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딱딱한 구청 걷어내 주민의 공간으로

지난 5월 친환경 리모델링 공사한 강동구청 열린뜰

등록 : 2018-12-1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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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을 뛰어다니고 아빠와 함께 눈사람을 만들며 웃는 아이, 밤하늘 별빛이 내려앉은 듯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크리스마스트리와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 마치 한 편의 동화 같은 이 모습은 자동차가 빽빽이 서 있던 강동구청 광장이 ‘강동구민의 정원’(사진)으로 재탄생하면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1979년 지어 40여 년을 주민과 함께해온 강동구청은 지난 5월 친환경 리모델링 공사로 새롭게 태어났다. 딱딱한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잔디와 느티나무, 대왕참나무, 청단풍 등 다양한 나무를 심은 ‘열린뜰’은 아이들이 뛰노는 공간으로, 가족들의 산책 공간으로, 주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연말을 맞아 꾸민 크리스마스트리는 구청사 외벽을 빛내는 조명과 어우러져 한층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잔디광장에서 피어난 사랑이 강동구 곳곳에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장식한 커다란 하트와 트리에 새겨진 웃는 얼굴은 주민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하는 듯하다.

열린뜰 잔디광장은 지역주민들이 자신의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이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기약하자’는 주제로 무대를 선보여 얻은 수익금 전액을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기부하기도 했고,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열린뜰 청년야시장’을 열어 다양한 문화공연과 함께 특색 있는 먹을거리와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잔디광장 서쪽에는 구정 소식과 행사 일정을 알려주는 갤러리 가든과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벤치가 있다. 벤치 앞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극부터 마술, 악기 연주, 어쿠스틱 공연 등 다양한 소규모 공연이 수시로 열려 주민들에게 일상 속 작은 행복을 선사한다. 오는 12월21일에도 구청 직원으로 구성된 남성 통기타 트리오 ‘G3’의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 버스킹이 예정돼 있다.

열린뜰을 돌아본 뒤에는 강동구청 제2청사에 있는 갤러리 카페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강동경찰서 유치장을 철거하지 않고 특유의 디자인을 되살려 재구성한 이 공간에는 발달장애인 바리스타가 내린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카페와 강동구의 역사적 기록을 담아내는 강동사료관이 있다.

카페 곳곳에 전시돼 있는 지역 예술인의 작품과 고전부터 최신작까지 두루 갖춘 책장, 싱싱한 친환경 로컬 푸드를 싼값에 살 수 있는 무인판매대와 중증장애인들이 만든 다양한 생활 소품 판매장은 갤러리 카페를 찾는 주민들에게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제공한다.


추위도 잊고 잔디광장을 노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간간이 들려오는 잔잔한 음악, 향긋한 커피 한잔의 여유…. 주민 사랑방으로 다시 태어난 강동구청에서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전정은 강동구청 홍보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강동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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