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목적 잊지 말아야”

인터뷰 | 윤경아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 공동대표

등록 : 2018-08-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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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 서로 제품과 서비스를 거래하도록 돕는 일에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서울혁신파크에서 만난 윤경아(45·사진)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이하 서기협) 공동대표는 서기협의 주된 활동을 이렇게 소개했다.

2007년부터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YMCA 서울아가야’를 운영해온 사회적기업 1세대인 윤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무엇보다 제품의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회적기업 상호 거래 촉진’을 올해의 주요 사업으로 시행하는 이유도 “기업들이 서로의 상품을 사고 팔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주고받는 피드백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기협은 2008년 (사)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서울지부로 출발했다. 2018년 7월 말 기준 154개 기업이 회원사로 등록해 있다. 서울 지역 인증 사회적기업의 약 36%, 예비 사회적기업 5%가량이 회원사로 가입해 활동하는 셈이다.

“종종 사회적기업 인증 기관으로 오해받기도 해요. 그러나 서기협은 사회적기업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고 연대를 통해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과 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창구 역할을 하는 곳”이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서울 지역 사회적기업은 제조보다 문화·예술·돌봄 분야 기업이 더 많습니다. 이 때문에 서기협 이사회는 업종·지역·연차·세대 등을 고려해 구성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기협의 활동은 개별 기업의 이익보다 사회적 경제 기반 조성에 더 중점을 둔다. 사회적 경제의 판을 키우는 일은 장기적으로 개별 사회적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서기협의 활동은 크게 조직 강화, 역량 강화, 시장 조성, 기반 조성으로 나뉜다. 민·민 네트워크와 민·관 거버넌스, 사회적 경제 전문가와 지원 자원을 연계해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다.

사회적기업 제품과 서비스의 판로 확보를 위한 홍보, 제도 개선, 사회적 경제 관련 법안 제정과 개정에 도움이 되는 정책 제안 등도 주요한 업무다.


특히 매주 화요일 회원 기업들에 전자우편으로 발송하는 ‘화요공고’는 사회적기업이라면 필독해야 할 뉴스레터로 손꼽힌다. 각종 지원 사업은 물론 정부의 중요 정책, 사회적기업 활동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기 때문이다.

서기협은 2015년 사회적기업 상품 홍보채널 ‘쏘잇’과, 2017년 공동판매 플랫폼 ‘더나곱’을 구축했다. 사회적기업이 오롯이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판로 확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은 업종뿐 아니라 연차나 직원 수에 따라 고민의 지점도 다르다. 서기협은 선배 사회적기업인의 경험과 연구활동, 네트워크를 통해 축적한 정보에 기반을 둔 컨설팅으로 해법과 대안을 제시한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윤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자생력과 지속가능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스스로 한계를 자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품과 서비스 자체에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라는 목적을 잊지 않는 자세”도 윤 대표가 강조하는 점이다. 그래야 “시민들의 관심을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회원사들이 사회적기업 전체를 대표한다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게 11년 동안 사회적기업을 운영해온 윤 대표의 경험에서 나온 충고다.

박혜란 기자 phr@hani.co.kr/콘텐츠랩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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