탄생석이다. 월별 탄생석의 원석과 가공품의 모형을 전시하고 그 의미를 적어놓았다. 자신의 탄생석과 의미를 확인하려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아이들과 함께 그 앞에 선 어떤 가족은 할아버지·할머니의 탄생석까지 이야기하며 자리를 쉽게 뜨지 못한다.

2층 ‘생명진화관’은 생명의 기원과 탄생부터 시작해서 시대별 대표 생명체의 생성과 소멸 등을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건 매머드 표본이다. 1999년에 러시아 시베리아의 신생대 플라이스토세 지층(약 10만 년 전)에서 발굴된 긴털매머드의 진품이다. 키가 3.3m다. 15만 년에서 1만 년 전까지 살다가 멸종됐다고 한다.

1층 ‘인간과 자연관’에서는 멸종 위기의 생명체들과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밖에 우리나라와 세계 여러 나라의 화폐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은 체험학습을 하는 아이들에게 인기다. 조선 말, 대한제국 시대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역사를 시대별로 알아볼 수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하기 좋은 곳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옥상정원에 올라가면 백악산(북악산) 기슭에 자리잡은 경복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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