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시, 5개 실행 공약 17일까지 시민 아이디어 공모

2016년 지자체 최초 국제협의체 ‘열린 정부 파트너십’ 가입…4개 공약 실행으로 2년 만에 정회원

등록 : 2018-06-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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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도로 둘레길·택배함 찾고

시민단체 자전거 데이터로 경로 분석

공약 제안부터 참여까지 시민 중심

1 (사)녹색교통운동의 자전거 앱에 수집된 2012~2015년 자전거 이동 데이터. 2 서울시빅데이터캠퍼스가 이를 분석해 시내 자전거 통행량을 시각화했다. 3 분석 결과는 지난 4월 개통한 종로 자전거 차로 설치에 활용됐다. 서울시 제공, <한겨레> 자료사진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둘레길, 골목길, 봄꽃·단풍길과 같은 주요 보행길이나 안심택배함, 택시승차대처럼 유용한 공공 편의시설 등을 네이버 지도 검색으로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서울시가 2013년부터 구축한 ‘서울형 지도태깅 공유마당’(map.seoul.go.kr)과 연동해 네이버 지도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서울형 지도태깅 공유마당’은 서울시가 보유한 생활밀착형 공공정보를 시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생활지도로 만들어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서울둘레길, 봄꽃길, 단풍길, 골목30선, 어린이집, 택시승차대, 일자리카페 등의 공공정보가 담겨 있다. 지난해 가을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는 현대엠엔소프트가 내비게이션 ‘맵피’에 서울시가 추천하는 불꽃놀이 관람 명소 정보를 제공한 바 있다.

#서울시빅데이터캠퍼스는 지난해 (사)녹색교통운동의 자전거 앱에 수집된 자전거 이동 경로 데이터를 분석해 시내 자전거 통행량을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업은 빅데이터를 가졌지만 분석할 능력은 부족했던 시민단체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데이터를 정제하고 분석하는 작업에는 빅데이터 연합 동아리(BOAZ)가 참여하는 등 시민사회와 함께 과제를 발굴하고, 민·관·학 협업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분석 결과는 종로의 자전거 차로 설치와 자전거·대중교통 환승,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편익시설 확충, 적정 입지 선정 등 정책 제언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열린정부 파트너십’(OGP: Open Government Partnership)의 과제로 서울시가 수립해 실행한 공약들이다. 서울시는 2016년 4월 한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 투명성 증진, 시민권한 강화, 청렴성 제고, 신기술 도입을 위한 국제협의체인 ‘열린정부 파트너십’에 가입했다. 2011년 유엔총회에서 브라질, 인도네시아, 멕시코, 노르웨이,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미국 등 8개 나라의 정부와 시민사회가 주도해 발족한 ‘열린정부 파트너십’은 현재 한국을 포함해 75개 나라와 20개 도시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서울시는 지난 1년 동안 시범도시로서 ‘시민과 함께 만드는 도시생활지도’ ‘시민사회와 협치를 통한 데이터 기반의 도시문제 해결 과제 분석’ ‘시민과의 신속한 시정정보 공유 및 참여를 통한 책임성 강화’ ‘더 투명한 회의정보 공개’ 등 4개 공약을 실행해왔다. 이들 공약은 서울시가 시민 공모로 받아 채택한 것이다.

4개 공약의 실행으로 ‘열린정부 파트너십’ 정회원 자격을 얻은 서울시는 올해 8월부터 2년 동안 실행할 5개 공약을 오는 17일까지 시민 아이디어 공모로 선정한다. 서울 시정의 투명성과 시민 참여도를 높일 수 있고, 지방정부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응모는 서울시 열린정부 파트너십 누리집(ogp.seoul.go.kr)에서 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오는 29일 설명회를 열고 현장투표로 실행 공약을 확정할 계획이다. 2년 뒤에는 ‘열린정부 파트너십’ 독립평가기관에서 이행 사항을 평가받는다. 평가 결과는 2021년 상반기에 발표된다. 고경희 서울시 정보기획담당관은 “시민과의 공동창조 과정을 통한 ‘열린정부 파트너십’ 실행 계획 수립은 시민과 함께 투명하고 열린 시정을 만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뿐 아니라 시민의 참여를 높이려는 자치구도 ‘서울형 지도태깅 공유마당’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금천구는 골목길에 관심 있는 마을특파원 17명을 지난해 뽑았다. 이들은 3월 한 달 동안 골목길을 돌며 쓰레기·의류 수거함 개선, 위험 전신주 정비, 독산로 보행 환경 개선, 골목길 개선, 학교 주변 보행길 개선 등과 관련된 사항을 조사해 ‘서울형 지도태깅 공유마당’에 등록했다. 노원구는 ‘서울형 지도태깅 공유마당’을 활용해 제설 보관함, 염화칼슘 보관함, 기본 제설지역, 상습 결빙지역 등을 담은 제설 지도를 지난해 만들었다. 제설 희망지역 등록, 제설함과 염화칼슘 보관함의 장비 보충 신고, 건의와 폭설 피해지역 신고 등 주민이 직접 지도 제작에 참여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카카오·에스케이티(SKT) 등 민간기업과 협력을 계속 확대하고, 제공하는 공공정보의 범위도 올해 15종에서 2020년에는 40종까지 늘릴 계획이다. 김태균 서울시 정보기획관은 “네이버와 업무협약 체결은 서울시가 보유한 공공정보를 민간을 통해 시민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시도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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