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문화소외 지역 강북·도봉에 잘 생긴 ‘소통 공간’ 개관

제2시민청 삼각산 시민청 지난 4월28일 개관

등록 : 2018-05-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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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신설 경전철 역사 두 건물에

북카페·워크숍·공연 공간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지형적 특색 살린 프로그램

우이신설 경전철 솔밭공원역사에 마련된 삼각산 시민청의 북카페 겸 쉼터.

“동네에 키즈카페도 없어 (6살짜리)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채광도 좋고 보고 싶은 책도 있어서 새 시민청이 참 좋아요.”

지난 1일 우이신설 도시철도(경전철) 솔밭공원역사에 있는 ‘삼각산 시민청’ 1동 2층, 북카페라는 문패가 붙은 공간에서 유정원(46)씨는 느긋하게 뜨개질을 하다 곁에서 노는 아이를 보며, 새로 생긴 시민청 공간의 쓰임새에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

지난 4월28일 개관해 아직 지역 주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씨는 “옆집 아기 엄마랑 다시 오고 싶다”고 말해 시간이 지나면 이용객이 늘 것으로 보인다.


삼각산 시민청은 2013년 1월부터 서울시가 시민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으로 서울 신청사 지하에 운영하고 있는 시민청에 이어 두 번째로 동북권에 개관됐다. 북카페를 비롯해 워크숍 공간 3곳, 전시공간 1곳, 갤러리 1곳 등 시민 공간이 솔밭공원역사 2개 동 안에 540㎡(약 165평) 크기로 마련됐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1동(1번 출구)은 도봉구 쌍문동, 2동(2번 출구)은 강북구 우이동에 있다. 도봉구와 강북구에 제2시민청을 개관한 것은 해당 지역이 다른 구보다 문화적으로 낙후한 점이 주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각산 시민청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문화재단의 김상원 매니저는 “도봉과 강북구 내 10㎞ 안에 시립미술관과 시립박물관이 전무할 정도로 동북권에서는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거점이 없다”며 “우이신설 경전철이 지난해 개통한 점도 이곳에 제2시민청을 개설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 매니저는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시청 시민청과 달리 삼각산 시민청은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1차로 반영하는 지역형 시민청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도봉·강북구 주민이 자랑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이신설 경전철 솥밭공원역사 1동의 삼각산 시민청 건물.

해당 구청에서는 삼각산 시민청 개관에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4월28일 개관식에 참석한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강북구민에게 참 좋은 선물 시민청, 모두 애용하여 사랑받는 시민청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라는 문구를 북카페 입구에 적어놓았다.

운영 프로그램을 보면 지역 거주 가수들을 위한 무대인 활력 콘서트(평일 낮 12시), 기획 초청 이벤트 행사인 ‘토요일은 청이 좋아’(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지역의 어르신들이 구연동화를 펼치는 ‘할아버지 할머니 동화책’(매주 일요일 오후 1시) 등 동북권 지역 주민들의 참여 프로그램 위주로 짜여 있다.

삼각산 시민청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워크숍 공간이다. 2동에 전체 80석 규모의 공간이 3개나 있다.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돼 토론과 워크숍, 교양 강좌 등 다양한 모임을 저렴한 비용으로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생긴 것이다. 운영사무소(02-900-2112) 쪽은 6월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되 그 이후에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삼각산 시민청은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연중무휴(1월1일, 설·추석 당일 제외) 운영한다.

서울시는 권역별로 시민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상대적인 문화소외 서민 밀집 지역에 있는 유휴공간을 발굴해 시민청 확산을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것이다.

유원식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삼각산 시민청이 동북권의 새로운 문화 활력소가 되고, 지역 주민들을 위한 대표 소통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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